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의 칠순을 앞두고 형제들이 모여 잔치를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잔치는 절대 하지 말라며 끝까지 손사래를 치셨습니다.자식들이 서운해할까 봐 그러시는 줄 알고 여러 번 설득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엄마가 잔치 대신 원하신 것을 듣게 된 날 저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한사코 마다한 잔치
자식들은 식당을 예약하고 친척들에게 연락할 준비까지 해 두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그런 거 하면 안 가겠다며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돈 쓰지 말라는 뜻인 줄 알고 저희는 괜찮다고 거듭 말씀드렸습니다. 그래도 엄마의 마음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 엄마에게 그럼 무엇을 하고 싶으시냐고 여쭤보았습니다.

엄마가 원하신 하루
엄마는 한참 망설이다 조용히 입을 여셨습니다. 자식들과 손주들이 모두 함께 엄마의 고향 바닷가에 가 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거기서 다 같이 밥을 지어 먹고 바다를 보는 게 소원이라고 하셨습니다. 엄마는 시집온 뒤로 50년 동안 고향 바다를 한 번도 제대로 보지 못하셨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소원이 너무 소박해서 오히려 가슴이 아팠습니다.

바닷가에서의 칠순
칠순 날 우리 가족은 모두 엄마의 고향 바닷가로 떠났습니다. 엄마는 바다를 보자마자 어린아이처럼 신발을 벗고 모래 위를 걸으셨습니다. 저녁에는 손주들까지 모두 모여 엄마가 알려 주신 대로 밥을 짓고 생선을 구웠습니다. 엄마는 오늘이 평생 받은 어떤 생일상보다 행복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형제들 모두 몰래 눈가를 훔쳤습니다.

부모님이 진짜 바라는 것은 화려한 잔치보다 가족과 함께하는 평범한 하루일지도 모릅니다. 엄마의 칠순은 50년 만에 고향 바다를 다시 만나는 날이었습니다.오늘은 부모님께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여쭤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 소박한 소원이 가족 모두에게 잊지 못할 하루를 선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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