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정국도 참여한 역대 월드컵 주제가 8곡은?

12월 3일 00시 16강 진출의 여부를 가리는 빅매치가 열린다.

방탄소년단 정국의 ‘Dreamers’ 축하 무대와 함께 개막한 2022년 FIFA 월드컵 카타르. 역사상 최초로 중동 지역에서 겨울에 개최되는 이번 월드컵은 대회를 둘러싼 잡음, 정치적 이슈, 아시아 팀들의 약진과 월드클래스 스타들의 활약 등 다양한 이슈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 한국 축구 국가 대표팀의 선전도 빛난다.

축제에 음악이 빠질 수 없다. 월드컵 최초의 주제가는 1962년 칠레 월드컵을 빛낸 더 램블러스(The Ramblers)의 ‘El Rock Del Mundial’이다. 이후 4년마다 전세계인의 축제와 함께 멋진 음악이 결정적 순간을 장식했다. 올해로 92주년을 맞은 월드컵 역사 속 결정적 주제가를 소개한다.

1966 월드컵 잉글랜드

로니 도니건(Lonnie Donegan) - ‘World Cup Willy’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로니 도니건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1950~1960년대 영국을 지배한 국민가수였다. 그는 미국의 로큰롤 열풍을 영국 전통의 민속음악 형태로 받아들인 스키플(Skiffle) 장르의 개척자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비록 1960년대 들어서는 그에게 영감을 받아 음악을 시작한 후배들이 비틀즈, 롤링 스톤즈 등의 이름으로 세계를 호령하는 상황이었지만,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주최측은 ‘스키플의 왕’에게 대회 주제가를 부탁했다. 흥겨운 ‘World Cup Willy’는 월드컵 최초의 마스코트 숫사자 윌리(Willy)를 주제로 한 노래다. 안방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는 역사상 최초이자 최후의 우승 기록을 남긴다.

1974 월드컵 서독

마릴라 로도비치(Maryla Rodowicz) - ‘Futbol’

폴란드 가수 마릴라 로도비치는 1967년 경력을 시작해 ‘Mówiły mu’, ‘Małgośka’ 등 노래를 발표한 신예 가수였다. 이후 두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폴란드에서 입지를 다지던 그는 1974년 서독 월드컵 개막식에서 흥겨운 디스코 리듬 위 전통 의상을 입고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며 주제가 ‘Futbol’을 불렀다.  2차 대전의 상흔이 채 아물지 않은 시기, 나치 독일에게 국토를 유린당하고 소련군 진주로 공산화된 폴란드 국적의 가수가 ‘철의 장벽’의 최전선 서독 월드컵 주제가를 불렀다. 세계인의 축제를 위한 역사와 이념 양측의 일보 후퇴였다.

1990 월드컵 이탈리아

에도아르도 베나토&지아나 나니니(Edoardo Bennato&Gianna Nannini) - ‘Un’estate Italiana’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주제가를 맡은 엔니오 모리꼬네에 이어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는 조르지오 모로더가 이름을 올렸다. 조르지오 모로더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의 ‘Reach out’, 우리 역사에 길이 남을 1988년 서울 올림픽 주제가 ‘손에 손잡고’를 작곡하며 대규모 스포츠 행사 주제가로 이름을 날리던 시기였다. 에도아르도 베나토, 지아나 나니니가 부른 ‘Un’estate Italiana’보다 영어 이름 ‘To Be Number One’으로 유명한 이 주제가는 조로지오 모로더와 1986년 ‘탑건’ 음악에 참여한 톰 휘틀록이 함께 제작했다.

1998 월드컵 프랑스

리키 마틴(Ricky Martin) - ‘The Cup of Life’

1994년 월드컵 미국 때부터 당대 인기 뮤지션들의 음악을 담은 월드컵 공식 음반이 발표됐다. 기념의 의의에 충실했던 월드컵 주제가가 대중음악 차트에서 위력을 발휘할 준비를 마쳤다. 새천년을 앞둔 20세기 마지막 월드컵, 프랑스 월드컵의 주제가 주인공으로 낙점받은 아티스트는 최고의 라틴 팝 스타로 주가를 올리던 섹시 스타 리키 마틴이었다. 히트메이커 데스먼드 차일드와 드라코 로사의 지휘 아래 발표된 ‘La Copa De La Vida’는 영어 이름 ‘The Cup of Life’로 널리 알려지며 전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했다. 폭발적인 대중의 반응과 더불어 평단도 호의적이었다. 1999년 그래미 어워드 무대에서 ‘The  Cup of Life’를 열창하는 리키 마틴의 무대는 세기말 라틴팝 열풍을 상징하는 결정적 순간으로 남아있다. 2022년 지금까지 월드컵 주제가가 열정적인 라틴 팝, 삼바 리듬을 주로 활용하는 이유도 이 노래의 히트 덕이다.

2002 월드컵 한국, 일본

반젤리스(Vangelis) - ‘Anthem’

모두가 ‘비더레즈’ 티셔츠를 입고 길거리로 나서던 2002년의 추억. 사실 한일 월드컵 주제가는 미국 가수 아나스타샤의 ‘Boom’이다. 그러나 이 주제가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없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공식적으로 선정한 ‘Let’s Get Together Now’라는 곡도 있다. 박정현, 나얼, 케미스트리, 소웰루가 노래를 불렀다. 좋은 곡이지만 이 노래도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조수미의 ‘Champions’, 윤도현의 ‘오 필승 코리아’가 유명하지만 공식 음악이 아니다. 이 대회는 주제가보다 주제곡이 훨씬 유명하다. 엔니오 모리꼬네, 조르지오 모로더와 더불어 또 한 명의 거장 작곡가 반젤리스가 21세기 최초의 월드컵, 아시아 최초의 월드컵의 주제곡을 장식했다. 한국의 김덕수 사물놀이패, 일본 태고 그룹 KODO가 참여한 아름다운 주제곡이 지금도 벅찬 감동을 안기지만, 사실 이 노래를 트랜스 형태로 편곡한 JS의 버전이 더욱 익숙하다.

에디터 Kim Doheon


2010년, 2018년, 2022년 월드컵의 주제가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