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안 낳으려던 한강, 마음 돌린 남편의 한마디…"여름 수박은 달잖아"

최윤서 인턴 기자 2024. 10. 1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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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54)이 아들과 저녁 식사를 하던 중 수상 소식을 접했다는 이야기가 알려지자 자녀 계획이 없던 한강이 남편의 한마디에 아이를 낳기로 마음을 바꾼 일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한강 작가의 이러한 일화를 접한 누리꾼들은 "부부간 대화도 문학적이다" "이런 게 문학의 힘" "노벨상 받은 기쁨도 자녀들과 함께 나눠 좋으셨겠다" "좋은 남편을 만나셨다" "자식 키우는 부모로서 너무 멋진 삶의 이유" "노벨상 여름에 수상했으면 수박 다 동났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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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024년 노벨 문학상’ 영예는 우리나라 소설가 한강에게 돌아갔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다.사진은 지난해 11월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는 작가. 2024.10.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54)이 아들과 저녁 식사를 하던 중 수상 소식을 접했다는 이야기가 알려지자 자녀 계획이 없던 한강이 남편의 한마디에 아이를 낳기로 마음을 바꾼 일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13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애 안 낳으려고 했던 한강작가가 설득된 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확산하고 있다. 이 글에는 2000년 '문학동네' 여름호에 실린 한강의 자전소설 '침묵'의 일부 내용이 담겼다.

이 소설에 따르면 한강은 결혼한 지 약 2년이 됐을 때 자녀 계획을 주제로 당시 남편과 대화를 나눴다.

당시 한강은 "못다 이룬 꿈을 자식의 인생에 이르러 성취하겠다는 식의 소유욕에 염증을 느꼈고, 다가오는 세상의 빛깔은 삭막하게 보였다"며 "잔혹한 현실의 일들을 볼 때면 고민 없이 아이를 낳는 사람들이 무책임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이런 그에게 남편은 "세상은 살아갈 만도 하지 않나"며 "그렇다면 한 번 살아보게 한다고 해도 죄 짓는 일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에 한강은 "세상이 아름다운 순간들도 분명히 있고, 현재로선 살아갈 만하다"면서도 "아이가 이런 생각에 이를 때까지의 터널을 어떻게 빠져나올지, 과연 빠져나올 수 있을지. 내가 대신 살아줄 수 있는 몫도 결코 아닌데 어떻게 그것들을 다시 겪게 하냐"고 우려했다.

그러자 남편은 "세상에 맛있는 게 얼마나 많아"라며 "여름엔 수박이 달고, 봄에는 참외도 있고, 목마를 땐 물도 달잖아"라고 했다. 이어 "그런 것 다 맛보게 해 주고 싶지 않아? 빗소리 듣게 하고, 눈 오는 것도 보게 해 주고 싶지 않냐"고 되물었다.

이러한 남편의 말에 느닷없이 웃음이 나왔다는 한강은 "다른 건 몰라도 여름에 수박이 달다는 건 분명한 진실로 느껴졌다"며 "설탕처럼 부스러지는 붉은 수박의 맛을 생각하며 웃음 끝에 나는 말을 잃었다"고 전했다.

한강 작가의 이러한 일화를 접한 누리꾼들은 "부부간 대화도 문학적이다" "이런 게 문학의 힘" "노벨상 받은 기쁨도 자녀들과 함께 나눠 좋으셨겠다" "좋은 남편을 만나셨다" "자식 키우는 부모로서 너무 멋진 삶의 이유" "노벨상 여름에 수상했으면 수박 다 동났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한강은 지난 10일(한국시각) 대한민국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아들과 저녁 식사를 막 마쳤을 때 수상 소식을 접한 것으로 알려진 한강은 수상 직후 노벨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정말로 놀랐고 오늘 밤 아들과 차를 마시면서 조용히 축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cy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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