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라우디아 쉬퍼 인스타그램
클라우디아 쉬퍼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한 장의 사진이 시선을 끌었다. 화려한 무대나 레드카펫 위가 아닌, 조용한 집 안의 구석에서 포착된 그녀는 ‘기다림’이라는 시간을 우아하게 스타일링했다. 캡션은 “Waiting for my ride ”. 그저 차를 기다리는 순간마저 그녀는 하나의 장면처럼 연출한다.
그녀의 오늘의 룩은 부드러운 브라운 스웨터와 연청의 데님 팬츠, 그리고 누디한 스웨이드 부츠로 구성됐다. 전체적인 톤은 따뜻하고 차분하다. 트렌드를 좇기보다 자신만의 클래식한 미감을 지켜온 클라우디아 쉬퍼다운 선택이다.
브라운 스웨터는 그녀의 금발 헤어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부드러운 인상을 더한다. 살짝 루즈한 핏은 편안함을 주면서도, 어깨선과 소매의 흐름이 고급스럽게 떨어진다. 계절의 온도를 자연스럽게 반영한 소재와 색감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공간의 공기까지 느끼게 한다.
팬츠는 한때 유행이었지만 최근 다시 부상 중인 와이드한 플레어 핏이다. 복고적인 감성을 살짝 드러내면서도 과하지 않은 실루엣이 안정적이다. 밑단의 두툼한 턴업 디테일은 이 룩의 은근한 포인트. 데님 특유의 캐주얼함에 포멀한 무드를 얹은 듯한 느낌이다.
발끝을 감싸는 스웨이드 부츠는 톤온톤 스타일링의 완성이다. 계절감 있는 소재에 자연스러운 베이지 컬러가 더해져 무게감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전한다. 굽의 높이도 적당해 ‘실용’과 ‘스타일’ 사이를 흔들림 없이 지켜낸다.
무심한 듯 곁에 놓인 빅 사이즈 브라운백은 단순한 소품 이상이다. 부드러운 가죽과 선명한 로고, 그리고 풍성한 수납력을 암시하는 사이즈는 룩에 안정감을 준다. 이 룩에서 가장 묵직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아이템이자, 전체 룩의 밸런스를 맞추는 중심이다.
사진 속 공간 역시 그녀의 스타일을 닮았다. 나무 소재의 따뜻한 결이 살아있는 가구와 은은한 조명이 만들어내는 조용한 조도. 계단 아래라는 위치조차도 이 모든 무드를 더 밀도 있게 만든다. 세련된 삶은 늘 큰 소란이 필요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클라우디아 쉬퍼는 이번에도 '있는 그대로 아름다운 삶'을 보여주고 있다. 절제된 스타일링, 자연스러운 태도, 그리고 사소한 순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감각까지. 패션은 결국 누가, 어떻게 입느냐의 문제라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