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튀르키예 항공기 45대 수입 확정하며 방산 지형 변화 예고
스페인은 이번에 튀르키예의 고등훈련기 겸 경전투기 후보인 휴르젯 45대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계약에는 추가 도입 옵션도 포함되어 있으며, 계약 금액은 약 10억4천만 유로(한화 약 1조7천억 원) 규모이다. 실제 인도는 2027년 이후부터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튀르키예가 제안했던 휴르젯‑A400M 수송기 물물교환 제안은 거절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양국 관계가 강화되며 본격 도입 계약이 체결된 것이다. 이 같은 대형 계약은 튀르키예 방산 산업의 국제적 진출이 본격화되었음을 보여준다. 한국 방산 입장에서는 경쟁자 한 축이 유럽 시장에 본격 진입한 셈이다.

휴르젯 vs FA‑50: 다목적성 경쟁 구도
휴르젯은 본래 고등훈련기로 개발되었지만, 경전투기로 개량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 기체이다. 한국의 T‑50/FA‑50 계열처럼 조종사 양성과 경전투기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성을 겨냥하고 있다. 이 점이 방산 시장 흐름과 맞물려 FA‑50의 경쟁자로 떠오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성능 면에서는 FA‑50이 우위라는 게 중론이다. 최고 속도, 실용 상승 고도, 무장 탑재량 등 여러 분야에서 휴르젯보다 앞선 스펙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FA‑50은 미국제 무장을 통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무장 호환성은 국제 수출 경쟁력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한국 방산에 던지는 위협 신호
튀르키예의 이번 수출은 한국 방산 점유율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다. 한국 방산의 주력 품목과 겹치는 고등훈련기/경전투기 시장에서 경쟁자가 본격 등장한 것이다. 튀르키예는 자국 방위산업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지속해 왔고, 최근 급격한 기술 진전에 힘입어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나토 가입국이자 이슬람 문화권 국가라는 이점은 중동과 아프리카 방산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제공한다. 무슬림 국가들은 종종 정치·종교적 유대감을 바탕으로 무기 도입 경로를 결정하기도 한다. 중동 시장을 주요 무대로 삼고 있는 한국 방산 입장에서는 튀르키예의 성장세를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성능 격차와 수출 경쟁의 현실
휴르젯이 FA‑50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운 현실적 제약이 많다. 무장 탑재량, 기동 성능, 무장 호환성 등 여러 분야에서 FA‑50이 우위를 갖고 있다. 휴르젯은 현재 자국산 무장 체계만 사용하는데, 이는 국제 무장 시장의 다양성과 호환성을 요구하는 고객 입장에서 제약이 될 수 있다. 또한 FA‑50은 이미 실제 운용 사례와 기술 검증이 축적돼 있다는 강점이 있다. 방산 시장에서는 기술 신뢰성과 검증된 운용 성공 사례가 중요하다. 튀르키예가 가격 경쟁력이나 외교 전략으로 우위를 점하더라도, 성능 격차가 있는 상황에서는 한국의 경쟁력이 여전히 유지될 수 있다.

한국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 기술 경쟁력이 아닌 방산 외교 전략 강화다. 무기 성능 개선 외에도 수출국 정치·문화 특성에 맞춘 외교 역량이 중요하다.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지역에서 튀르키예와의 경쟁 구도가 심화될 수 있다. 전략적으로는 FA‑50의 개량, 무장 호환성 확대,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또한 방산 수출 체계의 외교적 지원, 국가간 협력 관계 구축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번 휴르젯 수출은 한국 방산이 기술뿐 아니라 외교 무기를 강화해야 할 시점을 알리는 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