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보다 지금 더 위험하다"초고가 강남 아파트도 이제 더는 사줄 사람 없어요"

유튜브 ‘부티플’ 박은정 감정평가사 영상 ⓒ사이다경제


조용히 쌓이는 급매물

최근 서울 일부 지역에서 급매물이 늘고 있습니다. 단순한 조정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유동성 위기의 신호에 가깝습니다. 입주가 코앞인데 잔금을 낼 수 없는 상황에 몰린 사람들이 하나둘 매물을 내놓기 시작했고, 전세대출까지 막히면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이라도 팔고 나가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조금이라도 익절하길 바라고, 또 누군가는 본전만이라도 건지겠다는 심정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런 급매가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자금 조달 여건이 막히고 있는 이상, 급매 현상은 점점 더 확산될 가능성이 큽니다.

유튜브 ‘부티플’ 박은정 감정평가사 영상 ⓒ사이다경제




초고가 시장, 더는 못 받쳐준다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한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분양가가 빠르게 상승해 왔습니다. 30억 하던 단지가 50억이 되고, 지금은 70억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이 가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요는 점점 줄고 있습니다. 과거 조합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부담금으로 참여했기에 여유가 있지만, 지금 새로 들어오려면 수십억 원의 현금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모두가 ‘100억 아파트 시대’를 이야기하지만, 실제 그 가격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이런 초고가 단지들이 이제 너무 많아졌습니다. 희소성은 떨어졌고, 브랜드 프리미엄도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수요가 받쳐주지 않는 고가는 결국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집니다.

유튜브 ‘부티플’ 박은정 감정평가사 영상 ⓒ사이다경제




흔들리는 금융 시스템

부동산 시장의 불안은 금융 시스템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습니다. 특히 건설 PF(Project Financing) 시장은 이미 균열이 시작된 상황입니다. 과거에는 미래 수익성만 보고 대출이 이뤄졌지만, 지금은 분양 지연과 미분양이 겹치면서 시행사가 부실화되고, 그 부담이 시공사를 거쳐 금융기관으로까지 전이되고 있습니다.

저축은행과 같은 2금융권은 연체율이 급격히 높아졌고, 일부 기관은 부실채권 비율이 20%를 넘어섰습니다. 충당금 부담 때문에 대출을 공격적으로 집행하기도 어렵고, 신규 수신도 위축되고 있습니다. 아직 정리되지 못한 PF 규모만 200조 원이 넘습니다. 시장은 조용하지만, 점점 보이지 않는 곳부터 흔들리고 있는 것입니다.





시장 적신호 떴다

지금이 위기냐는 질문엔, 겉으로 보기엔 ‘아직은 아닌 것 같다’는 답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거래가 전면 중단된 것도 아니고, 집값이 급락한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장 안을 들여다보면 분위기는 다릅니다.

거래는 눈에 띄게 줄었고, 수요는 뚜렷하게 위축됐으며, 금융기관들도 이전만큼 유연하게 대응할 여력이 없습니다. IMF처럼 하루아침에 터지는 위기는 아닐지 모르지만, 이번 위기는 조용히, 그리고 깊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위기는 이미 시작됐고, 다만 눈앞에 드러나지 않았을 뿐입니다.





*본 콘텐츠는 사이다경제가 운영하는 유튜브 '부티플' 채널의 박은정 감정평가사 인터뷰 영상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