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전격 코칭스태프 교체' 분위기 쇄신 제대로 통했다... 이승엽 "마지막까지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
두산은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LG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6-4 승리를 거뒀다. 두산은 LG의 거센 추격을 뿌리친 끝에 승리를 쟁취했다.
이날 승리한 두산은 17승 19패로 5할 승률까지 단 2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두산은 2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순위는 6위. 반면 LG는 2연승을 마감하며 18승 16패 2무를 마크했다. LG의 순위는 5위. LG와 두산의 승차는 2경기가 됐다.
두산은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강승호(2루수)-양의지(지명타자)-양석환(1루수)-김재환(좌익수)-김기연(포수)-김재호(유격수)-조수행(우익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 투수는 김유성이었다.
두산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코칭스태프 보직에 변화를 주며 분위기 쇄신을 꾀했다. 그동안 1군 메인 투수코치를 맡았던 조웅천 코치가 퓨처스리그로 향하는 대신 박정배 1군 불펜코치가 메인 코치를 담당한 것. 또 퓨처스리그에서 불펜 코치를 지냈던 김지용 코치가 1군 불펜 코치로 보직을 변경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승엽 감독은 코칭스태프 보직 변동에 관해 "분위기 쇄신 차원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한 번 분위기를 바꾸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런 조치가 효과를 본 셈이 됐다.
더불어 이날 두산은 최근 팔꿈치 통증을 겪은 외국인 에이스 알칸타라가 주치의를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감동근 "오늘 미국으로 떠났다. 본인이 불안해하니까"라면서 말을 잠시 줄인 뒤 "외국인 에이스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에 (미국) 병원 검진을 받은 뒤 그때 다시 판단해야 할 듯하다. 마음이 아프지만 어떻게 하겠나"라며 안타까워했다. 두산 관계자도 "알칸타라 본인이 통증을 느끼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미국 현지에서 주치의를 만나 검진 결과를 상의할 예정이다. 별다른 일정 변동이 없다면 오는 8일이나 9일께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것"이라 전했다.
LG는 1회말 두산 선발 김유성을 상대로 1사 후 박해민이 좌월 2루타로 흐름을 다시 가져오는 듯했다. 그러나 김현수가 좌익수 뜬공에 그쳤고, 오스틴이 볼넷을 골라냈으나 문보경이 1루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엔스는 2회초 2사 후 김재호에게 초구를 공략당하며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조수행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실점 없이 마무리 지었다. 이어진 2회말 LG는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선두타자 문성주가 8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다음 타자 구본혁이 2루타로 출루했다. 이어 박동원이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를 치며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렸다. 신민재는 삼진. 홍창기는 좌익수 플라이 아웃. 이닝 종료.
LG는 3회말 김유성을 상대로 1사 후 김현수가 우전 안타를 쳐냈다. 하지만 오스틴이 유격수 앞 땅볼, 문보경이 좌익수 뜬공으로 각각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4회초 두산이 또 엔스를 두들겼다. 김재환은 삼진. 김기연은 3루 땅볼 아웃. 하지만 2사 후 두산의 집중력이 빛났다. 김재호가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로 출루한 뒤 조수행의 기습 번트 때 엔스의 1루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2사 1, 3루가 됐다. 이후 정수빈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조수행이 2루를 훔쳤고, 포일이 나오면서 3루 주자 김재호가 홈을 밟았다.(4-1) 계속해서 정수빈이 우전 적시타를 치며 조수행마저 홈으로 불러들였다.(5-1)
4회초 공격이 끝난 뒤 두산은 2안타를 치고 있었던 김재호를 전민재로 교체했다. 두산 관계자는 "앞선 타석에서 자신의 파울 타구에 좌측 무릎을 맞았고, 보호 차원에서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5-1의 4점 차 리드. 하지만 두산 벤치는 빠르게 움직였다. 김유성이 선두타자 문성주에게 5구째 볼넷을 내주자마자 바로 투수를 박치국으로 교체한 것이다. 박치국은 구본혁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한 뒤 박동원을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시켰다. 이어 신민재에게 안타를 내주며 2사 1, 2루 위기를 맞이하자 이번엔 이병헌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병헌은 홍창기를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며 급한 불을 껐다.
5회가 엔스의 가장 좋은 모습이었다. 선두타자 강승호를 루킹 삼진, 양의지를 3루수 뜬공, 양석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각각 잡아낸 것. 이날 첫 엔스의 삼자 범퇴였다. 하지만 엔스의 투구 수는 이미 95개나 됐고, 결국 6회부터 마운드를 불펜에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5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병헌은 박해민을 좌익수 뜬공, 김현수를 중견수 뜬공으로 각각 아웃시킨 오스틴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문보경을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시키며 임무를 완수했다.
2점 차. 8회. 승부는 몰랐다. 두산은 8회초 선두타자 강승호가 삼진으로 물러난 뒤 양의지가 볼넷을 골라냈다. 그러나 양석환이 2루수 앞 병살타를 치며 흐름이 재차 끊겼다. 이어진 8회말. 이번에는 LG의 집중력이 빛났다. 오지환은 삼진. 박동원은 3루 땅볼 아웃. 그러나 신민재가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후속 홍창기 타석 때 상대 폭투를 틈타 2루까지 갔다. 결국 홍창기가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3루타를 치며 점수는 5-4, 한 점 차로 맹추격했다. 다급해진 두산은 '클로저' 홍건희를 올렸고, 홍건희는 박해민을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시키며 급한 불을 껐다.
9회초. 1점 차. LG의 선택은 '루키' 이종준이었다. 1점 차 상황에서 루키를 투입한 건 그만큼 이종준의 믿음도 크다는 뜻이었다. 이종준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김태근과 김기연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한껏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전민재에게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허용한 뒤 조수행에게 우전 적시타를 내주면서 점수는 6-4, 2점 차가 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LG 우익수 홍창기의 홈 송구를 박동원이 태그 아웃시키려는 과정에서 전민재와 크게 충돌하기도 했다. 정수빈은 1루 땅볼 아웃. 이닝 종료.
반면 두산 선발 김유성은 3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한 뒤 박치국(⅔이닝)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어 이병헌(1⅓이닝), 김강률(1⅔이닝), 최지강(1이닝), 홍건희(1⅓이닝)이 차례로 마운드에 나와 팀 승리를 견인했다. 총 11안타를 뽑아낸 타선에서는 정수빈과 김재호, 전민재, 조수행이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올 시즌 LG 트윈스 홈 경기 6번째 매진(KBO 올 시즌 47번째)과 함께 양의지는 800번째 4사구(KBO 33호)를 기록했다. 승리 투수는 이병헌(3승). 패전 투수는 엔스(3승 1패). 세이브 홍건희(2세이브).
교체로 들어가 멀티히트로 활약한 전민재는 "갑자기 경기에 투입돼 긴장할 틈조차 없었는데 오히려 그게 득이 된 것 같다. 타격감이 떨어지는 걸 막기 위해 타격 훈련 때 이전보다 더 많이 집중하고 있는데, 그 흐름이 잘 이어진 것 같다. 지금 감은 나쁘지 않다"면서 9회 득점 상황에 대해서는 "상대 외야가 전진 수비를 펼치고 있는 것을 미리 체크해뒀기 때문에 (조)수행이 형 배트가 공에 맞는 순간 스타트를 걸 생각이었다. 앞만 보고 전력으로 뛰었다. 별다른 통증은 없다. 많은 것을 보여드리지 못했음에도 정말 뜨거운 응원을 받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팬들의 함성에 보답하는 길은 결국 좋은 활약을 보여드리는 것뿐이다. 늘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잠실=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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