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현지 업체인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소비 촉진을 위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으로 가성비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탓인 것으로 분석된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조사기관 IDC의 잠정 데이터를 인용해 올 1분기 애플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13.7%를 기록해서 전년 동기의 15.6%에서 하락하고 순위가 5위로 밀렸다고 전했다.
IDC에 따르면 1분기 애플의 중국 내 아이폰 출하량은 980만대로 전년 대비 9% 감소했다. 다만 애플은 외국 브랜드 중에서는 유일하게 상위 5개 브랜드에 들었다.
최근 몇 년간 애플은 중국에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왔다. 작년 4분기에는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차지했지만 연간 출하량 기준 비보와 화웨이에 밀렸다.
가전제품,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한 샤오미의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거의 40% 증가해서 애플을 밀어내고 1위 자리에 올랐다. 화웨이는 1290만대를 출하해 2위에 올랐으며 1120만대를 출하한 가전업체 오포가 3위를 차지했다.
IDC의 윌 웡 아시아태평양 지역 클라이언트 디바이스 담당 수석연구원은 “가격에 민감한 고객층과 잘 맞아떨어진 중국 정부 보조금 정책 덕분에 샤오미가 거의 10년 만에 선두에 복귀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소비 촉진을 위해 보조금 적용 대상을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고 이는 저가 스마트폰 브랜드에 큰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월 중국 당국은 보조금 적용 대상에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워치를 포함했다.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품 가격 상한선이 6000위안(약 117만원)이어서 고가 제품은 혜택 대상에서 제외된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이 보조금 정책이 일부 중국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3000위안 이하의 제품으로 교체하도록 유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가격대 제품은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층의 약 75%를 차지한다.
다만 IDC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1분기 성장이 견조했지만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며 전반적으로 보조금 정책의 소비자 수요 자극 효과가 현재로서는 다소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으로 인한 역풍도 향후 스마트폰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상호 보복관세로 기업 비용이 높아지고 소비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IDC 차이나의 아서 궈 수석 연구원은 “앞으로 미중 무역 갈등이 비용 상승과 소비가 쓸 수 있는 비용을 축소해서 시장이 도전적인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