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 상당' 자동차 원자재 빼돌린 아진산업 전 직원 중형

류연정 기자

자동차 생산에 사용되는 원자재를 빼돌린 현대자동차 1차 협력 업체 직원과 철강 판매 업체 운영자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방법원 제12형사부(재판장 어재원)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아진산업 직원 A(41)씨에게 징역 12년을, 철강 판매 업체 운영자 B(50)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자동차 원자재인 철판코일 재고 관리 업무를 맡았던 A씨는 전산 프로그램에 재고 내용을 허위로 등록하고 코일을 무단 반출해 B씨에게 넘겼다.

B씨는 넘겨 받은 코일을 다른 업체에 매각하거나 가공한 뒤 아진산업에 재판매했다.

A씨와 B씨의 범행은 2019년 10월부터 약 3년 반 동안 총 841회에 걸쳐 이뤄졌다. 이들이 무단 반출해 처분한 코일은 총 100억원 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은 피해 회사와의 신뢰관계를 저버리는 것일 뿐만 아니라 피해회사들을 비롯한 자동차 납품업체와 종사자들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고 다른 직장인들이나 회사 운영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허탈감을 안겨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 또 피해회사들이 입은 손해가 전부 회복될 가능성이 사실상 희박하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이 사건 범행이 여러 차례 언론에 보도되면서 아진산업의 신용도가 하락했고 주식이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A씨에 대해서는 "수법이나 죄질이 주도면밀하고 매우 대담했다. 횡령한 돈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했고 범행이 적발된 이후 상당한 돈을 현금으로 인출하기도 했다"며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B씨에 대해서는 "잘못을 반성하기 보다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데 급급했다"면서도 피해액 일부를 변제한 점, 가담 정도가 비교적 중하지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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