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뉴팜의 시가총액이 5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며 오너2세에게 지분을 증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00억원을 웃돌던 시총이 장기간 1000억원 내외를 유지해 증여 적기 구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최근 대규모 투자와 신공장 준공 등이 맞물리면서 증여 시점을 앞당기기가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당장 지배구조를 재정립하기보다는 차기 먹거리 확보로 기업가치를 올리고 재무지표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무너진 시총, 증여 시계 다시 도나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뉴팜의 이날 닞12시30분 기준 시가총액은 10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의 1319억원 대비 274억원(–20.8%) 줄었다. 약 5년 전인 2020년 9월3일(2117억원)에 비하면 1072억원 감소해 사실상 회사의 시총은 5년 만에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시총이 급락하면서 창업주인 이완진 회장과 오너2세인 이원석 대표이사 간 증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경영권은 이미 2세에게 넘어갔지만 지분정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상 시총이 하락할 때 주식을 증여하면 증여세를 절감할 수 있다.
현재 대한뉴팜의 최대주주는 이 회장으로 이달 7일 기준 380만8720주(26.53%)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23년 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이 대표에게 경영권을 물려줬지만 여전히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대표의 지분은 113만7365주(7.92%)로 부자 간 지분율 격차는 18.61%p에 달한다.
그간 증여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 회장은 2018년 12월 말 처음으로 이 대표와 장녀 이지민 씨에게 각각 60만주와 20만주를 증여한 데 이어 2020년 5월12일 이 대표에게 40만주를 추가로 넘겼다. 당시 이 대표의 지분율은 6.97%였다. 이후 이 대표는 지난해 4월 블록딜을 통해 이지민 씨 지분 일부를 흡수하면서 7.66%까지 높였다. 같은 해 8월에는 수증으로 3만7365주를 추가 확보하며 지분율을 7.92%까지 늘렸다.
'신공장 준공'이 만든 두 가지 변수
증여 타이밍 결정의 1순위는 가격이다. 상장주식 증여가액은 증여일 전후 각 2개월(총 4개월) 종가 평균으로 정해진다. 이에 단기저점 한 번이 아니라 약세 구간이 지속될 경우 과세표준이 낮아진다. 시장은 시총 1000억원 내외를 장기 유지하는 지금을 증여의 적기로 보고 있다.
문제는 최근 신공장 준공으로 과세표준 예측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회사는 이날 2022년부터 '향남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해온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GMP) 신공장 공사를 마쳤다. 추후 가동·검수 일정이 이어지면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4개월 평균가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 공장은 연 정제 8억정, 캡슐 2억개 규모의 주사제·고형제 생산능력을 갖추고 2027년 1월 본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의 여파로 재무지표가 약화되면서 담보인정비율(LTV)이 보수적으로 책정될 가능성도 커졌다. LTV는 재무건전성과 주가변동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정해진다. 대한뉴팜은 올 상반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40억원 줄었고, 투자활동에서는 308억원이 빠져나갔다. 잉여현금흐름(FCF)은 약 349억원 마이너스다. 총차입금이 지난해 말 585억원에서 올 6월 말 805억원으로 증가한 가운데 보유 현금은 151억원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대한뉴팜이 기업가치를 먼저 올린 뒤 지분 정리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신공장 준공과 신약 연구개발(R&D)을 기반으로 '먹거리'를 확보한 뒤 주가변동성이 낮은 구간에서 증여를 실시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현금여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증여를 서두르면 되레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만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한뉴팜은 승계를 서두를 것이 아니라 사업기반을 키워 주가 밴드를 올려놓고 시장이 안정될 때 부담 없이 마무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당장의 대규모 증여에 따른 실익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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