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억만장자 “몇 개월 내 큰 침체 닥칠 것, 이렇게 대비해야”

블랙록 vs 건들락

글로벌 주식 시장의 최신 동향을 정리해 드리는 ‘월스트리트 시시각각’. 오늘은 미국의 향후 금리 전망을 분석했습니다.

향후 연준의 금리 행보를 두고 월가에서는 3분기 말 안으로 금리 인하가 나올 수 있다는 베팅이 늘고 있습니다. 이르면 6월에라도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6월 FOMC에서 연준이 연 4.5~4.75%로 금리를 내릴 확률이 6.2%인데, 이는 한 달 전만 해도 0%의 확률이었습니다. 7월 FOMC에서 금리를 연4.5~4.75%로 내릴 확률은 37.1%에 달합니다.

하지만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올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블랙록의 전략가인 웨이 리는 이번 주 고객 노트를 통해 “올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금리 인하 기대는 침체가 경제를 타격했을 때 연준이 구하러 나선다는 낡은 교범에 근거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웨이 리는 “우리는 향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싸움이 잦아드는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지만, 여전히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블랙록은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다른 중앙은행들은 은행권의 문제로 금리 인상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점을 확실시했다"며 “각국 중앙은행들은 은행권의 스트레스가 있는 상황에서 강경한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는 어렵겠지만 금리 인하는 중앙은행의 논의 범위에서 아예 벗어난 선택지”라고 했습니다.

블랙록은 현재로서도 ‘연준이 탄탄한 고용 시장 때문에 얼마나 인플레이션이 견고할지 얕잡아 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2월 근원 소비자물가가 우려되는 모습을 보인 것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에 전년 대비 5.5%, 전달 대비 0.5%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로는 월가 전망과 부합했지만, 전달 대비로는 월가 전망치 0.4%보다 높았습니다.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달 대비로 작년 12월 이후 상승률을 계속 높여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블랙록과 달리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이 곧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제프리 건들락 /CNBC 캡처

건들락은 지난 27일 CNBC에 출연해 미국 경제가 몇 개월 내에 침체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 보면서 연준이 ‘매우 드라마틱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건들락은 “우리가 계속 얘기해 왔듯이 경제에 역풍이 나타나고 있고, 몇 개월 내에 침체가 닥칠 것”이라며 “실업률도 곧 높아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건들락은 이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며, 올해에 여러 차례 금리를 내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이 3월에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동안 경기 침체 가능성은 전달의 60%에서 65%로 상승했습니다. 이 조사는SVB 사태 이후인 3월 20~27일 실시됐고, 이코노미스트 48명이 참가했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가 올해 미국의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했습니다. 연내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월가 주류의 전망과는 다릅니다. 각종 전망의 근거를 잘 따져 보고 투자자 자신만의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김영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