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칼럼] 정원과 공원의 차이는 무엇인가

권전오 2025. 12. 14. 18:3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권전오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원

지난 가을, 강화군 교동도 화개정원을 다녀왔다. 함께 간 동료가 화개정원을 둘러본 후, 정원과 공원이 어떤 차이가 있냐고 물었다. 자세히 설명하자니 장광설이 되고, 간단히 설명하자니 내 생각이 충분히 정리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그러면 지금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 정리한 답은 정원과 공원은 같은 것이었는데 다르게 발전해왔다가 최근에 다시 유사해지고 있다 정도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시민의 입장에서는 같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시민을 더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인천시가 국가도시공원을 추진하고 있고, 순천시나 울산시에서는 이와 유사한 국가정원이 있다. 무엇이 다를까?

먼저 정원과 공원은 유사하다는 생각을 정리해보자. 18세기 후반 영국 산업혁명기에 도시 노동자들의 여가와 휴식을 위해 왕과 귀족의 정원을 개방해 공원을 만들었으니 공원 형태나 기능이 정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봐야 할 것이다. 공공 즉 시민 다수를 위한 정원이 공원이다. 어떤 이는 정원은 작고 공원은 크다고 하는데 유럽을 답사해보니 정원이 작지만은 않다. 왕이나 귀족의 정원은 어마어마한 규모다. 베르사유 궁전 정원을 생각해보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정원과 공원의 차이점을 정리해보자. 정원은 개인 소유다. 따라서 소유자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설계, 시공, 관리한다. 물론 비용도 전적으로 개인이 부담한다. 반면 공원에서는 시민 개인이 맘대로 나무를 자르거나 옮길 수 없고 시설물을 추가할 수 없다. 다음으로, 여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많은 정원은 다양한 꽃과 조각 등으로 화려하고 개성 있게 설계된다. 그리고 집약적으로 관리된다. 그래서 볼거리가 있고, 관리 비용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입장료를 받기도 한다.

반면에 공원은 공공이 소유한다. 공공이 시민 다수의 수요를 파악해 다수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만든다. 개별 공원의 개성보다는 다수 시민의 수요와 생활권별 필요에 충실하게 함으로 공통된 기본 수요에 충실한 설계를 한다. 즉 특정 취향보다는 평균적인 수요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도시에는 공원의 숫자가 많으므로 개별 공원마다 설계와 시공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공공이 예산을 투입하지만 입장료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부 동물원이나 특정 주제공원에서는 가능하지만 시민들 누구나 이용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입장료 징수에 대한 저항감이 매우 크다.

그러면 왜 공원과 정원이란 말이 혼용되는 것일까? 왜 공원으로 만들어 놓고 정원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이는 정원이란 단어가 주는 이미지를 이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보여진다. 잘 가꾸어진 예쁜 공간, 고급스럽고 볼거리가 많은 공간을 정원이라고 생각하는 이미지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비용을 지불하고라도 입장할 이유가 있는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의 정원대회나 정원박람회는 전시관람 중심의 관광용, 도시홍보용으로 유럽의 생활밀착형과 다르게 진행된다.

결론적으로 공원이나 하천 부지, 산림 가장자리 등 가용지에서 꽃이나 식물 등을 집약적으로 설계하여 고품질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정원대회, 정원박람회, 국가정원, 지방정원이다. 그러나 향후에 도시공원이 설계의 질을 높여 정원같이 예쁘고 고급스러운 공원이 되거나 다양한 정원들을 공원 내 소주제원으로 담아낸다면 정원이 공원 안으로 들어오게 되고, 결과적으로 정원과 공원이 다시 유사해지는 상황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정리하면 평균수준을 지향하는 도시공원에서 고품질의 공원으로 발전해가는 중간 과정에서 고품질의 정원을 품어가는 단계라고 판단된다.

/권전오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원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