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가 말하는 "미루는 습관" 진짜 이유

한 해를 시작할 때면 빠지지 않는 고민이 있습니다.“이번엔 제대로 해보자”는 다짐은 했지만, 또다시 미루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입니다.

서울대학교 뇌인지과학과 이인아 교수는이런 ‘미루는 습관’이 단지 의지력 부족 때문은 아니라고 말합니다.오히려 그 원인을 뇌과학적인 시선으로 풀어낸 강연이 최근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인아 교수는 미루는 사람들의 공통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왜 나는 항상 목표 앞에서 회피하게 될까?”

여기에는 중요한 반문이 담겨 있습니다.그 목표, 정말 내가 원하는 걸까?

겉으로 멋져 보여서, 부모님이 좋아할 것 같아서,혹은 사회적으로 ‘성공’이라 여겨지기 때문에 선택한 목표라면내면의 동기가 부족해 결국 지속되지 못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녀는 이런 목표를 “기름 없는 자동차”에 비유합니다.처음엔 외부에서 밀어주니 움직이지만, 오래 가지 못하고 결국 멈추게 된다는 겁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목표가 너무 커서 시작하지 못한다고 여깁니다.하지만 교수는 오히려 반대로 말합니다.계획이 너무 크고, 구체적으로 나눠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마라톤 42.195km를 처음부터 완주하겠다는 마음만 갖고출발선에 선 사람은 몇 km도 채 가지 못하고 포기하게 됩니다.결국 “나는 안 되는 사람이야”라는 결론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건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작게 쪼개는 전략의 부재라는 것이 그녀의 분석입니다.

박사과정 학생들의 예시도 흥미롭습니다.“네이처급 논문 아니면 의미 없다”는 학생들은 대부분 중도에 포기했지만,작은 학회라도 발표하고 기록했던 학생들은결국 큰 성과로 이어지는 논문을 완성했습니다.

작은 일에도 의미를 부여할 줄 아는 태도,그것이 지속 가능한 동기를 만든다는 설명입니다.
교수는 이를 “거름이 더러워서 피하는 나무”에 비유했습니다.

결국 자라지 못하는 건, 노력하지 않아서가 아니라성장을 위한 기반을 스스로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메시지입니다.

이인아 교수는 또 하나의 공통된 심리를 짚습니다.사람들은 도전하지 않음으로써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한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시도했다가 실패하면,자신이 가진 가능성이라는 안전한 환상이 깨져버리기 때문입니다.그래서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나는 할 수 있지만, 지금은 안 할 뿐이야.”

하지만 이는 자기기만일 뿐이며,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뇌는 현실이 아닌 상상 속 가능성만 키우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미루는 습관을 끊는 유일한 방법으로계획이 아닌 실행을 말합니다.

완벽한 준비를 기다리는 대신,지금 가능한 수준의 아주 작은 행동부터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마치 알을 깨고 나오는 병아리처럼한 번의 시도가 아닌, 수많은 반복된 부딪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실행 없는 가능성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아플 정도로 힘들다가도 흥미로운 연구 주제만 나오면몸이 반응하며 다시 살아났다는 순간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 확신했다고 합니다.“이게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구나.”

그녀는 말합니다.진짜 꿈은, 그 고통조차 감내할 수 있을 만큼 나를 끌어당기는 무언가에서 비롯된다고요.

결국, 미루는 습관의 원인은의지 부족이 아니라 ‘잘못 설계된 목표’와 ‘회피하는 태도’의 결과일 수 있습니다.

내가 정말 원하는지 스스로에게 묻고,목표를 작게 쪼개고,지금 가능한 만큼만이라도 현실과 부딪히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물어보아야 할 때입니다.“이 고통조차도 견딜 수 있을 만큼, 나는 이걸 정말 원하는가?”

이제는 누군가가 채워주는 연료가 아니라,스스로 기름을 채우는 습관을 시작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