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웰푸드는 4월 30일부터 6월 29일까지 진행되는 특별전 ‘아뜰리에 가나: since 1975 – 행복은 초콜릿으로부터’에서 연도별 가나초콜릿 패키지를 전시하고 있다. /사진=이유리 기자
“제품이 아니라 예술품을 만들어 주시오.”
1975년 고(故) 신격호 롯데 창업주의 이 한마디 철학에서 출발한 제품이 있다. 단순한 간식을 넘어 사람들의 기억과 감정을 담은 ‘작품’이 되기를 바랐던 그 초콜릿은 이후 한국인의 일상 속에 깊이 스며들었다. 바로 롯데의 대표 브랜드 '가나초콜릿'이다.
지난달 30일 롯데웰푸드는 가나초콜릿 출시 50주년을 기념해 특별전 ‘아뜰리에 가나: since 1975 – 행복은 초콜릿으로부터’를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개막했다. 반세기가 흐른 지금, 가나초콜릿은 그 시작과 여정을 예술로 풀어낸 전시를 통해 대중과 만나고 있다. 전시는 6월29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창업주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가나초콜릿은 ‘가나 마일드 쵸코렡’과 ‘가나 밀크 쵸코렡’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 창업주는 스위스 초콜릿 기술자 막스 브락스를 직접 초청해 공장 설계부터 원료 배합까지 전 과정을 맡기며 최고의 품질을 주문했다.
그 정성은 곧 소비자들의 사랑으로 이어졌다. 가나초콜릿은 2018년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으며, 지난해 기준 누적 판매액 약 1조4000억원, 판매량 68억 갑 이상을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국민 초콜릿’으로 자리매김했다.

입구를 지나자마자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이한 것은 은은하게 퍼지는 초콜릿 향기였다. 단순한 시각적 전시에 그치지 않고, 공간 전체를 향기로 채운 이번 전시는 오감을 자극하며 관람객을 가나초콜릿의 추억 속으로 초대했다.
시작 공간에서는 가나초콜릿의 반세기 역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초콜릿 모양을 본뜬 대형 조형물 위로는 연도별 주요 장면이 담겨있었다. 초기 패키지 디자인부터 시대에 따라 변화한 광고, 제품의 진화 과정까지 촘촘히 정리돼 있다.
전시의 또 다른 특징은 브랜드의 역사를 단순히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예술’을 통해 가나초콜릿의 50년 여정을 재해석했다는 점이다. 국내외 현대미술 작가 5인이 참여해 각자의 언어로 풀어낸 신작 31점이 전시장 곳곳에 배치돼 있다. 관람객은 전시장을 거닐며 초콜릿 특유의 향기와 함께 달콤함, 부드러움, 기억 등 초콜릿이 지닌 감각적 요소들을 시각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초콜릿의 질감에 집중한 김미영 작가는 ‘웻온웻’ 기법을 활용해 마르지 않은 물감 위에 색을 덧입히며 가나초콜릿 특유의 부드럽고 농밀한 텍스처를 캔버스에 담아냈다. 박선기 작가의 설치 작품은 카카오나무 열매에서 출발해 현대인의 일상 속 문화로 자리 잡은 초콜릿을 ‘자연과 인간, 사회를 잇는 상징’으로 형상화했다. 초콜릿이라는 매개를 통해 유기적 연결과 감정의 흐름을 시각화한 작품이다.
전시가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가나초콜릿의 깊고 진한 풍미가 어떻게 완성되는지를 보여주는 제작 공정에 대한 소개가 중심을 이룬다. 롯데는 1996년 국내 초콜릿 업계 최초로 유럽의 전통 초콜릿 제조 기술인 ‘BTC(Better Taste & Color) 공법’을 도입했다. 이는 원재료의 품질을 정교하게 관리하고 맛과 색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고도화된 생산 시스템이다.
영상 속에는 원두가 입고되는 순간부터 초콜릿이 완성되기까지의 전 과정이 담겨 있다. 원두 분쇄와 로스팅, 카카오매스 추출, 재료 혼합을 거쳐 마이크로 그라인딩, 콘칭, 템퍼링, 포장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제작 과정이 생생하게 구현된다.
최근 가나초콜릿은 단순한 간식을 넘어 디저트 브랜드로서의 입지 강화에 나서고 있다. 2023년에는 더 깊고 진한 카카오 풍미를 담은 상위 브랜드 ‘프리미엄 가나’를 론칭하며 제품 라인업을 확장했다. 기존의 일상적인 초콜릿을 넘어 다양한 미각과 감성을 만족시키는 프리미엄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낸 것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가나초콜릿 50주년을 맞아 브랜드가 쌓아온 유산을 다음 세대와 공유하고 예술을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며 "앞으로 가나가 사랑받는 브랜드로 문화적·사회적 영역에서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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