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조 3천억 규모 공중급유기 2차 도입 첫해부터 표류…KF-21 시대 전력화 차질 우려
'하늘의 주유소'로 불리는 공중급유기 추가 도입 사업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1조 3151억 원 규모의 사업이 첫해부터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어서다. KF-21 같은 차세대 전투기 도입을 앞두고 정작 이를 뒷받침할 공중급유 전력 확충에 차질이 우려된다. 공중급유기 1대가 담당하는 전투기 비율에서 한국은 주요국 중 최악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작전시간 7배 늘리는 하늘의 주유소"
공중급유기 KC-330 '시그너스'는 최대 111톤가량의 연료를 실을 수 있다. KF-16 기준으로 공중급유를 한 번 받으면 작전 시간을 최소 7배 이상 늘릴 수 있다. 전투기의 작전 반경과 체공 시간을 획기적으로 확장하는 핵심 전력이다. 현재 우리 군은 유럽 에어버스가 제작한 KC-330 4대를 운용하고 있다.

"5년째 제자리…예산 0원의 벽"
군은 2021년 합동참모회의를 열어 공중급유기 2대 추가 도입을 결정했지만 5년째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6년간 1조 3151억 원이 필요하다며 사업비를 요청했지만 올해 예산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1대라도 들여오자"며 착수비 300억 원을 배정했으나, 사업 계획 자체를 1대로 축소할지 결론 내지 못해 이마저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 사업의 방향조차 정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전투기 100대당 급유기 1대…최악의 비율"
공중급유기 부족은 곧바로 전력 공백으로 이어진다. 공중급유기 1대가 맡는 전투기 비율은 미국이 9대 1, 영국 17대 1, 싱가포르도 22대 1 수준이다. 반면 KF-21 '보라매' 등 차세대 전투기 도입이 본격화되는 한국은 100대 1에 달한다. 훈련에 쓸 급유기가 부족하다 보니 공중급유 자격을 갖춘 조종사도 전체 대상자의 49%에 그치고 있다.

KC-330은 급유 임무 외에도 코로나19 백신 수송, 중동 교민 철수, 홍범도 장군과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전략적 가치가 큰 전력인 만큼, 사업 표류를 서둘러 매듭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 출처=MBC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