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3년 만의 직접 협상…이스탄불서 비공개 회담 시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16일 오후 튀르키예 이스탄불 돌마바흐체궁에서 고위급 직접 협상을 시작했다. 양국 간 직접 회담은 2022년 3월 전쟁 발발 직후 몇 차례 만남이 깨진 뒤 약 3년 만이다. 협상장은 비공개로 운영됐고, 양측은 회담장에 들어서기 전까지 신경전을 이어갔다.

러시아 측은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이, 우크라이나 측은 루스템 우메로프 국방장관이 수석대표로 마주 앉았다. 회담은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 중재 아래 3자 회담 형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회담은 하루 늦춰 시작됐다

당초 협상은 15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양측이 회담 시간과 대표단 구성 문제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면서 하루 미뤄졌다. 양국 모두 누가 더 격이 높은 인사를 보내느냐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고, 결국 16일 오후 1시 35분께 비공개로 개회됐다.

푸틴 '11일 휴전 제안'이 협상 촉발

이번 협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1일 일방적으로 '휴전 협상' 카드를 던지면서 급물살을 탔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대표단 파견 의지를 밝혔지만 30일 무조건 휴전을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못 박았다. 양측의 출발점이 처음부터 달랐다.

러시아의 핵심 요구는 '중립국화'

러시아 측은 협상 테이블에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크림반도 러시아 영토 인정, 돈바스 지역 독립 승인 등을 요구사항으로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사실상 영토 포기 요구여서 단기 합의는 쉽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튀르키예의 '중재자' 역할 부상

튀르키예는 곡물 협정 때부터 양국 사이를 잇는 채널 역할을 해 왔다. 이번 회담을 자국 영토에서 끌어낸 것은 외교적 무게감을 더 키우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피단 외무장관이 회담장에 함께 들어가는 그림이 그려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그림자

협상 무대 뒤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종전 압박이 작동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러·우 양국에 동시 압력을 가했고, 이번 협상의 성사 자체가 워싱턴발 변수가 작동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협상의 시작과 끝

협상이 시작됐다는 사실 자체가 외교적 성과지만, 합의 가능성을 묻기에는 양측의 출발점이 너무 멀다. 첫 회담은 의제 정리에 그치고, 본격 협상은 후속 라운드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전쟁이 시작된 도시에서 시작된 협상이 다시 이스탄불로 옮겨 왔다. 첫 만남의 결과가 향후 휴전 가능성을 가늠할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