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이 오래된 F-5BM 훈련기를 대체할 새로운 고등훈련기로 터키의 휴르젯(Hürjet)을 선택했습니다.
스페인 국방부 장관 로블레스는 지난 6월 27일 상원 국방위원회에서 "F-5BM 후계기는 터키와 Hürjet을 기반으로 공동개발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구매가 아닌 공동개발 방식으로 추진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총 13.7억 유로, 한화로 약 2,320억 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됩니다.
첫 6기는 2028년까지, 나머지 12기는 2029년까지 인도될 예정이죠.
스페인 공군은 이를 통해 조종사 훈련 체계를 완전히 현대화할 계획입니다.
2천억 원 투자로 설계권한까지 확보
스페인이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단순한 구매를 넘어선 기술 자립입니다.

로블레스 장관은 "공동개발을 통해 설계권한을 취득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스페인이 향후 독자적인 항공기 개발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죠.
개발될 훈련기는 스페인 공군의 특별한 요구사항을 반영합니다.
전투기와 호환되는 비행제어시스템, 소프트웨어 기반의 최신 전자시스템과 정보표시시스템이 포함되죠.
특히 5세대와 6세대 전투기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훈련 능력이 핵심입니다. 이는 스페인이 미래 전투기 시대를 대비한 조종사 양성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한국 T-50과의 치열한 경쟁 구도
이번 스페인의 결정은 글로벌 고등훈련기 시장에서 한국의 T-50 계열과 터키 Hürjet 간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국의 T-50은 이미 인도네시아, 이라크, 필리핀, 태국 등에 수출되며 검증된 성능을 자랑하고 있죠.
반면 터키의 Hürjet은 후발주자지만 이번 스페인과의 대형 계약을 통해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게 됐습니다.
두 기종 모두 4.5세대 고등훈련기로 분류되며, 경전투기 역할도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성을 갖추고 있습니다.하지만 접근 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이죠.
한국의 T-50은 실전 검증과 수출 실적을 바탕으로 한 신뢰성을 강조하는 반면, 터키의 Hürjet은 기술이전과 공동개발을 통한 파트너십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터키-스페인 방산협력의 새로운 전환점
이번 합의는 터키와 스페인 간 방산협력이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2024년 6월 마드리드를 방문했을 때 'Hürjet 구매'가 처음 거론됐고, 스페인 공군 참모총장도 "F-5BM 후계기로 Hürjet이 유력한 후보"라고 언급했었죠.
에어버스와 스페인 기업 15개사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터키항공우주산업은 올해 5월 "항공기 설계, 제조, 훈련에 관한 노하우를 Hürjet에 통합하는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스페인 공군의 Hürjet 도입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불과 몇 달 만에 정식 계약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공중모함 건조까지 연결되는 양국 협력
흥미롭게도 스페인과 터키의 협력은 훈련기 개발을 넘어 해군 분야로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스페인 방산매체 인포디펜사는 "스페인 해군이 미래에 취득할 강습상륙함 중 1척을 항공모함으로 변경하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미 스페인 조선사인 나반티아가 실현가능성 조사에 착수했다고 하죠.
에르도안 대통령과 산체스 총리는 2021년 "양국 관계를 더욱 심화시키기 위해 터키 해군용 항공모함과 잠수함 건조에서 협력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터키는 이미 스페인 후안 카를로스 1세급 강습상륙함을 기반으로 설계된 아나돌루 강습상륙함을 건조하여, 무인 항공기(드론)를 운용하는 항공모함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터키와의 협력에 스페인 나반티아 조선사가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터키는 2023년 4월에도 항공모함 건조계획을 발표했고, 올해 1월에는 이스탄불에서 공중모함 건조용 강철 절단 작업을 시작했죠.
글로벌 훈련기 시장의 판도 변화 예고
스페인과 터키의 이번 합의는 글로벌 고등훈련기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미국의 T-6 텍산II, 영국의 호크, 한국의 T-50 계열이 주요 플레이어였다면, 이제 터키의 Hürjet도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게 됐죠.
터키의 Hürjet은 이제 검증된 성능의 T-50과 정면승부를 벌일 준비를 마쳤습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첫 계약은 향후 다른 NATO 국가들에게도 강력한 어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한국의 T-50이 아시아와 중동 지역에서 쌓아온 성과에 맞서, Hürjet은 유럽과 지중해 지역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해 나갈 가능성이 높죠.
결국 터키와 스페인이 공동으로 개발하게 될 이 고등훈련기는 한국 T-50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