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등 돌리는 한국계 표심 “문제는 인종 아닌 경제”
“아시아계 버전 경제 정책 홍보해야”
미국 동남부에 자리한 대표적인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인 조지아주(州)에서 한국계 미국인이 ‘캐스팅 보트’로 부상하고 있다. 선거인단 16명이 걸려 있는 조지아주는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끝까지 포기할 수 없는 곳이다.
조지아주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승리에 큰 공을 세우는 등 친(親)민주당 성향을 보여왔지만, 이번 선거에선 상당 수가 주로 경제적인 이유로 민주당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다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7일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인플레이션, 높은 생활비 등으로 민주당 지지가 흔들리고 있다”며 “(한국계 미국인들의 민심 이반으로) 해리스가 조지아에서 패배할 수도 있다”고 했다.
◇초접전 조지아, 한인 표심이 당락 좌우할 수도
2020년 미 인구조사에 따르면 조지아주 한인은 약 12만5000명으로, 지난 10년간 32% 증가했다. 폴리티코는 “지난 대선 때 조 바이든 대통령이 불과 1만2000표 차이로 트럼프를 꺾었던 조지아주에서 해리스가 승리하기 위해선 모든 표를 긁어모아야 한다”며 “그러나 한국계 표심이 흔들리는 상황은 큰 적신호”라고 했다.
아시아계 미국인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올해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 전역 한인들의 민주당 지지율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4년 동안 51%에서 38%로 떨어졌다.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 4~5월과 9월에 각각 실시한 조사를 비교해 볼 때 트럼프를 지지하는 한인들 비율은 5개월만에 8%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재료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습니다. 일부 품목은 거의 80%가 올랐어요.”
조지아주 애틀랜타 근교 한인 밀집지인 둘루스에서 고기집을 운영하는 이성용씨는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하겠다”며 “(바이든 행정부 들어오면서) 식당 운영 비용이 너무 올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둘루스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신경옥씨는 “손님이 50% 줄었다”고 했다. 손님이 없는 이유가 바이든 행정부 탓이냐는 질문에 신씨는 “조금”이라고 대답했다. 옆집 화장품 가게 직원인 메이 킴씨는 “내 주변에 부유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은 살기가 힘들어졌다. 그 이유는 바이든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라고 했다.
이 지역에서 급속도로 증가하는 한인들이 경제난을 호소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제대로 된 해결책을 못 찾고 있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해리스 캠프는 주로 이 지역에 트럼프의 ‘인종 차별’ 언사를 부각하는 광고를 방영하고 있을 뿐 이들이 정작 필요로 하는 ‘맞춤 경제’ 정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는 취지다.
폴리티코는 “조지아주에서 만난 한인들 중 해리스의 경제 정책에 대해 아는 이들이 거의 없었다”며 “이는 한인 커뮤니티의 심각한 정보 단절을 반영한다”고 했다. NORC 조사에서 전국 아시아계 미국인의 27%는 어느 정당도 자신들에게 연락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조지아주는 매 선거에서 미국 정치의 향방을 좌우해왔다. 2020년 치른 대선·상원 선거 때 조지아주는 행정부와 상·하원 모두를 장악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민주당에 안겨주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었다. 지난 2022년 중간 선거때도 결선 투표를 거친 끝에 허셜 워커 상원 공화당 후보 대신 래피얼 워녹 현 상원의원(민주당)을 선택해 민주당이 상원 과반을 굳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런 대선 격전지에서 소수계인 한국계의 역할이 커지는 건 두 후보간 지지율은 초박빙인 가운데 이들의 투표율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20년 대선에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투표율은 59%로 4년 전보다 10%포인트 증가했다. 인종별로는 라틴계를 넘어 가장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NBC 방송은 한국계를 포함한 아시아계 조지아뿐만 아니라 애리조나, 네바다주와 같은 경합 주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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