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시그널 브리핑] 스페이스X IPO, 시장은 왜 열광했나
구내식당 직원까지 백만장자… 4,400명이 웃은 IPO
'2조 달러 정당화 가능할까'… 엇갈리는 월가의 시선
지난 금요일 시장의 주인공은 단연 스페이스X였습니다. 오늘은 스페이스X IPO의 숨겨진 이야기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이야기는 2011년 대학 졸업을 앞둔 한 청년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레버 하이즈는 당시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었습니다. 안정적인 미국 제조업 대기업 GE에 입사할 것인가, 아니면 검증되지 않은 스타트업 스페이스X에 합류할 것인가. 당시 GE는 미국에서 대표적인 엘리트 코스로 꼽히던 회사였습니다. 반면 스페이스X는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신생 우주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하이즈는 스페이스X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인생을 바꿔 놓았습니다. 이번 IPO를 통해 그가 보유한 스페이스X 주식 10만 주 이상의 가치는 최소 1,350만 달러, 우리 돈 약 185억 원으로 평가됩니다. 하이즈는 “규모가 너무 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IPO로 현직과 전직 스페이스X 직원 4,400명 이상이 100만 달러 이상 자산가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가운데 약 400명은 자산 규모가 1억 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목할 점은 수혜자가 임원들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발사기지에서 근무하던 시급제 직원들까지 상당한 자산을 얻게 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블룸버그는 “스페이스X 구내식당이 곧 백만 달러 자산가들로 가득 찰 것”이라며 농담 섞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투자 플랫폼 힐닷컴은 “대부분의 IPO에서는 창업자들만 억만장자가 되지만 1억 달러 이상 자산가가 400명이나 나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다른 전직 스페이스X 엔지니어 개빈 페티트도 화제가 됐습니다. 그는 회사를 떠난 뒤에도 주식을 팔지 않았고, 이번 IPO를 두고 “우리 세대의 코카콜라 IPO이자 구글 IPO”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복권에 당첨된 것과 같은 인생 역전의 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모두가 이런 행운을 잡은 것은 아닙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초기 직원들 가운데 일부는 보유 주식을 식당 상품권과 바꾸거나 헐값에 처분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스페이스X가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역시 초창기 성공을 확신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머스크는 IPO 당일 연설에서 “스페이스X의 성공 가능성을 10%도 안 된다고 봤다”고 회상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우주를 다행성 문명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만큼은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작은 스타트업은 결국 시가총액 2조 달러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시장 평가는 엇갈립니다. 세쿼이아캐피털은 “머스크는 한 세대에 한 번 나오는 기업가”라며 스페이스X가 향후 수천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반면 CFRA는 투자의견 ‘매도’와 목표주가 115달러를 제시하며 스타십과 스타링크, AI 사업의 수익화가 현재 기업가치를 정당화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웨드부시는 향후 1년 안에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 가능성이 80% 이상이라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주가 흐름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스페이스X는 상장 첫날 19% 넘게 급등하며 160달러 선에서 거래를 마쳤고, 시간외 거래에서는 166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상장 직후 머스크는 X를 통해 짧은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나는 스페이스X의 놀라운 사람들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사랑한다.” 이번 IPO의 진짜 주인공은 일론 머스크뿐 아니라 스페이스X를 함께 만들어 온 수천 명의 직원들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최효은 앵커 마켓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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