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놀이터〉‘시설’에서 ‘머무는 공간’으로…모두가 함께 쓰는 놀이공원
민간 위탁 한계…시민 참여형 공공화 기대감
'남도' 특색·장점 살린 차별화 콘텐츠 필요해
'우치동물원'…호남 최초 사파리 도입 논의도
"전남 자원 연계로 체류형 콘텐츠 구축" 제시

전남·광주 행정통합이 추진되는 가운데, 지역 유일 대형 테마파크인 광주 패밀리랜드의 운영 방향을 새로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는 6월 위탁 운영 계약 종료를 앞두고 민간 위탁 구조의 한계가 드러난 만큼, 패밀리랜드를 단순 놀이시설이 아닌 광주·전남 주민이 함께 이용하는 체류형 복합문화공간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시민 참여형 공공화… '3각 파트너십' 구상
광주시는 시민 참여로 공공 자산을 지켜낸 경험을 갖고 있다. 지난 1989년 시작된 '무등산 땅 1㎡ 갖기 운동'은 시민 성금으로 사유지를 매입해 공유화한 대표 사례다. 최근에는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발달장애 청소년 E.T.야구단 지원, 광주극장 보존 등 구체적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광주 북구 중외공원도 참고할 만한 사례다. 중외공원은 과거 민간 위탁 시절 패밀리랜드와 비슷한 침체기를 겪었으나, 광주시가 190억원을 투입해 '생태예술놀이터'로 개편한 이후 시민 발길이 끊이지 않는 생활형 여가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 구조를 패밀리랜드에 적용하면, 시민은 펀딩과 기부로 재원 마련에 참여하고, 지역 기업은 브랜드와 콘텐츠를 제공하며 광주시는 제도 개선과 기반 시설을 맡는 '3각 파트너십'이 가능하다. 특정 놀이기구나 구역을 시민 명의로 조성하는 방식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지역 브랜드 결합… 체류형 콘텐츠 전환
광주·전남 초광역권의 특색을 반영한 콘텐츠 구축도 과제로 꼽힌다. 지역 연고 구단인 기아 타이거즈와 연계해 기존 놀이시설을 '타이거즈 테마'로 재구성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30년 넘게 운영된 청룡열차를 '타이거즈 열차'로 리브랜딩하고, 선수 음성 안내나 우승 기념 콘텐츠, 팬 사인회 등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캐스퍼를 활용한 체험형 콘텐츠도 가능하다. 어린이 운전 체험존, 미니 자동차 시설 등은 지역 산업과 놀이 문화를 연결하는 모델이다. 기업은 홍보 효과를 얻고, 시설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하는 구조다.
야간 체류형 콘텐츠 확충도 필요하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등으로 축적된 광주의 미디어아트 역량과 전남의 자연 생태를 결합해, 우치공원 유휴 공간에 몰입형 야간 전시존을 조성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호남권 유일 '사파리' 도입 논의도
우치동물원과의 연계 역시 핵심 과제로 거론된다. 최근 지역 정치권에서는 '우치동물원 사파리화'가 활성화 방안으로 언급되고 있다. 호남권에는 대규모 사파리형 테마파크가 없어 지역민들이 대전 오월드나 경기 용인 에버랜드로 이동하는 수요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치동물원은 이미 변화 가능성을 일부 입증했다. 구조된 사육곰 '석곰이'와 벵갈호랑이 '호광이'의 회복 과정을 공개하고, 사육사가 동물의 사연을 설명하는 '동물과 사는 남자'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방문객이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방문객은 11만명으로 전년 대비 2.1배 늘었다.
다만 사파리는 단기 해법이 아니다. 수백억원 규모의 재원, 부지 조정, 동물복지 기준 충족 등 복합 조건이 필요하다. 특정 콘텐츠에 의존하기보다 패밀리랜드와 동물원, 인접 지자체를 연결하는 광역 체류권 전략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대일 광주대 도시부동산학과 교수는 "여가 패턴이 급변했음에도 패밀리랜드는 과거의 모습에 갇혀 도태된 상태"라며 "행정 통합의 장점을 살려 장성·담양 등 인접한 전남 지자체의 풍부한 자원과 연계하고, 체류형 문화콘텐츠를 구축하는 등 전면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