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어스골퍼] LPGA의 새로운 규정 - 슬로우 플레이에 대한 페널티

최근 LPGA는 골프의 경기지연 (Slow Play)를 막기 위한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지난 몇 차례의 칼럼에서도 말씀드린 바 있지만, 골프의 경기 속도, 즉 Pace of Play를 끌어올리는 것은 바로 골프가 가진 숙제이기도 합니다.

강화된 LPGA 규정

경기 지연 문제는 최근에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닙니다. 골프가 생겨난 이후로 늘 있어왔던 문제라고 할 수 있죠. 골프는 계속 변화해 왔고, 골프를 치는 사람들의 생각은 조금씩 달라졌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플레이 속도가 느린 골퍼와 함께 라운드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앞 조가 느리게 플레이하거나, 함께 플레이하는 동반자에 의해 경기가 지연되면, 내 잘못조차도 누군가를 탓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특히 플레이 결과가 상금과 순위로 직결되는 선수들은 이런 상황을 참기가 더 어렵습니다. 경기 속도가 '멘탈'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번 LPGA의 결정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슬로우 플레이에 대한 페널티를 강화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만큼 이 문제가 LPGA 내에서 심각했던 상황임을 반증해 준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번 규칙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1~5초 초과 시 벌금
  2. 6~15초 초과 시 1 벌타
  3. 15초 이상 초과 시 2 벌타

한 샷(퍼팅 포함)에 60초 이상 걸리거나, 할당된 홀별 최대 시간을 10초 이상 초과하면 벌타를 부과할 수 있다는 기존의 규정에 비하면 더 엄격해진 데다가, 그 내용 역시 훨씬 구체적입니다.

사실 그동안에도 40초 이내에 치는 것을 권장하는 규정들이 있었고, 지나치게 느린 선수들에 대한 경고 역시 있었지만, 이번에는 벌금/1 벌타/2 벌타 이런 식으로 페널티를 명확하게 구체화 시켰습니다.

LPGA의 보도자료 - 새로운 Pace of Play 적용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출처: LPGA 홈페이지>

TGL 골프에도 경기 속도에 대한 규정이 있다

올해 처음 시작한 TGL 역시 경기 속도에 대해서는 조금 더 엄격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샷 클락(Shot Clock)' 제도를 도입한 것입니다.

TGL의 가장 큰 장점은 새로운 경기장에서 관중을 입장시키고, 빠른 시간 내에 더 역동적인 골프를 보여주겠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경기를 지연시키는 것 자체를 용납할 수 없는 것입니다.

TGL은 PGA 투어와 동일한 40초 제한을 두고 있으나, 이를 더 엄격히 적용합니다. 대형 비디오 보드와 디지털 샷 클락이 경기장 전체에 설치되어 있어 모든 사람이 남은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죠. 특히 15초가 남은 시점에는 심장 박동 소리를 연상시키는 효과음을 도입해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방식도 채택했습니다.

TGL에서는 시간 초과 시 즉각적으로 1타의 벌칙이 부과됩니다. 이는 시간제한이 종종 무시되는 PGA 투어와 큰 차이점입니다. 다만 이렇게 '빨리빨리' 방식만을 취하지 않고, '타임 아웃' 제도 역시 함께 도입하여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순간에 추가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기 진행 방식은 결국 15홀의 매치 플레이 방식 진행을 2시간 내에 끝내겠다는 목표에 기반하여 수립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존 PGA 투어나 DP 월드 투어의 평균이라고 할 수 있는 4시간 30분~5시간의 라운드와 비교할 때 획기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TGL은 샷 클락과 함께 타임 아웃 제도 등을 도입했습니다. <출처: TGL 홈페이지>

'모든' 골프에 적용될 경기 속도 제한

PGA 투어에 익숙한 선수들에게 15홀-2시간 이내 플레이를 하는 것은 분명 적응이 필요한 과정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간 제약은 모든 투어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루한 골프'를 좋아하는 골퍼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보는 골프이건, 직접 플레이하는 골프이건 상관없이 말입니다.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도 이제는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빠른 플레이는 단순히 규정이나 제약이 아닌, 기본적인 골프 매너이자 에티켓이기 때문입니다.

USGA와 일부 골프장의 경우에는 18홀/4인 플레이 기준으로 4시간 12분~4시간 15분 정도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 골프장의 경우 빠른 티오프 시간 간격과 코스 운영의 이유로 이 시간 안에 플레이를 하는 것은 실질적으로는 어렵다고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조금 더 빨리 플레이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해 주기도 하는 내용입니다.

이제는 자신의 플레이 속도가 얼마나 되는지, 동반자들을 기다리게 하지는 않는지 객관적으로 평가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느리게 플레이하는 골퍼들 중에, 자신이 느리다고 생각하는 골퍼들은 거의 없을 겁니다.)

결국 빠른 플레이는 자신을 위해서도, 다른 골퍼들을 위해서도 중요한 골프 문화의 한 부분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향후 규칙의 개정 방향 역시 빠른 경기 속도를 지향하게 될 텐데요. 이러한 움직임을 잘 지켜보고,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는 골퍼들이 많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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