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방송 너무 많은거 아냐?”...음주 권하는 ‘술방’ 관련제재는 고작
일상 비춘듯 자연스러운 모습에 인기
‘음주 조장’ ‘청소년 영향’ 부작용도 우려
방심위 관련 조치는 5년간 5건에 그쳐
취중진담 콘텐츠는 방송 영토가 공중파 채널을 넘어 유튜브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으로 확장하면서 더 늘어나는 추세다. 가수 이영지가 진행한 유튜브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은 집으로 게스트를 초대해 술을 마시며 대화하는 예능으로, 방탄소년단(BTS) 진, 트와이스 나연·채영 등 인기 아이돌이 나와 자신의 취한 모습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나영석 PD의 tvN ‘내 어깨를 봐 탈골됐잖아’도 술집을 배경으로 한 토크 버라이어티다. 조회수 100만을 거뜬히 넘긴 회차가 많다.
최근 신드롬급 인기를 끈 예능 ‘환승연애 2’에서도 매회 술자리가 빠지지 않았다. 이미 헤어진 커플 4쌍이 한 집에 3주간 동거하면서 느끼는 미련·재회·설렘 등의 감정을 관찰한 예능인데, 젊은 남녀 8명은 매일 밤 술을 곁들이며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을 터놓는다. CJ ENM이 운영하는 ‘더 밥 스튜디오’의 ‘낮술의 기하학’, 카카오TV 예능 ‘소유기’의 ‘노상어게인’ 등 술을 소재로 한 콘텐츠는 무궁무진하게 쏟아지고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영된 시청률 상위 드라마·예능 총 657편에서 음주 장면은 1편당 2.3회 노출됐다.
우리나라 식음문화에서 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보니 이를 소재로 다룬 예능에 대중도 큰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원 박 모씨(36)는 “방송용으로 연출한 장면이 아니라 실제로 누구나 겪어봤을 법한 술자리라 공감도 되고 편하게 볼 수 있다”며 “퇴근 후 맥주 한 잔이라도 마시면서 보기에 좋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음주 장면을 심의하거나 견제할 장치는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재 기준도 청소년 시청 보호시간(오전 7~9시, 오후 1~10시)에 음주·흡연 장면을 지양해야 한다는 것 정도다. 보건복지부의 음주 방송 가이드라인이 음주 장면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등 내용을 적시하고 있지만 기준이 모호하고 구속력이 없다.
나세연 증진원 음주폐해예방팀장은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프로그램을 선별해 매년 방심위에 제재 요청을 보내고 있지만 대부분 표현의 자유 차원에서 별도 제재 조치는 없는 상황”이라며 “방송업계 전반의 음주 방송 위험성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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