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 후 교외 지역에 농막이나 작은 주택을 마련하고 전원생활을 원하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올해 초부터 10평 규모에 숙박까지 가능한 ‘농촌체류형 쉼터’가 허용되면서 시골에 소형 주택을 짓는 건축주가 많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건축업과는 무관한 공무원 출신 방송국 PD가 고향 시골에 직접 집을 짓고 그 경험을 <이 PD의 좌충우돌 4천만원으로 11평 시골집 짓기>라는 책으로 펴내 화제가 됐다. 저자 이상철 씨는 2024년 7월호부터 3회에 걸쳐 본지에 프롤로그 성격의 내용을 연재했는데 짧은 기간임에도 독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에 독자들의 아쉬움을 충족시키고자 잠시 중단됐던 ‘4천만원으로 11평 시골집 짓기’의 좌충우돌 스토리 연재를 재개한다.
진행 이형우 기자 | 글 사진 이상철(국악방송 프리랜서 PD)
진행 이형우 기자 | 글 사진 이상철(국악방송 프리랜서 PD)
돈 받고 일한 적이 없으니 아마추어였다. 목수학교 주말반 과정을 막 수료한 상태라 사실 목수라고 불리기도 민망했다. 그래도 5개월을 함께 교육받은 정이 있어서 내가 집을 직접 짓겠다고 하자 다들 흔쾌히 먼 길을 달려왔다. 그 2022년 봄날 3일 간의 이야기다.
벽체 세우기 시작
5월 15일 일요일 새벽, 나는 마음이 급해 5시쯤 날이 밝자마자 현장으로 나왔다. 일을 도와주러 온 목수아카데미 동기생 두 사람은 더 자게 두었다. 어제는 기초공사 바닥 높이 측량을 잘못하는 바람에 바닥에 설치돼 있던 토대를 뜯었다가 재설치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그래서 일을 많이 진척시키지는 못했다. 그래도 벽체에 16인치 간격으로 배치되는 같은 높이의 기둥(stud)은 모두 잘라두었고, 벽체 위아래 플레이트에는 스터드와 창문 등이 들어갈 위치를 연필로 표시하는 레이아웃(Lay-out) 작업을 마쳤다. 나는 1-1번 벽체부터 순서대로 각 벽체마다 들어가는 다양한 길이의 목재를 자로 재서 각도톱으로 자르는 작업을 서둘렀다.
숙소에서 자고 있던 두 사람도 고맙게도 일찍 나와 주었다. 우리는 커피포트에 물을 데워 컵라면으로 아침을 때웠다. 멀리 와준 분들에게 변변찮은 식사조차 대접하지 못해 미안했지만, 모든 것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작업 현장에서는 도리가 없었다.
이후 각자 작업을 하고 있는데 아침 8시쯤 목수아카데미 동기인 구 국장도 도착했다. 구 국장은 얼마 전에 정년퇴직하신 분으로 우리는 우연히 같은 3조원으로 활동하면서 가까워졌다. 그렇게 모두 3명의 목수학교 동기가 오니 힘이 솟았고 작업에도 속도가 붙었다. 나는 1~4번 벽체에 들어갈 자재를 치수에 맞게 계속 잘랐고 세 사람은 드디어 벽체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주 박사가 그려 놓은 플레이트 두 개를 기초 바닥 위에 벌려 놓고 그 사이에 기둥이 될 스터드와 코너를 배치하고 못총으로 플레이트에 박아서 벽체를 만들었다. 구조재로 벽체를 다 만들고 나서 외벽에 합판도 붙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벽체는 각각의 무게도 상당해서 여러 사람이 함께 들지 않으면 세우기도 힘들 만큼 무거웠다. 벽체가 완성되자 우리는 다 같이 달려들어 먼저 1번 벽체의 절반인 1-1번 벽체를 세웠다.
그런 다음 밑깔도리를 바닥의 이중 밑깔도리에 못총으로 박아 고정하고 벽체가 쓰러지지 않도록 부목을 비스듬히 박았다. 곧바로 3번 벽체를 세우고 1-1번 벽체 코너에 맞물려 벽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했다. 드디어 벽체가 올라가니 집 짓는다는 게 실감이 났다.
오후에는 2-1번 벽체를 세워 벽체끼리 디귿 자(ㄷ)가 되게 했고, 안방 내벽체까지 세워 미음 자(ㅁ)로 벽체를 고정하니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튼튼해졌다. 그렇게 하루 종일 일하다 월요일인 내일 출근해야 하는 주 박사와 김 부장은 오후 늦게 돌아갔고, 구 국장과 둘이 남아 나머지 벽체 만드는 작업을 조금 더 하다가 숙소에 가서 쉬었다.
벽체 세우기 시작
5월 15일 일요일 새벽, 나는 마음이 급해 5시쯤 날이 밝자마자 현장으로 나왔다. 일을 도와주러 온 목수아카데미 동기생 두 사람은 더 자게 두었다. 어제는 기초공사 바닥 높이 측량을 잘못하는 바람에 바닥에 설치돼 있던 토대를 뜯었다가 재설치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그래서 일을 많이 진척시키지는 못했다. 그래도 벽체에 16인치 간격으로 배치되는 같은 높이의 기둥(stud)은 모두 잘라두었고, 벽체 위아래 플레이트에는 스터드와 창문 등이 들어갈 위치를 연필로 표시하는 레이아웃(Lay-out) 작업을 마쳤다. 나는 1-1번 벽체부터 순서대로 각 벽체마다 들어가는 다양한 길이의 목재를 자로 재서 각도톱으로 자르는 작업을 서둘렀다.
숙소에서 자고 있던 두 사람도 고맙게도 일찍 나와 주었다. 우리는 커피포트에 물을 데워 컵라면으로 아침을 때웠다. 멀리 와준 분들에게 변변찮은 식사조차 대접하지 못해 미안했지만, 모든 것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작업 현장에서는 도리가 없었다.
이후 각자 작업을 하고 있는데 아침 8시쯤 목수아카데미 동기인 구 국장도 도착했다. 구 국장은 얼마 전에 정년퇴직하신 분으로 우리는 우연히 같은 3조원으로 활동하면서 가까워졌다. 그렇게 모두 3명의 목수학교 동기가 오니 힘이 솟았고 작업에도 속도가 붙었다. 나는 1~4번 벽체에 들어갈 자재를 치수에 맞게 계속 잘랐고 세 사람은 드디어 벽체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주 박사가 그려 놓은 플레이트 두 개를 기초 바닥 위에 벌려 놓고 그 사이에 기둥이 될 스터드와 코너를 배치하고 못총으로 플레이트에 박아서 벽체를 만들었다. 구조재로 벽체를 다 만들고 나서 외벽에 합판도 붙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벽체는 각각의 무게도 상당해서 여러 사람이 함께 들지 않으면 세우기도 힘들 만큼 무거웠다. 벽체가 완성되자 우리는 다 같이 달려들어 먼저 1번 벽체의 절반인 1-1번 벽체를 세웠다.
그런 다음 밑깔도리를 바닥의 이중 밑깔도리에 못총으로 박아 고정하고 벽체가 쓰러지지 않도록 부목을 비스듬히 박았다. 곧바로 3번 벽체를 세우고 1-1번 벽체 코너에 맞물려 벽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했다. 드디어 벽체가 올라가니 집 짓는다는 게 실감이 났다.
오후에는 2-1번 벽체를 세워 벽체끼리 디귿 자(ㄷ)가 되게 했고, 안방 내벽체까지 세워 미음 자(ㅁ)로 벽체를 고정하니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튼튼해졌다. 그렇게 하루 종일 일하다 월요일인 내일 출근해야 하는 주 박사와 김 부장은 오후 늦게 돌아갔고, 구 국장과 둘이 남아 나머지 벽체 만드는 작업을 조금 더 하다가 숙소에 가서 쉬었다.



벽체를 다 세우다
5월 16일 월요일, 현장에 온 지 4일째로 해 뜨자마자 현장에 나와 저녁까지 일을 해온 나는 지쳐갔다. 그런데 고맙게도 구 선배가 에너지 넘치게 도와줘서 일을 계속할 수 있었다. 어제처럼 벽체를 모두 조립하면 둘이서 들어 세우기에 너무 무거워 문과 창문 그리고 합판을 붙이지 않은 상태로 위아래 깔도리와 스터드와 코너 기둥만 결합해 먼저 세웠다. 그 뒤에 창문과 문 구조를 끼워 넣고, 이후 외벽에 12mm 합판을 붙이는 방식으로 일을 했다. 벽체를 세운 뒤 코너 부분에서 꺾어지는 벽체와 벽체를 서로 단단히 연결할 수 있도록 벽체 윗부분에 구조재를 하나 더 엇갈리게 붙여 못총으로 고정시켰다. 그걸 이중 윗깔도리, 즉 캡 플레이트라고 한다.
마침 이웃분이 구경하러 왔다가 벽체와 벽체를 연결하는 이중 윗깔도리 작업을 보고 “1mm도 안 틀린다”고 감탄했다. 구경하러 오셨다가 벽체 세우는 일을 도와주신 이웃분과 셋이서 면 소재지에 나가서 찌개에 막걸리 한잔을 곁들여 점심을 먹고 돌아왔다. 이후 세워진 벽체에 합판을 붙이는 작업을 했다. 원래는 벽체가 누워 있는 상태에서 합판을 붙이면 못 박기도 더 수월한데 세워 놓고 합판을 붙이고 못총을 쏘자니 힘들었다.
합판의 크기는 가로세로가 4*8 피트다. 1피트는 12인치라서 4피트는 48인치다. 16인치 간격으로 스터드를 세우면 3번째 스터드가 48인치 위치다. 그래서 두 장의 합판을 스터드 1.5인치 폭 위에 반씩 붙여서 박아 합판 사이에 빈틈이 없도록 했다. 벽체 바깥쪽에는 12mm 두께의 합판을 붙였는데 혼자 들기에 버거울 정도로 무거웠다. 그걸 들어 스터드 기둥에 맞게 붙이는 작업을 오후 늦게까지 하니 나는 점점 에너지가 방전되어 갔다. 작업을 마치고 구 국장과 함께 숙소에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5월 16일 월요일, 현장에 온 지 4일째로 해 뜨자마자 현장에 나와 저녁까지 일을 해온 나는 지쳐갔다. 그런데 고맙게도 구 선배가 에너지 넘치게 도와줘서 일을 계속할 수 있었다. 어제처럼 벽체를 모두 조립하면 둘이서 들어 세우기에 너무 무거워 문과 창문 그리고 합판을 붙이지 않은 상태로 위아래 깔도리와 스터드와 코너 기둥만 결합해 먼저 세웠다. 그 뒤에 창문과 문 구조를 끼워 넣고, 이후 외벽에 12mm 합판을 붙이는 방식으로 일을 했다. 벽체를 세운 뒤 코너 부분에서 꺾어지는 벽체와 벽체를 서로 단단히 연결할 수 있도록 벽체 윗부분에 구조재를 하나 더 엇갈리게 붙여 못총으로 고정시켰다. 그걸 이중 윗깔도리, 즉 캡 플레이트라고 한다.
마침 이웃분이 구경하러 왔다가 벽체와 벽체를 연결하는 이중 윗깔도리 작업을 보고 “1mm도 안 틀린다”고 감탄했다. 구경하러 오셨다가 벽체 세우는 일을 도와주신 이웃분과 셋이서 면 소재지에 나가서 찌개에 막걸리 한잔을 곁들여 점심을 먹고 돌아왔다. 이후 세워진 벽체에 합판을 붙이는 작업을 했다. 원래는 벽체가 누워 있는 상태에서 합판을 붙이면 못 박기도 더 수월한데 세워 놓고 합판을 붙이고 못총을 쏘자니 힘들었다.
합판의 크기는 가로세로가 4*8 피트다. 1피트는 12인치라서 4피트는 48인치다. 16인치 간격으로 스터드를 세우면 3번째 스터드가 48인치 위치다. 그래서 두 장의 합판을 스터드 1.5인치 폭 위에 반씩 붙여서 박아 합판 사이에 빈틈이 없도록 했다. 벽체 바깥쪽에는 12mm 두께의 합판을 붙였는데 혼자 들기에 버거울 정도로 무거웠다. 그걸 들어 스터드 기둥에 맞게 붙이는 작업을 오후 늦게까지 하니 나는 점점 에너지가 방전되어 갔다. 작업을 마치고 구 국장과 함께 숙소에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천장 장선과 스트롱 백 설치
5월 17일 화요일, 아침에 샤워하던 구 국장이 갑자기 눈에 뭔가 들어갔다며 꼼짝하지 못했다. 도와주러 오신 분이 다치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에 몹시 걱정이 되었다. 목조주택 공사 현장엔 톱밥 같은 부스러기가 많이 날리는데 눈 주위에 붙어 있던 작은 나뭇조각이 샤워하다 눈 속에 깊이 박혀서 나오질 않았다. 검색해보니 읍내 안과는 9시에 문을 연다고 했다.
우리는 병원 문 여는 시간에 맞춰 가기로 하고 그 사이에도 나는 천장 장선(joist) 자르는 작업을 했고, 구 선배는 차 안에서 꼼짝 못 하고 누워 있었다. 8시 조금 지나 구 선배를 태우고 읍내 안과에 가니 핀셋으로 눈에 들어간 티끌 하나를 간단히 꺼내주었다. 고통은 사라지고 눈은 깔끔하게 나았다고 했다. 정말 다행이었다.
병원에 다녀온 뒤 우리는 다시 세워진 벽체 위에 천장 구조물인 장선을 설치하는 작업을 했다. 1번 벽체와 2번 벽체 위에 12피트 목재인 장선 17개를 2피트 간격으로 걸쳐 놓고 못총으로 벽체에 박았다. 이후 장선이 튼튼하게 고정될 수 있도록 장선 위 가운데 부분에 2인치*6인치와 2인치*4인치 목재를 ‘ㄴ’자로 결합해 만든 긴 스트롱 백(strong back)을 가로로 놓고 못총으로 박아 천장 구조물을 완성했다. 작업은 오후 2시쯤 마무리되었다.
5월 17일 화요일, 아침에 샤워하던 구 국장이 갑자기 눈에 뭔가 들어갔다며 꼼짝하지 못했다. 도와주러 오신 분이 다치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에 몹시 걱정이 되었다. 목조주택 공사 현장엔 톱밥 같은 부스러기가 많이 날리는데 눈 주위에 붙어 있던 작은 나뭇조각이 샤워하다 눈 속에 깊이 박혀서 나오질 않았다. 검색해보니 읍내 안과는 9시에 문을 연다고 했다.
우리는 병원 문 여는 시간에 맞춰 가기로 하고 그 사이에도 나는 천장 장선(joist) 자르는 작업을 했고, 구 선배는 차 안에서 꼼짝 못 하고 누워 있었다. 8시 조금 지나 구 선배를 태우고 읍내 안과에 가니 핀셋으로 눈에 들어간 티끌 하나를 간단히 꺼내주었다. 고통은 사라지고 눈은 깔끔하게 나았다고 했다. 정말 다행이었다.
병원에 다녀온 뒤 우리는 다시 세워진 벽체 위에 천장 구조물인 장선을 설치하는 작업을 했다. 1번 벽체와 2번 벽체 위에 12피트 목재인 장선 17개를 2피트 간격으로 걸쳐 놓고 못총으로 벽체에 박았다. 이후 장선이 튼튼하게 고정될 수 있도록 장선 위 가운데 부분에 2인치*6인치와 2인치*4인치 목재를 ‘ㄴ’자로 결합해 만든 긴 스트롱 백(strong back)을 가로로 놓고 못총으로 박아 천장 구조물을 완성했다. 작업은 오후 2시쯤 마무리되었다.


공사 시작하고 5일 만에 토대에서부터 벽체와 천장 구조물까지 설치하는 작업을 마감했다. 무엇보다 도와주러 먼 길을 달려온 목수아카데미 동기들이 큰 힘이 되었다. 작은 인연이지만 집 짓는 일에 함께해준 분들이 있어 든든했다.
5일 간 나는 새벽부터 밤까지 열심히 일했다. 집이 잘 지어질지 심적 부담도 컸고 몸도 다소 무리를 했다. 입술이 다 트고 강렬한 5월의 햇볕에 얼굴도 검게 탔다. 집에 오니 허리고 어디고 결리지 않는 곳이 없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공사 현장에 있을 때는 정말로 아픈 걸 느끼지 못했다.
5일 간 나는 새벽부터 밤까지 열심히 일했다. 집이 잘 지어질지 심적 부담도 컸고 몸도 다소 무리를 했다. 입술이 다 트고 강렬한 5월의 햇볕에 얼굴도 검게 탔다. 집에 오니 허리고 어디고 결리지 않는 곳이 없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공사 현장에 있을 때는 정말로 아픈 걸 느끼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