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시도·폭행 라방 계속되는데…막을 방법 없나[라방이 위험하다]

2023. 6. 2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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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논란 낳은 라방들
‘뒷북 삭제’해도 온라인서 퍼져
삭제 주체도 대부분 자동감지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지난 5일 0시 10분경 부천시 부천역 인근 길거리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폭행 사건이 대대적인 화제가 됐던 건 이 사건이 실시간으로 방송됐기 때문이다. 실시간 방송 중이던 BJ A씨는 동료 BJ인 B씨를 향해 “언니”라고 부르다 갑자기 포크를 휘둘러 얼굴 부위를 다치게 했다. 또 바닥에 쓰러진 B씨의 머리를 발로 차고, 손으로 머리카락을 잡아끌기도 했다.

범행 장면은 모두 A씨의 방송에 생중계 됐으며 당시 방송 중이던 피해자 B씨, 주변에 있던 다른 유튜버의 채널에도 고스란히 실시간 중계됐다. 총 9시간 30분 가량 되는 전체 실시간 방송 영상은 ‘가학적인 콘텐츠’로 분류돼 유튜브 규정 위반으로 삭제됐지만,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재편집 영상이 떠돌기 시작했다. 폭행 도구를 딴 ‘포크 폭행 사건’의 원본 영상이라는 제목으로 가해자 버전, 피해자 버전의 영상이 퍼졌다.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특수폭행 혐의로 BJ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마약 투약이나 폭행 등 극단적인 실시간 방송으로 시청자들은 폭력적인 콘텐츠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이러한 영상은 대부분 쉽게 중단되지 않는다. 고(故) 전두환 일가를 폭로한 전씨의 손자 전우원씨가 3월 마약을 투약하는 장면은 무려 90분 동안 노출됐다. 지난 4월 사회적 파장을 낳은 ‘강남 투신 생중계’도 30분 동안 투신 시도 장면 등이 생중계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니 방송 시간이 중단도 없이 길어진 것이다.

원본 영상이 추후 삭제돼도 문제가 끝나지 않는다. ‘포크 폭행 사건’의 경우도 전체 방송 중 폭행 장면은 15분 가량으로 짧은 편이었으나 영상이 곧바로 지워진 것이 아니라 온라인 상에서 빠르게 유포됐다.

이러한 상황은 콘텐츠 제작자에게도 악영향을 끼친다. 일반적인 방송에는 재미를 못 느끼는 시청자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실시간 방송을 진행해본 적이 있다는 일상 유튜버 이모(30) 씨는 “시청 시간을 늘려야 수익이 나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 많은 이야기를 하거나 ‘센 발언’을 해야 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지 않으려 해도 자극적인 것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니 나도 의식할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수준을 벗어나면 아무리 방송이라도 범죄라 생각한다. 규제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자정을 원하는 시청자도 늘고 있다. 직장인 안모(32) 씨는 “어느 순간부터 유튜브나 트위치(실시간 방송 플랫폼) 게임방송을 더 이상 보지 않는다”며 “BJ들이 실시간 게임 방송이나 동료 BJ들과의 실시간 방송에서 욕설이나 혐오발언을 무분별해 거부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유튜브 등 플랫폼에서는 실시간 방송을 포함해 문제가 되고 있는 영상을 삭제하고 있다. 유튜브의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삭제된 동영상 수는 13만1280개다. 동영상 삭제 이유는 아동보호가 34%로 가장 많았고, 유해하거나 위험한 영상이 17.1%, 폭력적인 영상이 16.4%로 뒤를 이었다.

다만 시청자의 신고로 영상이 삭제되는 사례가 드물고, 실시간 영상은 차단하지 않아 근원적 해결이 어렵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유튜브가 동영상을 문제 영상을 감지하는 경우는 자동 감지가 93.54%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사용자는 5%, 정부기관은 소수의 사례에 불과했다.

유튜버 및 BJ 명예훼손 사건을 담당한 적이 있는 한 변호사는 “실시간 방송에서 어떠한 행동 및 발언을 해도 현실적인 처벌이 어렵다는 걸 방송인들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며 “설령 처벌을 받더라도 처벌 수위가 낮거나 방송이 중단되는 건 아니니 누가 고소를 하거나 경찰조사를 받으면 ‘방송 콘텐츠 생겼다’며 그런 과정을 담은 콘텐츠조차 내놓는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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