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129톤 어떻게 이송?" 佛, 美잔고 '제로' [여의도 Pick!]

백승기 기자 2026. 4. 1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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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이 다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불허 발언과 결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가 미국에 보관해 온 금 129톤을 전량 매도했습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뉴스위크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중앙은행인 방크 드 프랑스는 2025년 7월부터 2026년 1월 사이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보관해 온 129톤의 금을 매각했습니다.

방크 드 프랑스는 매각한 금을 운송하고 정제하는 대신, 동일한 양의 금을 유럽에서 재구매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는 약 130억 유로(약 22조 6885억 원)에 달하는 기록적인 수익을 창출했습니다.

프랑스가 새롭게 구매한 금은 현재 파리에 보관돼 있습니다. 프랑스의 총 금보유량은 총 2437톤입니다.

프랑수아 빌루아 드 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이번 조치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나 해외보관 자산을 유럽 내 파리 저장고로 옮기기로 한 결정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현재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글로벌 기관에 대한 신뢰 변화 속에서 뉴욕에 보관된 금의 본국 환수를 논의 중입니다.

독일은 2013년에서 2017년 사이에 674톤의 금을 본국으로 송환했지만, 전체의 약 37%에 해당하는 1236톤은 여전히 미국에 보관돼 있습니다. 독일 경제학자들은 이제 이 금 보유고를 본국으로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독일 납세자 협회 회장은 미국에 있는 독일의 금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인도는 2023년 3월 이후 274톤의 금을 본국으로 가져와 전체 보유고의 65% 이상을 국내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가속화될 경우, 세계의 기본 금융 피난처였던 미국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중앙은행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이유로 미국 달러나 자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금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추세입니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2022년 러시아 외환보유고 동결 사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서방이 러시아 침공에 대응해 약 3000억 달러(약 448조원) 규모의 러시아 자산을 동결하자,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해외 보관 자산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이후 비동맹 국가들을 중심으로 금 매입과 본국 환수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실제로 세계 중앙은행들은 2025년에 863톤의 금을 순매입했으며, 이는 4년 연속 850톤을 웃도는 수치입니다.

중국의 행보도 주목됩니다. 인민은행은 16개월 연속 금을 매입해 공식 보유량을 2309톤으로 늘렸고, 동시에 미국 국채 보유를 줄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 같은 전략이 단순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넘어, 달러 기반 금융 체계 밖에서 작동하는 독자적인 준비자산 구조를 구축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제 금이 단순한 상품이 아닌 '국가안보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금 전량 매각 후 재구매,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의 안보 프레임 발언, 중국의 체계적 달러 자산 축소는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죠. 미국이 수십 년간 누려온 '세계의 금고' 지위가 서서히 흔들리고 있습니다.

백승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