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은 누구에게나 내면을 돌아보게 하는 계절입니다. 나뭇잎이 붉게 타오르는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마음은 어느새 조용한 사색으로 물들지요.
충청북도 제천시 봉양읍에 자리한 배론성지는 그런 가을에 더욱 빛나는 여행지입니다.
깊은 신앙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이곳은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0월에서 11월 사이, 고요한 자연과 종교적 울림이 어우러져 특별한 감동을 전합니다.
봉양읍의 작은 골짜기, 순례의 첫걸음

배론성지는 제천시 봉양읍 배론성지길 296번지에 위치해 있습니다.
‘배론’이라는 지명은 산으로 둘러싸인 배 모양의 지형에서 유래했으며, 조선 후기 박해를 피해 신자들이 숨어들며 자연스럽게 신앙촌이 형성되었습니다.
이곳은 지금도 전국 각지의 천주교 신자들이 순례를 위해 찾는 대표적인 성지입니다.
신앙의 피난처에서 성지로

배론성지는 한국 천주교사의 중요한 장면들을 품고 있는 장소입니다.
1801년 신유박해 당시, 황사영이 이곳 토굴에 숨어 백서를 집필했던 일은 널리 알려진 역사적 사건입니다. 그는 결국 체포되어 순교했지만, 그의 흔적은 지금도 현양탑과 순교 기념시설을 통해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1855년부터 1866년까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신학교가 운영되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김대건 신부에 이어 두 번째 사제였던 최양업 신부의 묘소와, 병인박해 순교자 남종삼의 생가 역시 성지 내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용한 풍경 속에 머무는 신앙

배론성지의 현재 모습은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되며 갖추어진 것입니다.
이곳에는 성요셉 성당과 경당, 황사영 순교 현양탑, 최양업 신부 기념 성당, 순교자들의 집 등 신앙의 발자취를 기리는 장소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봉쇄 수녀원과 살레시오의 집 같은 사회복지 시설도 함께 운영되고 있어, 종교적 의미를 넘어 지역 사회와도 연결된 공간입니다.
가을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

배론성지가 가을 여행지로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단풍입니다.
10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 성지 주변은 붉은 단풍과 노란 은행잎으로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성당과 현양탑, 묘소를 연결하는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햇살에 반짝이는 단풍잎 사이로 옛 신앙인들의 삶과 신념이 떠오릅니다.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지는 이 길은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 마음을 다독이는 순례의 공간이 됩니다.
관람 정보 및 교통 안내

- 주소: 충북 제천시 봉양읍 배론성지길 296
- 운영시간: 오전 9시 ~ 오후 5시 (※ 오후 12:30 ~ 1:30은 휴식시간)
- 입장료: 무료
- 주차: 공영 무료 주차장 운영
- 문의: 043-651-4527
- ※ 차량 이용 시 내비게이션에 '배론성지' 검색 / 대중교통은 제천 시내버스터미널에서 봉양읍 방면 버스 이용 후 도보 이동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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