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피곤한데 특별한 이유는 없고, 몸 여기저기가 뻐근하거나 잔병치레가 계속된다면 ‘만성염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성염증은 초기에는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몸에 해로운 영향을 누적시키며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됩니다. 대표적으로는 심혈관 질환, 당뇨병, 암, 알츠하이머, 우울증까지도 만성염증과 연관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이러한 만성염증을 완화하는 데 주목받고 있는 천연 성분이 바로 ‘커큐민(Curcumin)’입니다. 커큐민은 강황(Turmeric)에 들어 있는 주요 성분으로, 강력한 항염 작용과 항산화 기능이 입증된 물질입니다. 특히 서양에서는 커큐민이 포함된 보충제가 항염, 항암 목적의 건강식품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커큐민은 흡수율이 매우 낮습니다
아무리 좋은 성분이라도 체내에 흡수되지 않으면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커큐민은 소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고 대부분 배출되기 때문에, 그대로 섭취하면 체내에서 그리 큰 효능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커큐민을 효과적으로 섭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행히도, 흡수율을 높이는 몇 가지 방법이 연구를 통해 확인되어 있습니다.
1. 후추(피페린)와 함께 섭취하기
가장 널리 알려진 방법은 바로 후추와 함께 먹는 것입니다. 후추에는 피페린(Piperine)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은 커큐민의 흡수를 최대 2000%까지 증가시켜주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건강보조식품에서도 ‘커큐민 + 피페린’ 조합이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리 시에도 커큐민 가루(강황가루)를 사용할 때 후추를 함께 넣는 것만으로 흡수율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2. 지방과 함께 섭취하기
커큐민은 지용성 성분입니다. 즉, 물보다는 지방과 함께 섭취할 때 체내 흡수가 더 잘 됩니다. 따라서 식사 중에 커큐민을 섭취하거나, 견과류, 아보카도, 올리브오일 등 건강한 지방이 포함된 음식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도의 전통 음료인 ‘골든밀크’는 강황과 우유(또는 식물성 우유), 후추, 약간의 기름이 함께 들어가 커큐민 흡수에 이상적인 조합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3. 열을 가해 요리하기
강황을 날것으로 섭취하는 것보다는 가열 조리할 경우 커큐민의 생체이용률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특히 기름에 볶거나 조림류에 넣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단, 너무 높은 온도에서는 커큐민 자체가 파괴될 수 있으므로 중간 불에서 천천히 익히는 조리법이 권장됩니다
4. 커큐민 추출 보충제 활용하기
커큐민의 건강 효능을 기대하고 꾸준히 섭취하고 싶다면, 흡수율을 개선한 커큐민 보충제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최근에는 나노 커큐민, 리포좀 커큐민 등 다양한 제형이 출시되어 있으며, 흡수율을 개선한 제품들은 일반 강황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체내 전달됩니다.
커큐민은 만성염증을 줄이고 건강을 지키는 데 매우 유익한 성분입니다. 하지만 흡수율이 낮다는 한계가 있으므로, 후추와 함께 섭취하거나, 지방이 포함된 음식과 함께 조리하는 방식으로 섭취 방법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일의 식탁에서 소량이라도 꾸준히 활용해보시고, 필요시에는 기능성 제품으로 보완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커큐민, 그냥 먹는 것보다 제대로 알고 먹는 것, 그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