"의사가 없어 서울 이송" 한강 소설속 '이 장면'…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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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속 화자는 '경하'다.
인선은 제주도에는 봉합할 의사가 없어 병원을 의사를 찾아 서울까지 온 것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제주만 놓고 봐도 지역에서 당장 일할 수 있는 의사가 부족한 현실이다.
이 같은 제주도의 의사 부족은 지역 내 구인난으로 이어지고, 응급 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소설 속 인선처럼 육지로 이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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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육지 향하는 고위험 산모들 늘어나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속 화자는 '경하'다. 경하는 어느날 절친이었던 '인선'의 연락을 받는다. 제주도에서 목수 일로 생계를 유지하던 인선이 전기톱에 손가락이 절단됐다는 것. 인선은 제주도에는 봉합할 의사가 없어 병원을 의사를 찾아 서울까지 온 것이다. 둘의 상봉 장소로 봉합전문병원이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소설 속에 등장한 한국 지역의료의 현실도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지역의 경우 필수 의료 부족은 심각한 수준이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립중앙의료원이 공개한 '2022년 공공보건의료통계'를 보면 응급실을 60분 안에 이용한 의료이용률(2021년 기준)의 시도별 평균은 72.8%로 나타났다. 서울이 90.3%로 가장 높았고 대구 91.1%, 광주 89.2% 순이었다. 반면 소설에 등장한 제주는 69.2%로 평균을 밑돌았고 전남(51.7%), 경북(53.4%), 강원(55.8%) 역시 평균보다 크게 낮았다.
치료 가능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지역도 서울 밖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시도별 치료 가능 사망률 현황을 보면 2022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충북이 52.92명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인천 51.31명, 강원 51.21명, 전북 49.89명, 전남 49.40명, 제주 48.80명, 부산 48.38명, 경북 48.29명 순으로 나타났다.
치료 가능 사망률은 심·뇌혈관 질환, 감염 등에 대해 제때 제대로 치료한다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조기 사망의 비율을 나타낸 지표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제주만 놓고 봐도 지역에서 당장 일할 수 있는 의사가 부족한 현실이다. 2022년 기준으로 제주도의 인구 1000명당 의사는 1.79명이다. 서울은 3.47명으로 제주보다 약 2배 높다.
의사 증가 속도도 더디다. 2022년에 제주도는 2013년과 비교해 인구 대비 의사 증가는 0.21명으로, 같은 기간 서울은 인구 대비 0.8명의 의사가 증가했다. 격차는 계속 커지고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분석이다.
간호사도 제주도는 서울과 비교해 부족하다. 간호사의 경우 제주도는 2022년 인구 1000명당 4.64명으로 2013년과 비교해 1.28명 늘어난 것으로 기록됐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간호사 증가한 수가 가장 낮다.
제주도에서 배출된 의사들도 제주도를 떠나고 있다. 2002년부터 2020년까지 18년 동안 제주대 의대 졸업생 719명 중 제주에서 활동 중인 의사는 164명에 그쳤다. 전체의 22.9%다.
이 같은 제주도의 의사 부족은 지역 내 구인난으로 이어지고, 응급 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소설 속 인선처럼 육지로 이송되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소방헬기가 출산 직전 혹은 조산 위기에 처한 임신부를 가까운 육지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제주에서는 안전한 출산을 보장 받기 힘들어서다.
한 제주도민은 "의사를 구하지 못해 보건복지부가 공모했던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는 물 건너 갔다"며 "제주에는 고위험 산모를 진료할 의료진이 부족하니 비행기나 헬기를 타고 안전한 출산을 향해 육지로 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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