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소리 나는 길거리음식 Worst 5
여러분은 어느 쪽을 선택했는가? 만약 후자를 선택했다면 굳이 이 글을 읽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전자를 선택했다면 이 글을 꼭 정독하길 바란다. 왜냐고? 당신을 소돔과 고모라로부터 탈출시켜 줄 구원줄이니까...
알고 보면 萬惡(만악)의 근원, 길거리 음식들
한때 필자가 불금을 즐기던 건대입구역 2번 출구 방향은 길거리음식으로 유명한 곳이다. 떡볶이, 순대류는 물론이고 핫도그, 닭강정, 고로케, 꽈배기 그리고 23년 길거리 음식의 장원영인 탕후루까지 없는 것이 없는 길거리음식 뷔페다. 그런데 나이 들고 다시 보니 이곳은 소돔과 고모라였다. 온갖 자극적인 맛이 난무하는 이곳에서 건강은 사라진지 오래고, 자신의 몸과 외모를 타락시키는 가엾은 영혼들만 가득했다.
이런 소돔과 고모라는 건대입구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종로에도 있고 강남에도 있고, 길거리 음식이 모여 있는 모든 곳이 소돔과 고모라다. 그중 우리가 반드시 피해야 할 절대악 같은 음식들이 있다. 이들을 멀리해야 내 머리카락과 치아, 그나마 얼마 안 남은 비주얼이 지켜진다.
자. 서두가 길었다. 지금부터는 내 안의 그녀석과 혈투를 벌이며... 어쩌면 당연할 독자들의 거친 저항을 상상하며 길거리음식 Worst(워스트) 5를 공개한다.
Worst 1. 길거리 음식계의 꽃뱀, 탕후루
화려하고 예쁘장한 비주얼에 속지말자. 탕후루는 요물이다. 잘 알려졌다시피 탕후루는 딸기, 귤, 키위 같은 과일 표면에 설탕 끓인 물을 시럽처럼 발라서 만든 간식인데, 쉽게 보고 물었다가는 치아가 깨질 수 있다.특히 치아가 약한 10대 학생들이 탕후루를 먹다가 치아파절이 생겨서 병원을 찾은 사례가 많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단단한 표면이 녹기 시작하면 탕후루의 끈적한 설탕 시럽은 치아 사이에 남아 충치를 유발하고, 심할 경우 금니나 임플란트에 붙어서 장치를 손상시킬 수 있다. 달콤함으로 상대의 정신을 쏙 빼놓고 데미지를 입히는 수법이 영락 없는 꽃뱀. 탕후루에 당하면 남는 건 극심한 치통과 어마어마한 치료비뿐이니 예쁜 모습과 달콤함에 속아서 탕후루에게 넘어가지 말자.
Worst 2. 길거리 음식계의 일진, 튀김
튀김은 태생부터 행실까지 모든 게 일진이다. 짭짤한 맛을 내기 위해 염지 과정을 거치며 나트륨이 첨가되고, 혈당을 높이는 탄수화물로 옷을 입는다. 여기에 클라이막스인 기름이 가해지면서 혈액 속 중성지방과 콜레스트롤을 자극한다. 당연히 살이 찌고, 신진대사도 원활하지 않아 소화도 잘 안 되고, 매사에 짜증만 나고, 피부에는 피지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그나마 노멀 수준이던 비주얼이 급 못생김화 되어간다.
가장 큰 문제는 탈모다. 콜레스트롤과 중성지방이 증가하면 혈액이 끈적해지고 혈전이 만들어지는데, 이는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우리 몸 곳곳에 영양분이 공급되는 것을 막는다. 당연히 영양분이 두피로 가는 길도 막아서 모근이 힘을 잃고 결국 머리카락이 빠지는 탈모를 초래하게 된다. 매우 높은 확률로.
머리카락이 있어야 소개팅도 하고,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는데... 미래를 짓밟는 일진 같은 튀김에게 눈길도 주지 말자.
Worst 3. 길거리 음식계의 사기꾼, 호떡
호떡, 붕어빵, 국화빵, 호빵, 찐빵 등 서정적인 감성을 선사하는 음식들은 알고 보면 사기꾼이다. 가성비 좋은 서민 대표 간식으로 자리한 이들은 앞에서는 서민의 출출함을 달래주는 정 넘치는 국밥집 아줌마 같은 얼굴을 하고선 뒤에서는 밸런스 붕괴된 탄탄지로 건강까지 붕괴시킨다.
그중 설탕으로 속을 만들고, 밀가루로 반죽한 뒤 기름으로 굽는 호떡은 악질 사기꾼이다. 높은 당과 탄수화물, 기름은 노화의 지름길이며 이는 피부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호떡을 즐겨먹는 사람이라면 거울을 보자. 썩은 낯빛에 굉장히 피곤해 보이는 얼굴과 주름이 보이지 않는가? 이게 다 호떡 때문이다.
꽈배기랑 찹쌀 도넛도 똑같다. 밀가루로 반죽해 튀기고 설탕으로 X칠을 했다. 이런 사기꾼들은 상종도 하지 말자. 나 외에는 누구도 믿으면 안 된다.
Worst 4. 길거리 음식계의 사채꾼, 소시지
소시지는 노점상은 물론 편의점에서도 심심치않게 사먹는 간식이다. 가격도 1,500~2,000원 선으로 나쁘지 않고, 간편하게 요기도 때우고 동물성 단백질도 충전할 수 있어서 간식으로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이놈도 알고 보면 나쁜놈이다. 오죽하면 의사·약사·영양학자 같은 전문가들이 꺼리는 음식 2위(출처: 헬스조선)로 꼽았을까. 소시지는 칼로리가 높아서 살이 찌기 쉽고 트랜스지방과 포화지방 비율이 높아서 각종 성인병을 유발한다. 일부 저가 소시지는 가열 과정에서 PAH 같은 발암 물질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무엇보다 소시지가 나쁜놈인 이유는 가공과정에서 첨가되는 각종 보존제 때문이다. 특히 일부 소시지에 첨가된 인산염은 쫄깃하고 풍미가 넘치는 식감을 만들어내지만 대신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고, 뼛속 칼슘까지 빼앗아서 뼈 건강을 망치고 골다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고작 잠깐 입이 즐겁자고 내 뼈 건강을 담보로 하기에는 타산이 심하게 맞지 않는다.
Worst 5. 길거리 음식계의 나쁜 놈, 타코야키
타코야키는 기원부터 재료, 성분, 가격, 칼로리까지 모든 게 나쁘다. 일단 일본에서 탄생한 음식인 데다 고등동물인 문어를 식자재로 썼다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무슨 멍멍이소리인지 궁금하다면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인 <나의 문어 선생님>을 보라).
재료도 밀가루, 마요네즈에 짠 굴 소스와 설탕이 범벅된 오코노미야키 소스를 사용해 탄수화물, 지방, 당분, 염분까지 안 좋은 성분은 모두 챙겼다. 칼로리도 6~8알이 밥 한 공기를 넘는데, 소스까지 뿌리면 거의 한 끼 식사 수준으로 올라간다. 가장 나쁜 점은 저렴한 척하면서 은근 비싸다는 것이다. 보통 타코야키 6알 가격이 3,000~4,000원 수준인데 낱개로 환산하면 약 500~650원 정도 된다. 치즈볼 크기의 간식 치고는 비싸다. 게다가 타코야키는 특유의 단짠단짠 맛 떄문에 중독성이 강해서 방심했다가는 20알 이상 한 자리에서 해치워 버릴 수 있다. 이럴 바에야 국밥을 먹고 만다.
극락에나 있을 법한 음식들에 혹평을 쏟아내?
바쁜 이들을 위해 정리하자면 이 글을 읽고도 계속 탕후루를 먹는다면, 당신은 꽃뱀인 줄 알면서 정신 못차리는 호구다. 튀김을 먹으면 일진한테 빌붙는 비열한 이진이며, 호떡을 먹으면 사기꾼한테 눈탱이 맞고 다니는 멍청이. 소시지를 먹으면 사채꾼들의 사냥감, 타코야끼를 먹으면 그냥 똑같이 나쁜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음식들을 끊지 못하겠다면 대안을 찾아보자. 담배도 금연초가 있는데, 길거리 음식이라고 금식 푸드가 없겠는가? 우리가 다 준비해놨다(광고 아니다. 진심 아님).
일단 풀무원건강생활 스팀쿡 오리진 AV10C10WA(현재 최저가 168,860원)를 들여놓자. 에어프라이어다. 내부에 설치된 열선과 팬을 사용해 고온으로 가열된 공기를 뿜어 음식의 수분을 뺏다 보니 기름을 쓰지 않아도 음식 표면을 기름에 튀긴 것처럼 바삭하게 만들 수 있다. 물론 맛은 정통 튀김보다 떨어지겠지만 내 소중한 머리카락을 지킨다는데 맛이 좀 떨어지면 어떤가.
탕후루 대신 다미산업 얇게 썰어말린 금귤(현재 최저가 2,570원)같은 디저트는 어떤가? 동결건조 처리로 탕후루와 50% 정도 비슷한 식감을 느낄 수 있고, 과일 본연의 단맛을 자극적인 첨가제 없이 건강하게 섭취할 수 있다. 사기꾼 같은 호떡도 홈메이드 푸드로 충분히 퇴치 가능하다. 밀가루를 쓰지 않고 찹쌀로 반죽한 글루텐프리 냉동 생지, 미파레 찹쌀로 만든 와플(현재 최저가 링크)과 설탕 대신 대체당으로 단맛을 낸 아빠랑 설탕대체 곡물당으로 만든 사과잼(현재 최저가 링크)을 사용하면 집에서도 호떡 수준의 디저트를 맘껏 먹을 수 있다.
그렇다면 타코야끼도? 물론이다. 모노링크 타코야끼볼 1kg(현재 최저가 8,150원)의 만 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푸짐한 양을 즐길 수 있으며 소시지는 프레시지 핑크퐁 아기상어 비엔나 소시지(현재 최저가 8,980원)나 목우촌 아기공룡 둘리 비엔나가 좋아요(현재 최저가 3,190원)을 추천한다. 어린이용 제품은 염분 같은 성분을 최소화해서 어른이 먹는 가공육보다 덜 자극적이다. 길거리 시판 소시지와 달리 성분은 물론 원물, 원산지까지 투명하게 공개돼 있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이토록 무해하니 얼마나 맛있게요~
편집 / 다나와 김주용 jyk@cowave.kr
기획, 글 / 이홍락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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