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광견병이?… 반려동물 식당 출입 기준 논란
[앵커멘트]
지난달부터 반려동물과 함께 식당이나 카페에 갈 수 있도록 정부가 '동반 출입 음식점 제도'를 시행하고 있죠.
하지만 환영할 거란 기대와 달리, 사업자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합니다.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내건 절차가 자영업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안기 기자입니다.
[기사내용]
반려견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 제도 시행 이후 약 50일 동안, 이렇게 정식으로 등록된 반려동물 동반 식당과 카페는 전국 1720곳입니다.
식약처는 불법이던 음식점 반려동물 출입 양성화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보고 있지만, 현장 반응은 조금 다릅니다.
지난해 한 포털사이트에 등록된 수도권 내 반려동물 동반 가능 음식점은 약 6840곳.
현재까지 수도권에서 정식 등록된 반려동물 동반 음식점이 882곳인 걸 고려하면, 10곳 중 9곳은 여전히 제도권 밖에 있는 셈입니다.
등록 없이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곳도 있지만, 아예 '노펫존'으로 돌아선 곳들도 있습니다.
[서울 마포구 카페 점주 : (혹시 강아지 데리고 가도 괜찮을까요?) 요즘에 말이 좀 많아서 잠정적으로 지금 안 된다고 말씀드리고 있거든요.]
예방접종 확인 절차 등은 대표적인 걸림돌입니다.
최근 국무총리실이 주재한 반려동물정책위원회 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이후 점주 손에 맡기던 접종 인증을 보호자가 할 수 있도록 개선했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사업주가 행정처분을 받아야 하는 구조는 그대로입니다.
[설채현 / 수의사 : 검사 의무를 사업주들에게 지우고 거기에 대한 법적 처분을 하는게 문제인 거지, 누가 검사를 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아닙니다. 이거 잘못하다가 행정처분 받고 귀찮은 일 생기고 구청가야되고 이런일이 생길까봐 무서워서 안 하시는 거죠.]
식약처는 광견병 등 인수공통감염병 예방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기준'이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광견병이 발견된 건 지난 2013년이 마지막.
10년 넘게 발병 사례가 없는데, 병원도 아닌 음식점에 검사 의무를 지우는 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건강상 이유로 접종할 수 없는 반려동물과 그 보호자들도 하루아침에 갈 곳을 잃었습니다.
[설채현 / 수의사 : 쇼크가 올 정도로 면역 반응을 보이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런 친구들 같은 경우에는 수의사들도 접종을 하지 말라고 해요. (해외엔) 예외 상황이나 피해를 생겼을 때 수의사가 감수하겠다는 증명 제도 같은 것들이 있어요. 근데 우리나라는 지금 그것도 없단 말이에요.]
반려동물과 보호자를 위해 마련한 제도가 오히려 관련 서비스 산업을 옥죄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
세계 최초로 제도화된 이 정책이 결국 어떤 모습으로 자리잡게 될지 관심이 모입니다.
이안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