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의 깊은 풍경을 담아낸 담백한 전원주택

양평 연서헌(嬿屖軒)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을 한껏 눈으로 품어 안은 땅. 아름다움 속에서 편히 쉬고자 한 건축주의 바람을 담아 담백한 입면의 주택이 지어졌다.



위에서 내려다 본 주택 모습. 긴 두 매스가 비스듬하게 겹쳐있는 형태를 가졌다.
두 매스가 만드는 틈새가 중정을 만들어 아늑한 느낌을 더한다.

연서헌(嬿屖軒)은 이전 프로젝트였던 ‘연서재·연서가’의 연장선상에서 시작한다. 건축주는 규모가 큰 두 집을 설계하다가 개인 사정으로 중단하여 아쉬워하던 중 기존 설계부지 앞에 땅을 추가로 매입하여 당분간 지낼 수 있는 집을 짓고자 시작했다. 개군산 남측 끝자락에 위치해 남한강이 보이는 부지는 단지의 끝이지만 전면도로보다 높아 원경 조망이 가능했다.

거실과 주방 앞으론 긴 데크를 두어 외부와의 소통이 원활하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대지면적 : 875㎡(264.68평)
건물규모 : 지상 1층
거주인원 : 2명(부부)
건축면적·연면적 : 173.92㎡(52.61평)
건폐율·용적률 : 19.88%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5.45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경골목구조
단열재 : 수성연질폼
외부마감재 : 무소음 징크
담장재 : 전벽돌 검정 무광
창호재 : 이건 EVO 3중유리 PVC창호
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타이
열회수환기장치 : 경동나비엔 전열교환기
에너지원 : LPG
조경석 : 이노블록
조경 : 진성 토목
구조설계(내진) : 제쓰연구소(Ⅶ-0.173g)
시공 : 브랜드하우징
설계 : 소하 건축사사무소 + 진성 건축사사무소


현관에서 거실까지 시원스럽게 뻗은 복도.
(위, 아래) 주방부터 식당, 거실까지 하나의 공간에 놓여 어느 쪽을 보든 막힘없이 외부 풍경을 공유한다.

PLAN & SECTION


필요한 만큼 콤팩트하게 구성된 주방.

건축주가 살고 싶은 집은 계절마다 다른 풍경과 강, 산 등의 자연 요소가 풍부한 자리에 편안함을 담은 공간이었다. 건축주가 요구한 것 외에 나머지는 건축가에게 일임하여 좀 더 자유롭게 디자인할 수 있었지만, 디자인 방향을 제안하고 설명한 후 결정하고, 자재선정은 협의하면서 진행했다. 그래도 다른 프로젝트보다 자유도가 높아서 그만큼 책임감과 욕심이 나는 집이었다.

현관에 붙박이장처럼 설치된 문을 열면 숨겨진 취미실(골프 연습)이 나타난다.
건축주의 취미와 삶이 녹아있는 책장 한 편에는 창을 설치해 부담스럽지 않게 비워냈다.

주택은 뒤쪽에 지어질 집을 고려해 단층으로 계획하고 대지의 모양을 반영해 두 축을 가진 매스를 배치한 후 연결하여 완성하였다. 거실, 주방, 식당과 취미실, 현관과 화장실을 가진 주 생활공간 건물과 침실, 드레스룸, 세탁공간, 부부욕실 등의 사적인 공간 건물을 구분하여 계획하고 사이 공간에 조경과 데크 등 외부공간을 디자인하였다.
외부 조망을 우선하면서 단순한 공간이 편안함을 주길 바라는 건축주의 요구에 맞춰 부가적 요소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후면도로에서 진입하여 주차 후 집과 담 사이 진입공간을 통해 실내에 들어서면 두 매스 사이의 작은 나무가 맞이해 준다. 취미실에서는 외부로 바로 나갈 수 있는 동선을 계획하여 확장성과 연계성을 가진 공간이 되도록 하였다. 중문을 지나 공용공간을 들어서면 동측의 풍경까지 쭉 펼쳐진다. 주방 공간에서도 보이는 풍경의 시선을 따라 거실까지 열린 공간은 크지 않은 집에 풍부한 공간감을 준다.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천장 - 벤자민무어 스커프엑스 무광(Cloud White OC-130) /
바닥 –구정 원목마루 노블레스(앤티크 오크 14T)
욕실·주방 타일 : 포세린타일(600×600), 바스디포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 휴플랜(우레탄 도장 : 벤자민무어 OC-130, 상판 : 칸스톤 루나화이트, 싱크볼 : 백조 SQSR780, 수전 : 슈티에183 니켈)
조명 : 소노조명(필립스 T5, 루이스 PT 팬던트 ver.2 등)
현관문 : 커널시스텍(노블레스 B)
중문 : 위드지스 ALU_SD 원슬라이딩
방문 : 영림도어 PVC 도어 위 백색 도장, 도무스 모티스 핸들 M4711NI
붙박이장 : PET 화이트, 멀바우 원목(오픈 책장)
데크재 : 합성목재 데크(중공형 UH07 IPE컬러)


주택을 구성하는 두 매스의 꺾임면.
안방은 작업을 위한 공간과 취침을 위한 공간을 가벽으로 분리해줬다.
목욕 중 풍경을 편히 감상하기 위해 욕실에는 다운 욕조가 설치되었다.

연결 통로를 지나면 자녀방 2개와 안방이 나온다. 안방은 TV가 매립된 가벽으로 작업공간과 수면 공간이 분리되며, 공용 매스와 다른 각으로 남한강을 마주하고 있다. 드레스룸을 지나면 천창이 있으며,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욕실에 다운 욕조를 설치하여 낮은 곳에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외부형태는 목구조의 특성에 맞고 집의 원형적인 형태인 박공지붕으로 디자인했다. 단순한 형태에서 파내는 방식으로 변화를 주었으며, 파낸 부분은 진입과 확장의 의미를 부여했다. 비와 눈이 많이 올 것을 고려해 금속 지붕과 금속 외장재를 선택하고, 빗물받이 없는 지붕 디테일은 시공자와 오랜 협의 끝에 세부 치수가 결정되었다.

주택은 멀리 남한강을 한눈에 조망하는 위치에 자리했다.

공사 중 현장에 디자인 체크를 하러 갔을 때 산행하는 사람들이 ‘창고를 짓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순간 건축주가 집을 창고처럼 느끼진 않을지 잠깐 걱정했었다. 하지만, 디자인부터 자재 선정, 공사 체크까지 모든 것을 건축가에게 맡겨준 프로젝트였기에 우리가 담아낼 수 있는 모든 디테일과 디자인을 담아냈고, 건축주도 충분히 공감해줬다. 우리는 물론 건축주에게도 의미와 보람이 가득했던 프로젝트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건축가 최성호 : 소하 건축사사무소

건축사 최성호는 대형설계사무소와 아뜰리에를 거쳐, 2016년부터 소하 건축사사무소를 시작하였다. 살아가는 이야기를 풍성하게 담을 수 있는 집과 사람의 감성이 묻어나는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대한건축사협회와 한국목조건축협회와 한국시공학회 정회원이며 목조건축 5스타 인증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젊은 건축사들과 ‘건강한 집짓기’ 토크모임인 집톡(ZIPTALK)의 구성원이다. 주요 작업으로는 ‘온정당’, ‘이유있는가’, ‘소복소복 하우스’, ‘담담헌’, ‘용인디귿집’, ‘청라 WOOJOO’ 등이 있다. 02-2038-4758 | www.sohaa.co.kr

글 최성호 | 사진 이한울(나르실리온) | 구성 신기영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9월호 / Vol.307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