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회생기로] 과거 자회사 매각 논란…'회생 M&A' 변수될까

/사진=STX

과거의 STX마린서비스 분할 및 매각과 관련해 금융당국과 STX가 정면충돌했다. 이번 사안의 핵심 쟁점은 몇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STX마린서비스 매각이 실질적인 외부 거래였는지, 형식에 그친 거래였는지를 두고 견해가 첨예하게 갈린다. 아울러 부실 자회사였던 STX마린서비스의 가치산정 적정성에 대해서도 양측의 시각이 다르다.

STX는 현재 대주주 교체를 전제로 한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번 금융당국의 조치가 일정 수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진성매각이냐 허위매각이냐

2023년 STX는 해운·물류 서비스 부문을 떼어내는 인적분할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분할 신설된 회사가 현재의 STX그린로지스다. 트레이딩 사업을 주력으로 남긴 STX는 유가증권시장에 변경상장됐고 신설법인인 STX그린로지스는 재상장 절차를 밟았다.

3년 전의 이 결정은 단순한 운영효율화를 위한 조치가 아니라 STX의 재무구조 개선 효과까지 염두에 둔 것이었다. STX마린서비스 매각이 구조재편안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후 선박관리 부문까지 STX그린로지스로 이관되며 개편작업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당시 STX마린서비스에 대한 대외적인 평가는 '알짜'보다 '부실' 자산 쪽에 가까웠다. STX마린서비스 매각은 STX의 현금흐름 악화 요인을 없앤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여기까지만 보면 일반적인 부실자산 정리 절차로 비친다.

다만 증권선물위원회의 주장처럼 인수주체의 실체가 불분명하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증선위는 STX마린서비스를 인수한 STX그린홀딩스를 사업 실체가 없는 페이퍼컴퍼니로 규정했다. 이곳은 2022년에 설립된 유한회사로 국내외 유가증권에 투자할 목적으로 설립됐다고 등기됐다.

지배구조상 외부 매각으로 보기 어려운 데다 STX마린서비스를 처분한 후에도 STX는 계속 채무보증을 제공하는 등 간접적으로 운영을 지원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허위매각이 의심된다는 것이 증선위의 주장이다.

아울러 외관상 부실 계열사 정리 이후 재무구조가 개선된 곳은 모회사인 STX다. 다만 실질적으로 그룹 전체의 신뢰도가 높아진 것처럼 간주되며 결국 STX그린로지스의 재상장 심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구조개편을 위한 '의도적 설계'라고 지적했다.

STX 측은 이 거래가 정상적인 절차와 규정에 따라 진행된 진성매각이었다고 반박했다. 또 STX마린서비스를 팔지 않았더라도 STX그린로지스의 분할 재상장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증선위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이를 뒷받침할 근거로는 당시 증권신고서 문구를 제시했다. 실제로 증권신고서에는 'STX의 자본잠식이 심화될 경우 영구채 또는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재무안정성 개선할 것을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고 명시됐다. 이는 '재상장 승인을 위해 자회사를 허위 매각했다'는 증선위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증선위의 보도자료를 토대로 재구성한 이미지.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충당부채 실질성이 쟁점

STX마린서비스 매각 과정에서 적용된 가치 산정의 적정성 역시 금융당국과 회사 측 주장이 엇갈리는 대목이다.

STX마린서비스 매각대금은 2023년 상반기, 2024년 하반기 등 두 차례로 나눠 지급됐다. 1차로 70억원을 내주고 향후 경영상황에 따라 2차 매매가격을 결정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회사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공정가치 산정이 어렵다고 판단해 2차 지급액은 1000원으로 확정됐다.

총매각가는 약 70억원으로 이를 주당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1750원이다. 당시 STX마린서비스의 액면가가 250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법적 명목가치를 밑도는 가격에 거래된 셈이다.

겉으로는 할인매각처럼 보이지만 증선위는 고가매각으로 판단했다. 소송 충당부채가 미계상됐기 때문이다. 회계기준에 따라 소송이 제기되면 충당부채를 인식하거나 주석에 별도로 기재해야 하지만 STX마린서비스는 이를 생략했다. 이에 따라 누락된 충당부채는 약 976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는 매각 당시 자기자본(264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로 70억원의 매각가가 적정 가치보다 높게 산정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만약 단순 충당금에 그치지 않고 현실화됐다면 숨겨진 부채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계류 중이거나 패소 가능성이 희박하다면 우려할 만한 수준의 리스크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결국 우발부채의 실질성이 이번 논쟁의 맹점인 셈이다.

증선위 고발이 원매자 변수로

현재 STX는 공개입찰을 앞두고 있다. 회생계획 인가 전 경영권 이전을 위한 절차로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외부 자본 유치와 최대주주 변경을 병행하는 구조다. 주관사인 안진회계법인은 다음 달 8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할 예정이다.

시장은 불공정 혐의가 있는 만큼 잠재 원매자들의 실사 과정에서 주요한 검토 사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에 주목한다. 증선위가 STX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했다는 점에서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통상 주식매매계약(SPA)에는 진술 및 보장 조항이 포함되는데, 이를 통해 그러한 사실이 없다는 확약을 받는다 해도 신뢰성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단순 조건조정에 그치지 않고 실사를 다시 벌여야 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STX 관계자는 "증선위의 조치는 진행 중인 행정 소송과 관련된 사안이며 아직 사실 관계가 명확히 드러난 것은 아니다"라며 "현 시점에서 M&A 일정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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