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공시가 26% 올랐더니… 건보료·보유세 ‘연쇄 폭탄’ [성광호의 세무 ABC]

은퇴자인 A씨는 서울 강남구에 있는 선경 아파트(전용면적 127.75㎡)를 공동 명의로 소유하고 있는 1가구 1주택자다. A씨는 최근에 서울의 아파트 공시 가격(시가표준액)이 전년 대비 대폭 상승했다는 뉴스를 들었다면서 보유세와 건강보험료 상담을 요청했다.
공시가 급등에 A씨 보유세 전년比 약 44% 증가
2026년 선경 아파트의 6월 1일 자 공시 가격은 37억300만원으로 전년의 29억3900만원보다 약 26% 올라 서울 지역 평균(18.67%)보다 약 7%, 강남 3구 평균보다는 약 1.3% 상회했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 송파, 서초 등 강남 3구의 상승률은 24.7%, 성동, 용산 등 한강 인접 자치구의 상승률은 23.1%, 그 외 자치구의 상승률은 6.9%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 가격은 지난해와 동일한 69% 현실화율이 적용됐다.
아파트를 배우자와 공동소유하는 A씨(59세)의 올해 보유세는 얼마나 증가할까. A씨 부부의 경우 홈택스를 통해 계산된 올해 보유세 추정치는 약 1380만원으로 전년 960만원보다 약 420만원(4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재산세(45%), 종합부동산세(종부세·60%)를 가정한 것으로 1주택자 기준(공동 소유)으로 계산했다. 다만, 실제 보유세는 재산세 세부담 상한제(105~130%), 종부세 세부담 상한액(150%)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재산세 과세표준, 건강보험료도 상승
재산세는 과세 기준일 현재 공시 가격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서 과세표준을 계산한다. 토지와 건축물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은 70%를 적용하고 1가구 1주택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은 45%(공시 가격 6억원 초과)다. 해당 아파트의 올해 재산세 과세표준은 과세표준 상한제(5%)를 고려하면 약 14억500만원으로 전년(12억2700만원)보다 약 1억7800만원(14.5%) 상승한다. 과세표준 상한제는 해당 연도 재산세 과세표준이 직전 연도 시가 표준액 등을 감안해 매년 설정되는 과세표준 상한액보다 크지 않도록 상한을 적용하는 제도다. 이러한 과세표준 상한제의 주요 취지는 주택 공시 가격이 크게 올라도 과세표준 상한액 이상으로 증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은퇴자인 A씨는 건강보험 지역 가입자다. A씨가 지난해에 국민연금으로부터 월 200만원(연간 2400만원)의 노후연금을 받은 경우 올해 건강보험료는 얼마가 될까. 건강보험공단 모의 계산을 통해 계산된 올해 A씨의 예상 지역 건강보험료는 연간 44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연간 건강보험료가 약 7% 증가한다. 직장 가입자와 달리 A씨처럼 은퇴한 지역 가입자는 추가 현금 흐름이 없기 때문에 공시 가격 상승 폭만큼 은퇴자의 소비 가능액이 바로 줄어들게 된다. A씨 같은 은퇴자 입장에서는 추가 소득도 없는 상황에서 건강보험료와 같이 매달 납부해야 하는 세금이 증가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매년 5월에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면 국세청은 개인 사업자의 전년도 종합소득세 신고 내역(소득 정보)을 건강보험공단에 통보한다. 국세청은 건강보험공단에 지역 가입자의 종합소득세 신고 내역을, 지방자치단체는 건강보험공단에 2026년 6월 1일 기준 지역 가입자의 재산세 과세표준을 2026년 10월까지 통보한다. 건강보험공단은 국세청에서 받은 지역 가입자의 소득 금액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은 지역 가입자의 재산세 과세표준을 기준으로 조정된 건강보험료를 2026년 11월부터 2027년 10월까지 지역 가입자에게 부과한다. 따라서 매년 11월부터는 수정된 소득 기준으로 건강보험료가 지역 가입자에게 부과된다. 즉, A씨의 경우 인상된 건강보험료 36만6330원을 2026년 11월부터 매달 납부해야 한다.

은퇴자 피부양자 자격 유지하려면 소득·재산 요건 충족해야
은퇴자는 연금 소득과 재산세 과세표준에 따라서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 따라서 은퇴자가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하려면 ①소득 요건과 ②재산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재산세 과세표준이 9억원을 초과하거나 △연 소득이 1000만원을 넘으면 재산세 과세표준이 9억원 이하라도 5억4000만원을 초과하면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한다. 재산 기준 판단 시 사용되는 A씨 재산세 과세표준은 8억3500만원이다. 왜냐하면 건강보험료는 가구 기준이 아닌 개인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A씨가 연 소득 2000만원을 초과해도 피부양자가 지역 가입자로 전환되어 보험료를 직접 납부해야 한다.
연 소득 2000만원에는 사업소득, 이자소득, 배당소득, 기타소득, 근로소득과 연금 소득 등이 포함된다. 소득세법상 비과세소득은 제외하지만 국내 상장 고배당 기업의 분리과세 배당소득은 포함된다. 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의 매매 차익(수익)은 연 소득 2000만원에 들어가는 소득에 포함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비과세소득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상장 해외 ETF 매매 차익은 전액 배당소득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연 소득 2000만원에 들어가는 소득에 포함돼서 건강보험료 산정에 반영된다. 누적 소득이 한 번에 들어오는 주가연계증권(ELS) 수익도 배당소득으로 보아 건강보험료 산정에 포함된다.
이때 이자와 배당금을 합친 금융 소득은 1000만원 초과 시에만 연간 소득에 합산한다. 예를 들면, 연간 금융 소득이 999만원이면 아예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만약 배당소득이 1000만1000원이면 1000원에 대해서만 건강보험료를 부담하는 걸까? 아니다. 배당소득 1000만1000원 전부에 상당하는 건강보험료가 추가로 부담될 수 있다. 즉, 배당소득 1000원 더 받았다가 배당소득 전체에 대한 건강보험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니 오히려 손해다. 건강보험료 부담이 전혀 없는 배당소득 999만원 받는 게 세후 수익률 측면에서 더 좋은 선택이다.
단, 1000원만 초과해도 전체 금액이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이 되므로, 세후 실수령액이 오히려 줄어드는 역진성이 발생한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에서 연금 형태로 수령하는 사적 연금 소득은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이 아니다.
은퇴자 현금 흐름 중심 자산 관리 전략으로 전환해야
은퇴자인 A씨 부부는 연간 2400만원(월 200만원)의 국민연금 소득을 받아서 건강보험공단과 국세청에 약 1800만원을 납부하고 나면 현금 흐름이 약 600만원만 남게 된다. 문제는 남은 600만원도 아파트 관리비, 통신비 내고 나면 마이너스라는 사실이다. 급격한 보유세 인상은 은퇴자의 삶과 주거 안정을 흔들고 있다. 공시 가격 급등은 단순히 ‘보유세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재산세, 종부세는 물론이고 건강보험료까지 연쇄적으로 상승시키며, 특히 추가 소득이 없는 은퇴자에게는 곧바로 현금 흐름의 악화로 이어진다.
A씨 사례처럼 자산은 늘었지만 실제 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은 오히려 줄어드는 ‘자산 부자, 현금 빈곤’ 현상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부담이 일시적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반복된다는 점이다. 공시 가격 상승→과세표준 증가→보유세 및 건강보험료 증가→소비 여력 감소라는 흐름은 매년 누적되며,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주거 유지 자체가 부담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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