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억 투자받은 대표, 어르신과 요양보호사, 정부 수가 관리하는 '하이케어'를 창업하다

1년간 3백 배 성장한 시니어시장 SaaS를 만들다

리: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진열 대표: 한국시니어연구소 대표 이진열입니다. 창업 2년 만에 110억을 투자받았고, 3가지 사업을 했습니다. 첫째,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께 ‘요양보호사’를 파견해 드리는 방문요양센터 ‘직영’ 사업을 했습니다. 둘째, 고깃집도 처음 열 때 등록부터 온갖 도움이 필요하잖아요. 방문요양센터 창업르 도와드리는 ‘프랜차이즈’를 했고요. 셋째, 어르신, 요양보호사, 정부 수가 등 센터를 관리할 B2B ERP 구독 서비스 ‘하이케어’도 했습니다.

이진열 대표

리: 잘 되고 있나요?

이진열 대표: 다행히 B2B 소프트웨어가 잘되고 있어요. 전국에 센터가 1만 7천 개인데, 지금 10%, 1500개 정도 센터가 저희 고객사입니다. 작년 말 기준 고객사가 50개 정도였어요. 1년 사이에 3,000% 성장한 거죠.

리: 엄청난 성장이군요. 어쩌다 이렇게 성장을?

이진열 대표: 요양센터도 병원이랑 비슷해요. 국가에서 꼼꼼하게 관리하기에, 행정 처리가 굉장히 힘들어요. 그런데 2019년도에 부실기관 퇴출하겠다고 법을 바꾸겠다고까지 했어요. 최근에는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센터가 25억 환수 조치를 받았어요. 깔끔하게 관리하는 대기업도 이런데, 작은 센터들은 어떻겠어요? 몇천만원 떨어지면, 당장 문 닫아야 할 수도 있어요. 센터장님들이 행정 업무 완결성에 대한 노이로제가 엄청나요.

리: 하나하나 다 기록하는 디지털 관리가 필요하겠네요.

이진열 대표: 네. 그런데 다들 정부 사이트 들어가면 답답하잖아요. 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도 마찬가지예요. 센터장님들 나이도 적지 않거든요. 근데 하이케어는 건보가 API를 열지도 않았는데도 공단과 연동이 돼요. 하이케어에 데이터를 넣으면 건보 시스템에서 그대로 적용돼요. 그러다 보니 자연히 하이케어를 쓰게 되는 거죠. 더존도 연동이 잘되니까 다들 쓰잖아요.

하이케어 메인 화면. 국내 유일의 롱텀과 양방향으로 연결되는 기술을 기반으로 센터의 효율적인 운영을 돕고, 환수 걱정을 덜어준다.

리: API를 안 열었는데 상호 연동이 된다고요? 그게 어떻게 가능하죠;;;

이진열 대표: 스타크래프트 까만 맵에서 하나씩 가보면서 여기 막혀있네 여기도 막혀있네… 어, 여긴 되네? 이 짓을 4년 동안 한 거죠. 저는 이게 스타트업에 맞는 일이라 생각해요. 돈으로는 따라잡을 수 없죠. 대기업 직원들한테 이거 뚫는 거 하나하나 다 해봐라 하면 누가 하겠어요. 대신 한번 이걸 잘 구축해 두면 남들이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이 되는 거죠.


가장 힘든 ‘고객 유치’와 ‘구인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 준다

리: 그럼 하이케어는 센터 행정업무를 지원하는 툴인가요?

이진열 대표: 네. 근데 ERP의 장점이 한번 들어가면 계속해서 확장이 가능하잖아요? 더존도 세무회계 용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온갖 걸 다 해줘요. 마찬가지로 하이케어도 ‘센터에 필요한 모든 기능’으로 확장하고 있어요. 센터가 가장 힘든 게 두 가지예요. 1) 어르신 상담 연결 2) 요양보호사 구인.

리: 어느 회사나 같군요. 하나는 고객 유치, 또 하나는 직원 구인.

이진열 대표: 맞습니다. 대부분 센터는 입소문으로 어르신을 모셔요. ‘그 동네’에 계시는 어르신이 아니면 어차피 받을 수 없으니 알음알음 오는 거죠. 근데 아는 사람 소개는 한계가 있잖아요. 디지털마케팅은 하려면 어렵고, 요즘 경쟁이 치열해서 단가도 되게 비싸요. 그런데 저희가 지역 내 어르신 상담을 잡아드리는 거죠. 어르신 한 분 모시면 센터 이익이 200만원이 넘어요. 센터 입장에서는 너무 좋은 일이죠.

국내 요양기관별 이익 구조

리: 그걸 공짜로 연결해 드리지는 않을 거고, 얼마를 받나요?

이진열 대표: ‘스마일시니어’라고 연 230만원을 받습니다. 그래도 다들 좋아해요. 2명만 연결돼도 무조건 이익이니까요. 행여나 그 지역에 ‘스마일시니어’를 쓰는 센터가 꽉 차 있다. 그러면 ERP ‘하이케어’ 고객님들께 연락드리죠. 이거 연 230만원 연결 프로그램인데 지금 케파가 없어서 한번 상담 연결해 드릴게요. 그리고 어르신이 센터와 계약하면 또 연락을 드리죠. 한번 유료로 써보시겠어요? 그러면 거의 오케이하세요.

리: 오, 좋은 파이프라인이네요. 요양보호사 구인은 어떤가요?

이진열 대표: 가뜩이나 요양보호사 수도 부족한데, 이분들 나이도 많고 일이 많이 힘들어서 잘 그만둡니다. 그럴 때마다 사람을 채워야 하죠. 문제는, 일할 요양보호사님들의 연락처를 구하는 것도 힘든데 그분이 오전에 근무가 가능한지, 남자어르신 케어는 할 의향이 있는지 등의 데이터가 부재해요. 그런데 요보사랑은 약 3만명의 요양보호사님이 원하는 일자리 조건을 등록해 놓고 알림을 받아보고 있거든요. 그래서 구인 확률이 높은 요양보호사님들께만 연락드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요양보호사 구인구직 앱 '요보사랑'. 조건에 맞고 가까운 요양보호사 일자리를 소개해 준다.

리: 오, 그러면 사람 구하고 건보에 등록하는 행정절차도 확 줄어들겠군요.

이진열 대표: 네. 그리고 요보사랑에 등록된 요양보호사님은 3만명 정도인데, 하이케어에서 관리하는 요양보호사님은 10만명이 넘거든요. 하이케어는 이분들 스케줄도 알고 있어서, 빈 시간대에 매칭이 용이해요. 그래서 요보사랑으로 구인하는 김에, 하이케어도 쓰고 그렇게 밸류체인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스마일시니어’나 ‘하이케어’를 쓰면 구인 쿠폰을 드리는 식으로 유인하고 있고요.


차별이 힘든 사업영역을 버리고 선택과 집중을 택하다

리: 훌륭하십니다. 그럼 직영과 프랜차이즈는 어떻게 됐나요?

이진열 대표: 선택과 집중을 위해 매각하고 정리했습니다. 직영과 프랜차이즈는 사업이 커질수록 비용도 같이 커지잖아요? 이런 건 스타트업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생각해요. 돈과 시간이 많이 필요한 업이라면, 그건 큰 회사들이 더 잘하겠죠. 스타트업은 부족한 돈과 시간을, 기술이나 다른 무언가로 극복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이를 기반으로 따라올 수 없는 격차를 만드는 게 맞다고 봅니다. SW가 그 해답이라 생각했어요.

과거 개인사업자 시절 열심히 일하던 이진열 대표

리: 근데 님 직영과 프랜차이즈는 왜 했습니까;;;

이진열 대표: 그때는 직영, 프랜차이즈가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르신 한 분 모시면 200만원 정도 남는다 했잖아요. 30명 정도만 모셔도 BEP는 넘겠다… 그 생각으로 직영과 프랜차이즈를 늘렸죠. 근데 돈이 들어오기는 하는데 많이 남지는 않아요. 센터는 더 늘려야 하니 투자는 계속 받아야 하고요. 그때 깨달았죠. 우리가 시장을 잘못 봤구나.

리: 시장을 잘못 봤다?

이진열 대표: 저희가 시작한 지 2년 만에 110억을 투자받았잖아요. 저희 경쟁사들도 다들 백억 단위 투자 받았어요. ‘시장’이 너무 좋아 보여서 가능했어요. 누가 봐도 실버산업은 커질 거잖아요. 노인 인구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으니까요. 요양보호업도 당연히 커집니다. 사람이 늙으면 거동이 힘들어지니까요. 문제는 센터도 같이 늘어나요. 이미 한국의 방문요양센터는 과공급 상황이에요. 실버산업은 커지겠지만, 방문요양센터는 돈을 벌기 힘든 거죠.

요양 기관의 전반적인 비즈니스 도식

리: 과공급? 센터가 너무 많다?

이진열 대표: 네. 센터 차리려는 사람이 정말 많아요. 요양센터가 5평 사무실 임대료 외에 원가 들어가는 게 거의 없어요. 창업비용 월 2천 정도에 순이익은 350 정도죠. 근데 작은 커피 프랜차이즈가 창업비 1억, 순이익 350 정도예요. 이익은 비슷한데 센터가 초기비용은 적고 안정적이죠. 그래서 은퇴자들이 많이 뛰어들어요. 거기에 내년에는 금융기업들이 다수 뛰어들 예정이에요. 이미 KB가 하고 있는데 신한은 확정, 다른 금융그룹도 내년에 몇 시작할 거예요.

벌써 금융 대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시작했다.

리: 센터 수를 늘려 규모의 경제를 내는 방법도 있지 않나요?

이진열 대표: 힘듭니다. 병원과 마찬가지로 국가가 가격과 서비스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어요. 어떤 센터든 똑같은 서비스를, 똑같은 금액을 받고 제공해 주고 있어요. 가격과 서비스가 똑같으니, 고객 경험 차이를 만들 게 많지 않아요. 차별화가 안 되면, 시장 평균에 수렴할 수밖에 없다고 봐요. 그러면 박터지게 싸우지 말고 청바지를 파는 거죠. 대기업들이 뛰어들면 더 좋습니다. 그분들은 여러 센터를 운영해야 하니 행정 완결성이 더 중요하고, 저희 서비스를 쓰면 그 문제가 바로 해결돼죠.

24년도 수가는 이미 결정된 상황이다.


금광 캐는 경쟁보다 청바지를 파는 게 스타트업의 길

리: 앞으로도 센터는 계속 힘들다고 보세요?

이진열 대표: 요즘 만 65세 정도는 정정하시거든요. 보통은 만 73세부터 아파요. 베이비붐 세대인 58년 개띠 분들이 아직 거동이 불편할 나이가 아닌 거죠. 그래서 2030년부터 괜찮아질 거라고 봐요. 그런데 스타트업이 이걸 보고 7년 기다려야 하냐, 저희는 아니라고 본 거죠. 반대로 센터는 계속 늘어날 거예요. 그렇다면 센터 대상 B2B 사업이 가장 ‘시장’이 좋다고 봤어요. 금광 캐는 시대에 청바지를 파는 거죠.

현재 예측되는 요양기관당 케어 어르신 수

리: 하지만 금광이 초대박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이진열 대표: 저희가 일본의 SMS 그룹이라는 B2B SW 회사를 벤치마킹하고 있어요. 한국과 일본이 요양보호 시스템이 거의 동일해요. 근데 지금 이 시장에서 일본 시가총액 1위가 SMS입니다. 저희와 모델이 거의 동일해요. ERP 사스, 보호사 구인구직, 고객 상담 연결, 이걸로 시가총액 2.5조를 찍고 있어요. 영업이익률이 15%씩 납니다. 반면 니치이학관, 츠쿠이홀딩스라는 오프라인 회사는 매출은 훨씬 큰데 PSR 배수가 1밖에 안 돼요. 영업이익률은 3% 수준에 불과하고요.

SMS그룹의 현재 시가총액
SMS그룹과 한국시니어연구소 비교. 여러모로 흡사한 구석이 많다.

리: 말이 되네요. 뒤져보니 더존도 영업이익률이 20% 정도 되네요.

이진열 대표: 네. 일본은 한국과 같은 문제를 훨씬 먼저 겪었던 거죠. 1) 국가와 관련된 행정문제, 2) 어르신들의 상담을 받는 고객 유치, 3) 요양보호사 구인, 이 문제를 해결한 일본 SMS 그룹과 저희 모델이 비슷해요. 여기가 이쪽 업계 커뮤니티로 인기를 끈 후, 그 DB를 바탕으로 구인 서비스를 해서 제이커브를 그렸거든요. 저희도 지금 국내 1위 커뮤니티 ‘실무카페’를 인수 후 운영하고 있어요. 회원 수가 12만 명이 넘고, 월 20만명 넘게 들어와요. 여기에 ERP와 구인 서비스를 통해, 요양보호사 DB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어요.

현재 한국시니어연구소에서 운영 중인 실무카페. 관련 커뮤니티 중 가장 규모가 크고 활발한 활동을 자랑한다.

리: 요양보호사 구하는 문제도 큰가 보네요.

이진열 대표: 네. 부족해도 너무 부족해요. 2030년대가 되면 우리나라 요양보호사 부족분이 11만 명이 넘어가요. 그때부터 센터들은 요양보호사가 없어 난리일 겁니다. 법적으로 줄 수 있는 돈이 정해져 있으니, 돈 많이 준다고 쓸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 요양보호사 DB를 가진 곳이 돈이 되겠죠. 일본과 한국의 시스템이나 인구구조가 거의 동일해서 이렇게 갈 수밖에 없다고 봐요.

리: 어찌 보면 B2B SW 쪽이 더 수익모델을 다양화할 수 있군요.

이진열 대표: 맞습니다. 심지어 저희는 커머스 사업이 매출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요. 요양 등급을 받으면 인력 파견과 마찬가지로 ‘복지용구’도 별도 수가를 받아요. 정부지원을 통해 성인용보행기 등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거죠. 저희에게 보호자 상담이 들어오면 요양보호사 파견은 근처 지역 센터를 연결해 드리고, 커머스는 저희가 직접 상담해 드리고 제품을 팔아요. 그렇게 저희는 양쪽 루트 모두에서 수익을 올리죠.

한국시니어연구소에서 활용 중인 복지용구. 이 분야에서도 추가 수익을 올린다.


투입비용이 큰 오프라인과 달리 안정적 성장과 비용 통제가 가능한 SaaS

리: 근데 님도 처음에 직영, 프랜차이즈 했잖아요? 그때는 왜 한 거죠?

이진열 대표: 저희가 시작할 때는 디지털 마케팅하는 곳이 많지 않고 단가도 낮았죠. 어르신이 지방에 있어 요양보호사를 못 보내고 상담 요청 DB를 날려도 괜찮았어요. 지금은 다들 디지털 마케팅을 하고, 광고비도 엄청 올랐잖아요. 이제는 그 DB를 날려서는 돈을 벌기 힘들어요. 그래서 경쟁사들은 오프라인 센터를 늘려서 더 많은 지역을 커버하려 한 거고, 저희는 치열한 B2B 소프트웨어 사업을 선택한 거죠.

리: 어떻게 보면 과잉 경쟁에서 한발 물러난 거군요.

이진열 대표: 맞습니다. 저희는 경쟁하고 싶지 않아요. 이미 센터 운영에는 훌륭한 스타트업, 기존 오프라인 강자 중견기업과 대기업이 뛰어들었어요. 그러면 돈을 어디에 쓸까?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그들을 위한 SW를 만드는 ‘금광에서 청바지 팔기’를 한 거죠. 다행히 저희가 4년간 온갖 삽질을 해대서, 이 분야에서는 누구도 저희를 따라오지 못한다 자신해요. 최근 올라오는 지표가 그걸 보여주고 있고요.

실무카페에 올라온 하이케어 리뷰글. 이 정도면 거의 간증…

리: 그래도 투자를 받으려면 오프라인 확장이 좋지 않나요. 우선 매출과 거래액이 엄청나게 뛰니…

이진열 대표: 저는 ‘실버 시장’만큼이나 ‘자금 시장’을 바라볼 때 지금은 공격적인 확장은 안 하는 게 좋다고 봐요. 쿠팡처럼 대박 나려면 자금이 계속 유입돼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시장이 아니잖아요. 설사 투자금이 들어온다. 요즘 코스닥 상장하는 스타트업 시총이 1천억 언저리예요. 이 말은 밸류가 1천억 언저리면 이후 투자도 상장도 굉장히 난감하단 거예요. 저는 다음 스텝을 위해서라도 많은 투자금보다는 안정적인 구조가 중요하다 생각했어요.

리: 일단 SW는 직영과 달리 차릴 때마다 수억씩 들어가지 않는 건 좋네요.

이진열 대표: 네. 답을 알고서도 오프라인 정리를 미뤘던 게… 저도 그렇지만 같이 힘쓴 분들께 너무 미안해서 미적거린 시간이 길었죠. 그런데 막상 집중하니 회사에 활력이 생겨요. 당장 저희 서비스를 사용하는 곳이 1년 전 50곳에서 1년 만에 1500곳으로 늘었어요. 그러면서 비용은 작년 이맘때 대비 1/5 정도로 줄였어요. 일단 줄이니까 집중이 되고, 그러니까 지표가 올라가는 선순환을 그린 거죠.

리: 그래도 투자금이 많이 들어오면 존버의 여력은 커지잖아요.

이진열 대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크게 망해보고 깨달은 게 ‘창업자의 DNA와 경영자의 DNA는 다르다’는 거예요. 훌륭한 창업자들한테 돈을 계속 쥐어주잖아요? 창업자는 새로운 일을 허슬하게 시작하는 걸 잘하다보니, 돈이 있으면 집중하기보다 계속 새로운 기회를 찾아요. 핵심 제품이 잘 동작하지도 않는데, 또 연관제품을 만드는 거죠. 저는 요즘 의식적으로 경영자의 시각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고요. 뭐든 팔리는 제품을 만들고, 시장에서 잘 작동하게 집중하는 거죠.


빠른 고령화 시장에 발맞춰 함께 성장할 것

리: 앞으로의 목표는 어떻게 되나요?

이진열 대표: 우선 올해 전체 고객 1500개사, 프리미엄 스마일시니어 150개를 찍었는데요. 이게 사실상 반년 동안 이룬 성과예요. 내년에는 3000개, 500개 찍는 게 저희 목표예요. 그렇게 월매출이 SW로만 2억, 커머스로도 2억을 좀 넘으려 합니다. 2000개, 300개만 돼도 BEP는 충분할 거라고 봐요.

리: 요즘 불경기인데 영향은 좀 없나요?

이진열 대표: 투자받기 힘든 건 저희도 마찬가지고, 저희 쪽 시장은 굉장히 좋다고 봐야죠. 저희가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청바지를 판다고 했잖아요. 근데 좀 더 좋은 비유는 흔히들 비교하는 ‘비타민’이 아닌 ‘없으면 안 되는 페인 킬러’라고 봐요. 저희 ERP는 ‘안 쓰면 무조건 손해’에 가까워요. 행정 처리 잘못하면 과징금 수천만원 맞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 지금 저희 고객사 해지율이 1%가 안 돼요. 그리고 이걸 기반으로 계속해서 다른 상품을 팔 수 있는 거죠.

리: 다른 상품이라 함은 아까 이야기한 1) 상담 연결 2) 요양보호사 구인 3) 커머스인가요?

이진열 대표: 네. 지금 상담 연결을 연 230만원을 받고 있는데, 연평균 2명 어르신만 연결해 드려도 센터 입장에서는 이익이거든요. 그래서 4명 이상 상담연결이 일어날 때마다 추가 과금도 고려하고 있어요. 또 지금 기장 서비스 관련 서비스도 테스트 중이에요. 일반적인 회사 기장과 좀 달라요. 지자체에 보고하는 특수성이 있거든요. 지금은 파트너사에 일을 드리면서 일부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부가서비스를 계속 늘려나갈 수 있는 거죠.

리: 그밖에 다른 서비스 확장도 고려 중이신가요?

이진열 대표: 지금은 저희가 작은 요양보호센터 쪽 시장만 공략 중이지만, 흔히들 ‘노인 유치원’이라 하는 주간보호센터나 요양원 쪽 SW도 개발 중이에요. 그쪽은 이용하는 어르신 수는 적지만, 대신 어르신 당 LTV가 3~10배 정도 더 높거든요. 방문요양센터는 월에 매출 총이익이 13.4만 원 정도인데, 주간보호센터는 40만 원 정도, 요양원은 60만원 넘어요. 그만큼 비싸게 과금할 수 있는 거죠. 내년 1분기부터 이쪽 사업도 시작할 계획인데, 그러면 또 매출이 훨씬 높아질 수 있겠죠.

리: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 드립니다.

이진열 대표: 2023년 한 해는 회사의 뼛속 깊은 곳부터 구조를 모두 바꾸어 왔던 한 해였습니다. 일본과 한국의 인구구조, 요양산업의 모든 데이터를 다시 살펴보며, 비전과 전략을 처음부터 검토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핵심 사업 중 일부를 매각하는 결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저희는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치는데요. 시장 상황이 너무나도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고 있고, 그와 함께 요양산업이 성장하는 건 자명합니다. 이미 대기업, 중견기업이 진출하며 돈이 더 몰리고 있지요. 저희는 금광을 직접 캐기보다, 옆에서 청바지를 파는 게 높은 수익과 해자를 만드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이미 금광을 잘 캐왔던 저희이기에, 금광을 캐기 위해 뛰어드는 사람들의 상황과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요. 4년간 저희만 깊게 파고든 B2B SW로 경쟁 없이 이 시장을 독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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