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교통카드 없다고 무임승차 취급해서야”

울산 어린이 시내버스 무료화
시행 한달 넘었지만 현장 혼선
보호자 카드 결제 가능함에도
일부 버스기사 오인해 면박도
시 “과도기적 문제…홍보강화”

10일 울산 시내버스 입구 옆 창가에는 버스 요금 안내 표지판에는 어린이가 카드로 결제 시 ‘0원’임을 알리고 있다.

 #A씨는 최근 자녀와 함께 시내버스에 탑승했다가 불쾌감을 느꼈다. 버스 기사에게 성인 1명, 아이 1명이라 말하자 “앞으로 어린이는 어린이 교통카드로 결제하라, 이번만 넘어가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뉴스를 통해 어린이는 무료화된 줄 알았는데, 졸지에 무임승차객 취급을 받은 것이다. A씨는 “홍보 포스터에도 부모 카드로 2인 결제가 가능하다고 나와있는데 무조건 어린이 교통카드로 결제해야 한다고 역정을 내더라”며 “오히려 돈을 내고 타고 다녔을 때가 마음 편했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울산시 민선 8기 후반기 역점 사업인 울부심(울산 자부심) 생활+사업 중 하나인 ‘초등학생 시내버스 요금 무료화’가 시내버스 기사들의 잘못된 안내로 현장에서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된 초등학생 시내버스 요금 무료화는 일반 시내버스, 직행 좌석형 버스, 지선·마을버스 등 183개 전 노선에서 7세 이상 12세 이하 어린이의 요금을 무료화하는 사업이다. 현재 무료 요금 대상자인 울산 지역의 어린이는 6만7000명이다.

 어린이 교통카드로 등록한 교통카드라면 기존 카드를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구매한 교통카드가 없는 경우에는 교통카드를 산 뒤 카드사 누리집에서 생년월일을 등록하고 사용하면 된다.

 보호자와 함께 탑승할 때는 보호자 카드로도 결제가 가능하다. 단 보호자 없이 부모의 교통카드를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소지한 교통카드가 없을 때는 일반 시내버스 기준 600원의 현금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버스 기사들은 보호자와 탑승한 어린이인 경우에도 어린이 교통카드로만 결제해야 한다고 잘못된 안내를 하거나 면박을 주는 일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지역의 한 버스업계 관계자는 “교육하고 있음에도 일부 기사들이 귀찮아서 어린이 교통카드를 구매하라고 안내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과도기적 문제로 보인다”며 “향후 사업이 제대로 안착할 수 있게 관련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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