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석우 삼성전자 사장 “갤럭시 생태계, AI TV로 확장…자동 통역 추가”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이 22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에서 'AI 스크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내년 초 인공지능(AI) TV에 실시간 통역 기능을 추가한다.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통번역 기능을 TV로 확장해 AI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 ‘타이젠OS’를 삼성전자 외 제조사에도 적용해 스마트홈 생태계 확장에 힘쓸 계획이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사장)은 22일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R4)에서 'AI 스크린'을 선보이며 이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AI TV를 구매한 고객들에게 향후 7년간 타이젠OS 업그레이드를 무료로 지원하는 한편, 적용처를 다른 제조사로도 확장한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 타이젠OS는 2023년 기준 2억7000만대 이상의 삼성 스마트 TV에 적용돼 있다. 글로벌 점유율은 구글 안드로이드에 이어 2위 수준이다.

용 사장은 TV에 AI 기능을 강화해 ‘AI 홈 허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중국 TCL 등 가전 업체들이 국내 TV 시장을 공략하자 삼성전자는 AI 성능을 강화해 맞서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근 TV 시청 비율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용 사장은 TV를 통해 집안의 AI 가전을 관리할 수 있는 특장점으로 시장 불황을 타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I TV에는 스마트싱스(SmartThings) 허브가 내장되어 있어 별도의 허브 기기 없이도 집안의 AI 가전과 조명, 커튼 등 스마트 기기들을 연결할 수 있다. 또 TV의 대화면으로 스마트싱스의 '3D 맵 뷰(Map View)' 기능을 활성화해 한 눈에 집 안 곳곳에 연결된 기기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용 사장은  “전반적으로 최근 TV 시청 시간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TV가 집안의 중심”이라며 “사물인터넷(IoT) 허브 기능을 모두 탑재해 주변 AI 기기를 모두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직원이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에서 AI TV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이날 삼성전자는 AI TV의 다양한 기능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TV에 자연어 기반 맥락을 이해하고 다양한 지시를 한 번에 명령할 수 있는 AI 음성 기술을 공개했다. 실제 "하이 빅스비"라고 말하면 꺼져있던 TV가 자동으로 켜졌고, "형사들이 치킨 파는 영화 찾아줘”라고 요청하니 해당 영화 리스트를 보여주기도 했다.

'AI 오토 게임 모드'를 이용하면 게이 타이틀에 맞춰 적합한 화질, 사운드가 자동 설정됐다. AI 엔진이 게임 타이틀을 인식해 내용과 장르를 파악하고, 이에 맞게 화질과 사운드 설정을 최적화해 사용자가 별도로 설정할 필요가 없다.

이번 브리핑에서 최초 공개된 'Generative Wallpaper'도 눈길을 끌었다. Generative Wallpaper는 사용자가 그날의 감정 등 몇 가지 조건을 선택하면 AI가 그에 맞는 이미지를 추천해 준다. 예를 들어 신혼부부가 집들이할 경우 그날의 상황과 분위기에 맞는 이미지를 TV 배경 화면에 보여줘 집들이 분위기를 맞춰준다.

특히 AI TV에서는 일반 화면과 릴루미노 모드 화면을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릴루미노 투게더 모드'를 지원해 저시력자와 가족들이 함께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외장 카메라를 사용할 경우 AI가 사용자의 제스처를 인식해 자막 위치를 변경하거나 수어 통역사 화면의 크기를 200%까지 확대 할수도 있다.

삼성전자 직원이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에서 삼성 AI TV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소비자들의 가장 큰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AI를 활용한 화질, 사운드 개선 기능이다. 삼성전자는 AI 기술을 활용해 옛날 저해상도 영상도 최대 8K급으로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게 하는 AI 업스케일링 기능을 선보였다. 옛날 인기 드라마도 AI 업스케일링이 적용된 TV와 그렇지 않은 TV로 비교해 보면 독보적인 화질 개선을 보여준다.

AI 업스케일링이 적용되지 않은 TV에서는 머리카락 올 등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AI 업스케일링이 적용된 2024년형 Neo QLED 8K는 머리카락 올, 옷의 솔기 등을 또렷하고 선명하게 보여 준다.

'무빙 사운드 Pro', '액티브 보이스 Pro' 등 AI 사운드 기능도 TV 성능을 한층 개선시켰다. '무빙 사운드 Pro'를 이용하면 영상의 움직임대로 사운드를 들려준다. 화면 내의 오토바이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오토바이의 소리도 함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여 더욱 실감 나는 입체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배경음악이나 소음이 큰 장면에서 등장인물의 대사가 잘 안들리면 '액티브 보이스 Pro'를 통해 화자의 음성만 크고 또렷하게 들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AI 성능 및 콘텐츠 개선에 집중할 방침이다. 용 사장은 "콘텐츠를 강화해 TV를 보지 않는 이용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이라며 "저시력자를 위한 '릴루미노' 등의 서비스를 보급형까지 확대하는 등 편의성을 높이는 작업 또한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