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식인 사자 이빨에 낀 털…사람의 DNA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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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아프리카 케냐에서 수십 명의 사람을 해친 것으로 알려진 '차보 식인 사자(Tsavo Man-Eaters)'의 충치 속 털에서 실제로 사람의 디옥시리보핵산(DNA)이 나왔다.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 리판 말리 교수 연구팀은 시카고 필드 자연사 박물관에 보관 중인 케냐 차보 사자 두 마리의 유골 중 손상된 충치에 있던 털을 분석해 사람과 기린, 얼룩말, 영양, 오릭스, 워터벅의 DNA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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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고대 표본 DNA 추출법으로 분석
19세기 아프리카 케냐에서 수십 명의 사람을 해친 것으로 알려진 ‘차보 식인 사자(Tsavo Man-Eaters)’의 충치 속 털에서 실제로 사람의 디옥시리보핵산(DNA)이 나왔다.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 리판 말리 교수 연구팀은 시카고 필드 자연사 박물관에 보관 중인 케냐 차보 사자 두 마리의 유골 중 손상된 충치에 있던 털을 분석해 사람과 기린, 얼룩말, 영양, 오릭스, 워터벅의 DNA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지난 12일(현지 시각) 실렸다.
차보 식인 사자는 1800년대 후반 케냐 차보강 인근 교량 건설 현장을 습격해 최소 28명의 사람을 죽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자들은 1898년 사살돼 1926년 시카고 필즈 자연사 박물관에 기증돼 보관돼 왔다.
앞서 1990년 초, 이 사자들의 유골을 조사하던 중에 충치 부분에 수천 개의 털 조각이 압축돼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이후 현미경 분석 등 여러 방법으로 털 조각을 조사했지만 사자가 어떤 동물을 먹었는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말리 교수 연구팀은 고대 표본 DNA 추출·분석 기술을 활용해 털을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털에 남아 있는 핵의 DNA를 먼저 분석하고, 이후 핵 DNA보다 작지만 보존이 잘 되는 미토콘드리아 DNA(mtDNA)를 집중 분석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사자의 이빨에 남아 있던 털 조각은 사람과 기린, 얼룩말, 영양, 오릭스, 워터벅으로 확인됐다.
말리 교수는 “생명공학 발전으로 유전체학처럼 과거 정보를 얻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겨나고 있다”며 “이 연구는 과거 사자의 생태와 식습관뿐만 아니라 식민지화가 아프리카 지역의 생명과 토지에 미친 영향도 알려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털 조각 속 기린의 종이 케냐 남동부에 사는 마사이 기린 아종으로 밝혀졌고, 영양은 사자들이 사살된 곳에서 수십㎞ 이상 떨어진 곳에 살았다고 밝혔다. 차보 사자들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먼 곳까지 이동해서 사냥을 했거나 19세기에는 영양이 차보 지역에도 살았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말리 교수는 “이 방법을 사용하면 수천 년 전의 고대 육식동물의 이빨에서 나온 털도 분석할 수 있다”며 “과거를 탐구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Current Biology(2024), DOI : https://doi.org/10.1016/j.cub.2024.09.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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