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토트넘 계약 1년 연장 옵션을 놓고 동상이몽 중

"재계약과 관련한 새로운 상황이 있을까요?"
질문이 날아들었다. 모든 기자들이 쫑긋하고 귀를 세우는 것을 느꼈다. 이슈였다. 모두의 시선이 손흥민의 입으로 향했다.
"아직 아무런 이야기도 나누지 않았습니다."
다들 자판을 받아치느라 바빴다. 이후의 말들은 원론적이었다. 대부분 기자들 모두 아직 대화가 없다는 것에 집중했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재계약. 아직 시계제로. 안갯속이다.

2021년 7월 손흥민의 재계약. 사진캡쳐=토트넘 홈페이지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은 2025년 6월까지이다. 그리고 양 측의 합의에 따라 1년을 연장할 수 있다. 현재까지 나온 정보들을 종합한다면 1년 연장 옵션은 손흥민이나 토트넘 그 누구도 일방적으로 발동시킬 수는 없다. 양 측이 합의를 해야 한다.

손흥민의 입장을 살펴보자. 손흥민은 1992년생이다. 2025년이 되면 33세가 된다. 물론 33세라고 해서 기량이 떨어진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선수 생활의 막바지에 접어드는 시점이기는 하다. 올 시즌이 끝난 후의 선택이 실질적으로 자신의 마지막 선택이 될 가능성이 크다.

화두는 안정 혹은 모험이다.

안정을 원한다면 1년 연장 옵션을 수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후 토트넘과의 협상을 통해 어느 정도 대우를 보장받는 재계약을 할 수 있다. 안정을 택했을 때 장점은 확실하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제대로 태울 수 있다. 팀에 대한 적응이나 리그에 대한 적응도 필요없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편안한 상태에서 오롯이 경기력에만 집중할 수 있다.

선택에 따른 기회 비용은 발생한다. 다른 구단으로 이적해 얻을 수도 있는 새로운 기회나 더 나은 조건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 다만 새로운 기회나 더 나은 조건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손흥민이 모험에 비중을 둔다면 1년 연장 옵션을 거부할 것이다. 2025년 여름 자유계약 선수 자격으로 팀을 옮길 수 있다. 그 결과가 어떻게 연결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좋은 기회와 더 나은 조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반면에 오히려 잔류하는 것보다 더욱 좋지 않은 결과를 낼 수도 있다. 모험을 걸었기에 위험 부담은 피할 수 없다.

우선 내년 여름 이적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 지 모른다. 시장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이적 시장은 워낙 변수가 많다. 성사될 것 같은 딜도 막판에는 엎어지곤 한다. 현 상황에서 빅클럽들이 손흥민에게 제안을 할 지도 미지수이다. 물론 경기력은 충분하다. 그러나 '나이'가 문제이다. 유럽 구단들은 대부분 '나이'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토트넘의 입장은 어떨까.

일단 손흥민은 토트넘에 있어서 큰 존재이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현재 토트넘 선수들 중에 손흥민의 기량을 넘어서는 선수는 없다. 손흥민의 리더십 역시 중요하다. 선수들을 하나로 만드는 재주가 있다.

경기 외적으로 보면 손흥민은 더욱 중요해진다. 손흥민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상당하다. 경기 때마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찾는 한국인들은 상당히 많다. 경기당 3000명 이상은 경기장을 찾는다. 이들은 모두 손흥민의 굿즈를 사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한국과 동아시아의 기업들 스폰서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지점에서 토트넘의 고민이 있다. 여러모로 손흥민을 잡는 것이 토트넘에게는 낫다. 경기력 측면이나 재정적인 측면에서 모두 그렇다. 다만 자신들이 내줄 수 밖에 없는 연봉이나 계약 기간 등에서는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여러가지 고민들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년 연장 옵션도 토트넘 입장에서는 골치 아플 수 있다. 1년 연장을 제안했을 때 손흥민이 받아들인다면 그 이후에는 여기에 대한 보상을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1년 연장 옵션은 거부당할 수 있다.

일단 양측은 물밑에서 여러가지 조건 등을 조율하고 있을 것이다. 손흥민으로서는 기자회견에서 이야기한 대로 관련된 이야기를 듣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우선 계약 협상은 선수가 하지 않는다. 에이전트가 담당한다. 선수는 에이전트에게 일임하고 자신의 일에 매진한다.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골을 넣고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것이 선수가 하는 일이다. 에이전트는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구단과 협상에 임한다. 선수가 잘하면 잘할수록 구단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 반면 선수가 잘하지 못한다면 구단에 끌려갈 수 밖에 없다. 협상은 실전이고 동시에 냉정하다.

아무런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는 것. 정확하게 말해 실질적으로 진전된 것이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현재로서는 서로서로 눈치 게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그 팽팽한 눈치 게임에서 균열이 일어나는 쪽은 어디일까. 계속 지켜볼 일이다.


P.S.
다만 하나 걱정되는 것이 있다. 손흥민이 재계약이나 잔류를 선택하게 됐을 때 일부 사람들이 '야망이 없다'라며 무책임한 비난을 서슴지 않을 것 같다. 그들이 의견을 내는 것은 자유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그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축구 선수는 드라마 속 인물이 아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처럼 일반사람들과 같다. 연봉에 따라 움직이고, 연봉에 따라 잔류한다.

개인적으로는 연봉을 100만원 더 준다면 이직을 할 것이고, 그렇게 이직을 해왔다. 축구 선수들에게도 같은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 물론 우승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지만 무조건 우승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손흥민이 어떤 선택을 하든 심사 숙고 끝에 내린 결론임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

조 루이스 구단주와 다니엘 레비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