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하청업체 기술자료 유출’ HD한국조선해양 “죄질 매우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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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업체의 기술자료를 경쟁 하청업체에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구 현대중공업)이 대법원에서 벌금형이 확정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HD한국조선해양 직원이 품질관리를 이유로 피스톤 제조의 세부 작업방법 등에 관한 노하우가 담긴 작업표준서를 불합리하게 요구해 제공받았고 다른 직원도 피스톤 공급처를 이원화하는 과정에서 피해 회사의 기술자료를 경쟁업체에 건네줬다"며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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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하도급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HD한국조선해양에 대해 벌금 2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9월 12일 확정했다. 하도급업체에 기술자료를 요구한 혐의를 받는 이 회사 직원 한모 씨, 해당 자료를 경쟁업체에 제공한 김모 씨에게는 각각 벌금 100만 원에 집행유예 1년, 벌금 500만 원에 집행유예 1년을 확정했다.
HD한국조선해양 직원들은 현대중공업 시절인 2014년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자 원가 절감 방안으로 일부 품목 하청업체를 이원화하기로 계획했다. 이들은 기존 하청업체였던 A 사에 피스톤(엔진에 쓰이는 필수부품) 개발과 관련한 검사표준서, 검사성적서, 관리계획서 등을 요구한 뒤 이를 경쟁업체인 B 사에 넘겼다. 이후 HD한국조선해양은 A 사를 압박해 피스톤 가격 11%를 인하했고, 2016년엔 A 사와 거래를 끊고 거래 업체를 아예 B 사로 변경했다.
쟁점은 HD한국조선해양 직원들이 넘긴 자료가 기술자료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하도급법에 따르면 기술자료란 '상당한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된 제조·수리·시공 또는 용역 수행 방법에 관한 자료' 등으로 경제적 유용성과 비밀관리성을 충족해야 한다. 1심과 2심 모두 HD한국조선해양이 B 사에 유출한 자료가 기술자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HD한국조선해양 직원이 품질관리를 이유로 피스톤 제조의 세부 작업방법 등에 관한 노하우가 담긴 작업표준서를 불합리하게 요구해 제공받았고 다른 직원도 피스톤 공급처를 이원화하는 과정에서 피해 회사의 기술자료를 경쟁업체에 건네줬다"며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항소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해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윤채원 기자 yc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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