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를 살 때 내비게이션이나 선루프, 고급 오디오에 추가 비용을 내는 것은 이제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다.
그런데 운전자가 속도와 주행 정보를 확인하는 필수적인 계기판 화면까지 별도 옵션으로 선택해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현대자동차가 6년 만에 선보인 8세대 신형 아반떼가 바로 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기본 가격이 2,398만 원으로 훌쩍 뛰었음에도 운전석 앞 9.9인치 디스플레이를 넣으려면 35만원을 더 내야 하기 때문이다.
차값은 비싸졌는데 소비자가 당연하게 여기던 기본 사양은 오히려 아쉽게 빠졌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2026년 10월 1일 기준 현대차 가격표를 살펴보면 가솔린 2.0 모던 트림의 시작 가격은 2,398만 원이다.
센터 디스플레이인 12.9인치 플레오스 커넥트는 기본으로 제공되지만, 정작 운전석 앞쪽에 주행 정보를 보여주는 9.9인치 슬림 디스플레이는 기본 사양에서 빠져 있다.
이 화면을 장착하려면 35만 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결국 모던 트림에서 해당 디스플레이를 선택하면 실구매 가격은 2,433만 원으로 올라간다.
35만 원이라는 금액 자체보다 운전자에게 너무도 익숙한 계기판 화면이 선택 품목으로 쪼개졌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그렇다면 한 단계 위 트림을 선택하면 계기판이 기본으로 포함될까?
가솔린 프리미엄 트림의 가격은 2,771만 원이지만, 여기서도 9.9인치 슬림 디스플레이는 기본 제공되지 않는다.
프리미엄 트림에서는 14.6인치 플레오스 커넥트와 9.9인치 슬림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묶은 83만 원짜리 패키지 옵션을 선택해야만 한다.
이 옵션을 더하는 순간 차량 가격은 2,854만 원으로 뛴다.
단순히 계기판 화면 하나만 추가하고 싶었던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사양까지 묶인 복잡한 선택지에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가솔린 최상위 인스퍼레이션 트림은 3,152만 원부터 시작한다.
이 트림에 도달해야 비로소 14.6인치 플레오스 커넥트와 9.9인치 슬림 디스플레이가 기본으로 적용된다.
모던 트림과 비교하면 시작 가격부터 무려 754만 원이나 차이가 난다.
물론 인스퍼레이션에는 계기판 외에도 수많은 편의 및 안전 사양이 추가되므로 이 가격 차이를 온전히 디스플레이 값으로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운전석 계기판을 기본으로 갖추기 위해 최상위 트림까지 강제되는 듯한 구조는 구매자에게 상당한 심리적 부담으로 다가온다.

아반떼는 오랫동안 사회초년생과 첫 차 구매자들이 가장 먼저 찾는 대표적인 준중형 세단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져왔다.
하지만 이번 8세대 모델은 가솔린 기준 모던 2,398만 원, 프리미엄 2,771만 원, 인스퍼레이션 3,152만 원으로 가격대가 전반적으로 크게 높아졌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은 모던 트림이 3,042만 원부터 시작하며, 상위 트림에 각종 선택 사양을 더하면 4천만 원을 가볍게 넘기기도 한다.
과거 부담 없이 고르던 국민 첫 차라는 이미지가 무색하게, 이제는 옵션을 넣을 때마다 중형 세단 가격과 진지하게 비교하게 되는 상황이다.

현대차의 입장은 트림별 가격과 사양을 세분화해 소비자가 예산과 취향에 맞게 구성을 선택하도록 했다는 취지일 것이다.
실제로 모던 트림에도 기본 인포테인먼트 화면과 다양한 첨단 안전 사양은 충실히 적용되어 있다.
그러나 소비자의 시선은 다르다.
2천만 원 중반에 달하는 적지 않은 돈을 주고 차를 사면서 운전석 앞 디스플레이 비용까지 따로 따져야 한다는 점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단순한 35만 원짜리 옵션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첫 차가 가격을 높여가는 과정에서 소비자가 당연하게 기대했던 기본 사양의 기준선마저 달라진 것 아니냐는 씁쓸함에서 비롯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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