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요즘 아이들, 왜 문해력이 떨어졌을까?

김대성 2026. 3. 2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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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성 별의별 교육연구소장·상인천초등학교 교감

문해력 저하? 진짜 위기는 '동기의 실종'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된다. 그러나 조금 다른 질문을 던져 볼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가 겪는 위기는 정말 '문해력의 위기'일까. 아니면 그보다 더 근본적인 학습 동기와 호기심의 위기는 아닐까. 인공지능(AI) 시대에 지식의 의미는 달라지고 있다. AI는 방대한 지식을 순식간에 찾아 정리해 준다.

단순한 암기와 반복 학습, 이를 확인하는 평가 방식은 이미 유통기한이 지났다. 외울 필요가 없는 것을 강요할 때 아이들의 학습 동기는 고갈된다. 지금의 문해력 위기는 어쩌면 배울 이유를 찾지 못한 아이들이 보내는 구조 신호일지도 모른다.

지식의 시대에서 '질문의 시대'로

미래학자 유발 하라리는 앞으로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능력은 무엇을 아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질문할 수 있느냐'라고 강조한다. 교육학자 존 듀이 역시 교육의 본질을 문제 해결을 위한 '탐구'에서 찾았다. 배움은 지식을 전달받는 과정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을 발견하고 그 질문을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깊어진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학생은 이미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상태'에 머물러 있다. 스마트폰과 SNS, 유튜브를 통해 짧고 단편적인 정보를 손쉽게 접하기 때문이다. 진짜 앎은 지식을 다양하게 응용하고, 잘게 부수어 다시 결합하는 '지식의 분해와 결합'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단순히 정보를 소비하는 상태를 지식이라 오해하는 순간, 탐구심은 멈추고 사고는 얕아진다.

호기심, AI가 넘지 못할 최후의 경쟁력

AI 시대의 수업은 질문이 또 다른 질문을 낳는 탐구 과정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 이른바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호기심' 교육이다.

이 변화는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부모는 아이에게 "오늘 무엇을 배웠니?"라고 묻는 확인형 대화 대신, "오늘 무엇이 가장 궁금했니?", "왜 그렇게 생각했니?"라고 묻는 '열린 질문'을 던져야 한다. 비록 정답이 아닐지라도 아이만의 특이한 발상을 존중할 때 비로서 AI가 답하지 못하는 창의적 역량이 싹튼다. 독서 교육 또한 마찬가지다. 느낀 점을 정리하는 '독후감'을 넘어, 새로운 궁금증을 찾아내는 '독후질문'으로 나아가야 한다. 질문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지식을 분해하고 재결합하는 고도의 메타인지 활동이기 때문이다.

기계의 시대, '관계와 공감'이 답이다

기술이 가속화될수록 역설적으로 인간만의 고유한 역량은 더욱 빛을 발한다. 개인 맞춤형 알고리즘에 고립되기 쉬운 시대일수록 친구와 대화하고 토론하며 협력하는 사회 정서적 능력은 필수적이다. AI와 대화하는 것에 과의존하기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쌓고 의사소통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더 나은 사회를 꿈꾸는 아이로 키우는 것, 그것이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의 영역을 지키는 길이다.

배움의 시작은 언제나 질문이었다

우리는 지금 교육의 큰 전환점에 서 있다. 과거 교육이 지식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앞으로의 교육은 세상을 얼마나 깊이 궁금해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식은 AI가 빠르게 찾아줄 수 있다. 그러나 질문을 만들고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는 능력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다. 아이들에게 더 많은 지식을 이식하려 애쓰지 말자. 대신 부모가 먼저 호기심을 갖고 탐구하는 삶의 모델이 되어주자.

배움의 시작은 언제나 질문이었고, 그 질문이 이어질 때 아이들의 문해력과 미래 경쟁력은 저절로 살아날 것이다. 교육의 위기는 곧 호기심의 위기이며, 호기심의 회복이야말로 미래 교육의 유일한 열쇠다.

/김대성 별의별 교육연구소장·상인천초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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