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코인허브 UAE]두바이에 모인 가상자산 리더들

편지수 2024. 10.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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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개국 1만여명 모인 '블록체인 라이프 2024'
알자로니 CEO "UAE 정부, 디지털화에 집중"
가상자산 시장에 도입된 AI에 대한 우려도
마완 알자로니 두바이 블록체인센터 CEO(최고경영자)가 22~23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블록체인라이프 2024'에서 대담하고 있다. /사진=비즈워치

[두바이=편지수 기자] "당신이 블록체인, 게임 개발자거나 산업에 몸담고 있다면 아랍에미리트(UAE)를 하나의 옵션으로 고려할 수 있을 겁니다."

마완 알자로니 두바이 블록체인센터 CEO(최고경영자)는 22일(현지시간) 두바이 페스티벌 아레나에서 열린 '블록체인 라이프 2024'에 참석해 UAE가 가상자산 허브로 자리하게 된 이유를 묻자 "UAE 정부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는 데 언제나 능동적이고, 이는 세계적 흐름"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라이프는 올해로 5년째를 맞은 글로벌 웹3.0 컨퍼런스다. 총 180개의 전시부스가 참여했으며 120개국으로부터 1만1000명이 참석하는 거대한 블록체인·가상자산 축제로 자리잡았다. UAE 가상자산 규제기관의 주요 인물부터 비트겟, 오케이엑스, 쿠코인 등 가상자산거래소 임원들도 이날 패널로 참여해 블록체인·가상자산 현안과 관련한 대화를 나눴다.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이 지난 2018년 개관한 두바이 블록체인센터는 블록체인 기술 개발자와 기업가를 위한 인큐베이터 거점이다. 알자로니 센터장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UAE 정부는 블록체인 산업이 자리잡는 데 방해가 될 만한 행정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면서 "UAE에 투자하는 회사가 이해하기 쉬운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마가리타 그라즈단스카야 리스팅헬프 부사장, 알리시아 카오 쿠코인 전무이사, 샤메인 림 HTX VIP서비스총괄, 부가 우시 자데 비트겟 COO, 에드윈 청 게이트아이오 UAE 지사장, 이더 씨 빙엑스랩스 투자총괄이 22일 블록체인라이프에 패널로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비즈워치

UAE 정부는 블록체인을 비롯한 신기술을 활용해 종이에 의존하던 상당수 행정 업무를 디지털화했다. 이를 위해 30개에 달하는 행정법률과 규칙조항을 수정했다. 그 결과 모든 주민등록증부터 거주자의 ID마다 스마트칩이 내장됐고, 유형자산을 대부분 디지털 형태로 인지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알자로니 CEO의 설명이다.

그는 "정부가 관리하는 시스템을 통해 게이밍 토큰 발행, 디지털노마드(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생활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 플랫폼 등에서 선두에 설 수 있게 됐다"면서 "여러분이 UAE에 거주한다면 사는 데 필요한 대부분의 서비스는 3개의 어플리케이션으로 모두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이날 나온 패널들도 아부다비의 ADGM(아부다비글로벌마켓), 두바이의 DIFC(두바이금융센터)을 비롯해 UAE에서의 블록체인 사업은 다른 나라에 비해 용이하다고 입을 모았다. 얏 시우 애니모카 브랜즈 CEO는 "실리콘밸리는 IT산업, 밀라노는 패션이라는 공식처럼 UAE는 블록체인·가상자산 산업의 수도라는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시장을 활성화하면서 감시·규제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UAE는 잘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본사를 UAE로 이전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오케이엑스가 그 예다. 라피드 마하스네 오케이엑스 UAE 지역매니저는 "기본적으로 UAE는 (가상자산) 파트너들을 만나고 업무를 지원하기에 매우 수월하다"면서 "블록체인 산업의 수도 역할을 하다보니 마치 핫스팟에 연결되듯, 훌륭한 인재들도 자연스레 흘러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이리나 히버 네오스리갈 변호사, 마완 알자로니 두바이 블록체인센터 CEO, 얏 시우 애니모카브랜즈 회장, 라피드 마하스네 오케이엑스 UAE 매니저가 22일 열린 '블록체인라이프 2024'에서 '웹3.0 에미레이트의 오늘'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사진=비즈워치

중동·북아프리카(MENA) 시장은 가상자산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기도 하다. 체이널리시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중동·북아프리카는 전세계 가상자산 거래량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두바이에서 열린 블록체인라이프 2024에 참여한 가상자산거래소, 투자사 임원들은 이날 가상자산 시장 트렌드의 변화, 투자 전략에 대해 심도 깊은 이야기를 풀어냈다.

특히 가상자산 투자에서 인공지능(AI) 트레이딩봇이 활용되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정보를 이용하는 것과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세르게이 키트로브 젯츠캐피탈 CEO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SNS의 활동이 항상 바람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건 아니다"라며 "본인의 판단과 많은 리서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부가 우시 자데 비트겟 COO(최고운영책임자)는 "AI를 이용한 거래는 하지 말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투자에 있어서 AI는 절대적으로 사람의 능력을 뛰어넘을 수 없고, 올바른 거래를 위해서는 장기적 안목과 시장 패턴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면서 "AI 프로토콜을 활용한 거래는 보조적 수단일지 몰라도, 주요 도구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단기적 투자에만 집중되는 등 과열된 가상자산 시장의 문제를 꼬집기도 했다. 알리카 카오 쿠코인 매니저는 "어떤 투자자들은 단기간에 수익을 얻고자 하는 경향이 있는데, 욕구를 조절하지 못하다보니 사기투자에 연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했다. 자데 COO 또한 "현재 가상자산 시장은 너무나 단기투자 수익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3~5년 후를 기대할 수 있는 수익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편지수 (pj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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