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세이드 긴장하라” 기아 텔루라이드, 미쳤다

3월 10일 공개된 2세대 기아 텔루라이드는 한마디로 “패밀리 SUV의 판을 다시 짠 차”에 가깝다. 기존 텔루라이드가 넓은 실내와 듬직한 비율로 사랑받았다면, 이번 신형은 그 강점을 그대로 끌고 가면서도 디자인을 더 각지고 강하게 다듬었고, 여기에 브랜드 최초의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까지 더했다. 3월 23일 공개된 후속 캠페인에서도 기아는 이 차를 가족의 장거리 이동, 야외 활동, 일상 편의까지 모두 아우르는 차로 전면 배치했다. 요즘 아빠들이 패밀리카에서 원하는 건 단순히 “큰 차”가 아니라 연비, 공간, 승차감, 견인력, 그리고 존재감인데, 신형 텔루라이드는 그 체크리스트를 상당히 정교하게 맞춰 들어온다. Kia MediaKia Media

기아 텔루라이드 X-Pro 외관

기아 텔루라이드 X-Pro / 사진=기아

겉모습부터 반응이 나올 만하다. 전면은 넓고 반듯한 후드 위에 수직형 램프 그래픽을 세워 대형 SUV 특유의 위압감을 극대화했고, 고광택 그릴과 다이아몬드 면을 닮은 펜더 조형, 위로 치켜올린 캐릭터 라인으로 차체가 실제보다 더 길고 단단해 보이도록 만들었다. 특히 플러시 도어 핸들과 정리된 측면 면처리는 이전 세대보다 훨씬 현대적이다. 숫자도 달라졌다. 휠베이스는 116.9인치, 전체 길이는 199.2인치로 각각 2.7인치, 2.3인치 늘었다. 가족용 SUV에서 이 변화는 그냥 제원표의 숫자가 아니라 2열과 3열의 체감 여유, 유모차와 캠핑 장비를 싣는 적재 스트레스, 장거리 여행 때의 피로도 차이로 이어진다. 비주얼은 더 강해졌는데 공기저항계수는 비 X-Pro 기준 0.30까지 낮춘 점도 눈에 띈다. Kia Media

실내는 “아빠들 무조건 사지”라는 말이 왜 나오는지 보여주는 핵심 포인트다. 대시보드는 곡선형 랩어라운드 구조로 정리했고, 12.3인치 듀얼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를 중심에 놓아 시인성과 고급감을 동시에 챙겼다. 1열 릴랙세이션 시트와 에르고 모션 운전석, 메모리 기능이 들어간 전동 틸트·텔레스코픽 스티어링 휠, 2열 통풍·열선 독립 시트, 3열 열선 시트, 듀얼 무선충전 패드, 다수의 USB-C 포트까지 넣었다. 여기에 14스피커 메리디안 오디오, 디지털 키 2.0, OTA 업데이트, 생성형 AI 음성 비서, 디즈니+·넷플릭스·유튜브 스트리밍 기능까지 더했다. 그냥 넓은 SUV가 아니라, 이동하는 거실과 이동하는 디지털 라운지를 한 차 안에 묶은 셈이다. 아이들이 2열에 앉고 부모가 1열에서 장거리 운전을 하는 실제 패밀리카 환경을 꽤 치밀하게 읽었다는 뜻이다. Kia Media

기아 텔루라이드 X-Pro 실내

기아 텔루라이드 X-Pro / 사진=기아

가장 큰 반전은 파워트레인이다. 가솔린만 고르던 차가 아니다. 기본 2.5리터 터보 가솔린은 274마력, 311lb-ft의 토크를 내고, 처음 추가된 2.5리터 터보 하이브리드는 329마력, 339lb-ft를 낸다. 하이브리드 EX FWD 기준 복합연비는 EPA 35mpg, 총 주행거리는 637마일이다. 장거리 가족 여행을 자주 다니는 소비자 입장에선 연료비 부담과 주유 스트레스를 동시에 줄이는 수치다. 견인 성능도 가족용 SUV답다. 가솔린은 최대 5,000파운드, 하이브리드는 최대 4,500파운드까지 견인할 수 있다. 보트, 소형 트레일러, 자전거 캐리어, 주말 레저 장비까지 고려하는 북미형 패밀리 SUV의 문법을 정확히 따른다. 적재공간 역시 최대 89.3입방피트, 2열을 세운 상태에서도 48.7입방피트를 확보해 숫자만 봐도 체급이 선명하다. Kia Media

여기에 X-Pro 트림은 “패밀리 SUV가 꼭 얌전할 필요 있나?”라는 질문에 정면으로 답한다. 9.1인치 지상고, 전용 서스펜션, 전자식 차동제한장치, 올터레인 타이어, 전·후방 리커버리 포인트, 지면을 보여주는 그라운드 뷰 모니터, 피치·롤·조향각 표시까지 넣었다. 중요한 건 이 구성이 오프로더 놀이용 장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아는 X-Pro를 거친 야외 활동에도 대응하면서, 나머지 1년 내내 가족차로 쓰는 데 부족함 없는 모델로 정의했다. 캠핑장 진입로, 눈길, 젖은 비포장 구간, 짐이 가득 실린 상태의 장거리 이동 같은 실제 생활형 시나리오에서 힘을 발휘하는 세팅이다. Kia Media

기아 텔루라이드 X-Pro 주행

기아 텔루라이드 X-Pro / 사진=기아

경쟁 모델과 놓고 보면 더 흥미롭다. 같은 현대차그룹의 현대 팰리세이드는 2026년형에서 287마력 V6와 329마력·339lb-ft 하이브리드, 최대 5,000파운드 견인, 12.3인치 듀얼 디스플레이, 64색 앰비언트 라이트, 1·2열 릴랙세이션 시트 등으로 상품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신형 텔루라이드는 하이브리드 출력 수치에서 팰리세이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X-Pro의 9.1인치 지상고와 4,500파운드 하이브리드 견인력으로 좀 더 레저 지향적인 캐릭터를 선명하게 세웠다. 혼다 파일럿은 최대 8인승, 285마력 V6, 최대 5,000파운드 견인, 캐빈토크와 3존 공조 같은 가족 친화 기능이 강점이지만, 하이브리드 선택지가 없고 토크와 연비의 최신 트렌드 대응에서는 텔루라이드가 한발 앞선다. 결국 “넓고 편한 3열 SUV”라는 공통분모 안에서도, 텔루라이드는 더 강한 디자인과 하이브리드 효율, 오프로드 감성까지 한 번에 움켜쥔 쪽에 가깝다. Hyundai NewsHonda AutomobilesKia Media

결국 이번 텔루라이드의 핵심은 “크게 바뀌었다”가 아니다. 가족차가 왜 지금 다시 SUV로 몰리는지, 그 이유를 정답처럼 정리해 보여줬다는 데 있다. 각진 외관은 존재감을 챙기고, 실내는 한 단계 위의 거주성을 확보했으며, 하이브리드는 성능과 효율을 모두 잡았다. 거기에 X-Pro는 요즘 아빠들이 좋아하는 아웃도어 감성까지 얹었다. 디자인만 요란하고 숫자가 빈약한 신차가 아니라, 디자인이 바뀐 이유가 숫자로 증명되는 차다. 이런 변화라면 “이렇게 바뀌면 아빠들 무조건 사지”라는 말, 이번엔 과장이 아니다. Kia MediaKia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