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당해 정신연령 4살 된 20대 여성…가해자인 남성은 무죄 주장

지난 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평소 삼촌으로 부르며 지내온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한 20대 여성의 사연을 다뤘다. [사진 출처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평소 삼촌으로 부르며 알고 지낸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해 정신연령이 4살이 된 2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 여성은 스스로 생을 마감했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은 자신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항공사 승무원 취업을 준비하던 김지민씨(가명)의 이야기를 다뤘다.

늦둥이 외동딸로 자란 지민씨의 비극은 지난 2021년 11월 시작됐다. 평소 삼촌이라 부르며 부모님과도 가까운 박씨가 집에 놀러온 날이었다. 갑자기 지민씨가 소리를 지르며 이상 증세를 보였다.

지민씨의 부모님은 박씨를 돌려보낸 뒤 딸을 진정시켰다. 당시 지민씨는 베란다에 서서 대소변을 눌 만큼 정신적 충격에 빠진 상태였다. 이때 지민씨가 평소 박씨에게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지민씨는 운전면허 주행연습을 시켜주던 박씨로부터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고, 그동안 자신을 데리고 모텔 등을 다녔다는 것이다.

이를 알게 된 지민씨 아버지는 경찰에 신고한 뒤 박씨에게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박씨는 “계획적으로 그런건 아니다”며 “모텔에 간 건 맞지만 합의한 것이고 성관계는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그날 이후 지민씨는 멍한 표정으로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가 하면 자신의 나이를 어리게 말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다.

지민씨는 한 달간의 정신병원 치료 끝에 퇴원해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장을 보러 마트에 갔다가 박씨와 마주친 후 증세가 재발했다. 지민씨는 박씨와 마주친 2달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지만 지민씨가 진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수사는 중단됐다. 검찰 측은 피해자가 회복해 진술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봤다.

지난 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평소 삼촌으로 부르며 지내온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한 20대 여성의 사연을 다뤘다. [사진 출처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검찰은 지난 6월 28일 강간치상, 강제추행 치상, 사자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박씨를 구속기소 했다.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박씨 변호인 측은 “사건은 2021년 11월에 있었고 사망은 2023년 8월인데 이것 때문에 죽었겠는가”라며 “증거기록을 보니 정신적 문제로 진료받은 게 있더라. 이 친구가 뭔가가 있나? 갸우뚱하게 만들더라”고 했다.

실제 지민씨는 학교를 졸업한 뒤 아울렛에서 아르바이트한 적이 있었다. 적응하지 못해 정신과 진료를 받은 이력이 있기도 했다.

박씨는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마땅한 증거가 없고 사후 편지에도 내가 강제로 했다는 내용 자체가 있을 수 없다”며 “나는 1심 때 충분히 나갈 거라고 봐서 염려 안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