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는 지난해 계열사 5곳을 새로 편입하고 2곳을 정리했다. 신규 계열사는 설립 또는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에 들어온 사례다. 수소·바이오 등 신사업과 엔진·선박부품 등 기존 사업을 병행하며, 그룹 외형 확대를 위한 전략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HD현대의 계열회사는 32곳으로 지난해 발표 때 보다 3곳이 늘었다.
△AMC사이언스 △HD하이드로젠 △HD현대마린엔진 △HD현대M&S △HD현대크랭크샤프트 등 5개 계열사가 추가됐으며, △HD현대M&S △HD현대아로마틱스(구 HD현대코스모) 등 2개 계열사가 청산 또는 흡수합병 등의 이유로 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추가된 계열사 중에선 에이치디현대크랭크샤프트를 제외한 4곳은 신설 또는 인수를 통해 그룹에 편입됐다.

AMC사이언스는 HD현대가 출자해 설립한 신약 개발 자회사다. 서울아산병원의 기초의학연구를 기반으로 한 치료제 개발이 주 목적인 만큼 다년간 임상 경험을 보유한 서울아산병원의 임상의를 비롯해 HD현대중공업 거점 지역의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에 소속 연구원들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HD현대는 2018년 카카오와 협력해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를 설립한데 이어2021년 메디플러스솔루션, 2022년 암크바이오 등 헬스케어 시장 문을 여러차례 두드렸지만 이렇다할 성과가 없었다. 앞서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에 집중됐다면 AMC사이언스는 신약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HD하이드로젠은 수소 사업과 관련됐다. 친환경 선박 투자를 늘려가고 있는 HD한국조선해양이 설립을 주도했다. HD현대는 2030년까지 육상과 해상에서 수소 생산부터 운송, 저장, 활용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HD하이드로젠은 그룹 핵심 사업에 수소연료전지를 도입하는 역할을 맡았다. HD하이드로젠은 핀란드 헬싱키에 위치한 상업용 SOFC 발전 시스템 기술 및 공급 실적을 보유한 '컨비온'을 인수해 외형 확대에 나섰다.
또한 HD한국조선해양은 STX중공업을 인수해 HD현대마린엔진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LNG 운반선 등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에 따른 엔진 소비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HD현대중공업이 설립한 HD현대M&S 역시 수주 증가에 따른 인력 및 부품 수급 대응 차원에서 만들어졌다. 최근 조선사들은 인력난으로 블록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HD현대M&S는 이런 공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설립됐다.
HD현대는 미래 친환경 기술 도입, 공정 안정화, 경영 혁신 등 핵심 사업별 경쟁력 강화와 신규 먹거리 확보에 주력해왔다. 이는 지난해 승진한 정기선 수석부회장의 경영 방향과 맞닿아 있다. 2021년에도 M&A와 계열사 설립을 통해 외형 확대를 시도했다. 당시 업계 선도 기업인 HD현대인프라코어(옛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해 재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 딜(Deal)은 당시 경영지원실을 이끌던 정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그는 줄곧 ‘과감함’과 ‘혁신’을 핵심 키워드로 삼아 그룹의 큰 그림을 그려왔다.
HD현대는 기존 핵심 계열사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데에도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2025년 발표 기준 HD현대 공정 자산 규모는 88조7200억원으로 전년 84조7920억원 대비 약 4조원 증가했다. 대규모 수주 낭보를 전한 조선 계열사가 그룹의 성장을 이끌었다. HD현대중공업, HD현대삼호, HD현대미포 등이 속한 HD한국조선해양의 지난해 연결 기준 자산 규모는 1년 전 보다 4조4800억원 늘어난 36조7191억원으로 집계됐다. 선박 수주에 따른 계약부채(12조7159억원), 확정계약자산(1조1923억원) 등이 늘어난 영향이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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