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86억’ 역대 최고액 日 투수의 대굴욕… 다저스, 돈을 이렇게 썼는데 선발 고민이라니

김태우 기자 2024. 10. 1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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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디에이고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부진하며 다저스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큰 고민을 안긴 야마모토 요시노부
▲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팀의 운명이 달린 디비전시리즈 5차전 선발을 예고하지 않았다. 야마모토가 대기하지만, 여차하면 불펜데이로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밖에 없었던 LA 다저스는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를 경악하게 할 만한 전력 보강을 단행했다. 마치 시장에 헬리콥터가 어마어마한 돈을 그냥 쏟아 붓는 것 같았다.

그렇게 리그 최고의 선수인 오타니 쇼헤이와 10년 총액 7억 달러라는, 북미 4대 스포츠 역사상 단일 계약 최대 금액에 사인했다. 장타력을 갖춘 외야수인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와도 1년 계약을 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선발 로테이션이 문제라고 판단한 다저스는 야마모토 요시노부에 메이저리그 역대 투수 최고액인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약 4386억 원)를 투자했고, 타일러 글래스나우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는 동시에 5년 1억3650만 달러에 연장 계약을 했다.

다저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아 많은 팬들의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제임스 팩스턴과 1년 단기 계약, 그리고 클레이튼 커쇼와도 재계약을 하며 선발 로테이션을 더 채운 것이다. 당장 야마모토·글래스나우·팩스턴이 선발진에 추가됐고, 2025년부터 투수로 뛸 수 있는 오타니까지 포함하면 선발진을 크게 강화했다.

기존 선수들에 올라올 유망주까지 합치면 선발진이 포화 상태처럼 보였다. 하지만 다저스는 기존 선수들의 건강을 걱정했다. 팔꿈치 수술 후 돌아올 워커 뷸러의 상태도 봐야 했고, 어깨 수술을 받은 커쇼는 불확실성이 많았다. 글래스나우도 대표적인 부상 병동 선수다. 야마모토는 일본에서 일주일에 한 번 등판하는 것에 익숙했고, 2025년 포함될 오타니 역시 투·타 겸업을 하는 상황에서 일주일에 한 번 등판해야 했다. 다저스는 6선발 체제를 안정적으로 꾸릴 수 있을 선발 로테이션의 선수층을 원했고, 그 결과가 오프시즌 영입이었다.

그러나 다저스는 그렇게 돈을 쓰고도 정작 포스트시즌에서 쓸 선발이 없어 고민 중이다.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잭 플래허티까지 영입했는데도 쓸 선수가 없다. 건강하다면 에이스 구위인 글래스나우가 결국 정규시즌 막판 부상으로 이탈한 게 컸다. 현재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 중 부상자 명단에 오른 선발 투수는 글래스나우를 포함, 토니 곤솔린, 더스틴 메이, 에밋 쉬헌, 개빈 스톤까지 말 그대로 화려하다.

다저스는 샌디에이고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야마모토 요시노부, 2차전에 잭 플래허티, 3차전에 워커 뷸러를 각각 내세웠다. 그러나 세 투수 모두 부진했다. 1차전 선발로 나선 야마모토는 3이닝 5실점, 2차전 플래허티는 5⅓이닝 4실점, 3차전 뷸러는 5이닝 6실점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 근처에 간 선수조차 없었다.

선발진에 그렇게 돈을 쓴 다저스지만, 정작 1승2패로 벼랑 끝에 몰린 4차전에는 믿을 선발이 없어 불펜데이를 해야 했다. 불펜 기용이 대성공을 거두며 8-0으로 이기고 시리즈 전적을 원점으로 맞추기는 했지만 5차전 선발 또한 고민이다. 정상 로테이션이라면 1차전 선발로 나서 3이닝 동안 60개의 공만 던진 야마모토가 5차전에 나가면 된다. 하지만 다저스는 야마모토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 야마모토의 활용 방안이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만약 5차전에 등판한다면 샌디에이고전 약세를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실제 10일(한국시간) 4차전이 끝난 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5차전 선발로 2차전 선발로 나가 호투했던 다르빗슈 유의 이름을 단호하게 호명했다. 하지만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말을 아꼈다. 이에 현지 언론에서는 다저스가 4차전에 재미를 봤던 불펜데이로 5차전을 끌고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4차전과 5차전 사이에 하루 휴식이 있기 때문에 체력은 어느 정도 보충될 수 있다. 지금 다저스는 뉴욕 메츠가 기다리는 7전 4선승제의 챔피언십시리즈를 생각할 때가 아니다. 일단 12일 5차전을 이기고 봐야 한다.

메이저리그 최고액 투수라는 타이틀이 따라붙는 야마모토로서는 굴욕적인 일이다. 큰 기대 속에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야마모토는 일단 자신의 클래스는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18경기에 나가 90이닝을 던지며 7승2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하지만 어깨 부상으로 오랜 기간 빠지며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이 꼬이기 시작한 발단을 제공했다는 점 또한 부인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도 샌디에이고 맹공에 혼쭐이 나며 조기 강판의 수모를 맛봤다.

야마모토를 자신 있게 5차전 선발로 내지 못하는 것은 올해 샌디에이고전 약세와도 연관이 있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 3월 22일 서울시리즈 샌디에이고전에서 1이닝 5실점이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남기며 우려를 모았던 야마모토는 이후 경기력을 살려가는 듯했다. 그러나 시즌 네 번째 등판이었던 4월 13일 샌디에이고전(홈)에서 5이닝 3실점을 기록했고, 이후 정규시즌에는 샌디에이고전 등판이 없었다. 그러다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또 난타를 당했다. 샌디에이고만 알고 있는 야마모토의 특별한 버릇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야마모토는 그간의 샌디에이고전 부진을 만회하고 챔피언십시리즈로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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