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학폭 진술서’ 빼앗아 숨긴 학부모 벌금형

자녀가 학교폭력을 저질러 진술서를 학교에 제출하자 이를 교무실에서 빼앗아 숨긴 50대 학부모에게 벌금형이 내려졌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 박성민 부장판사는 공용서류은닉 혐의로 기소된 A(53)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 14일 중학교 1학년인 자녀 B군이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라고 주장하던 중 담임 교사인 C씨의 손에 B군에게 받은 사실확인서를 보고 이를 낚아채서 가져가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 부장판사는 “교사 C씨가 학교폭력을 인지하게 되면서 실태조사를 위해 B군에게 진술서를 받았고, 작성 당시 다른 교사들이 교무실에 함께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C씨가 B군을 강요해 진술서를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C씨가 피고인에게 서류를 돌려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한 점 등을 종합하면 해당 진술서는 공무소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보관하는 서류라고 봄이 타당하기 때문에, 피고인에게 은닉의 고의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신재훈 ericjh@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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