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만호 무신사 대표의 지분가치가 장외(비상장) 시장에서 재계 15위권까지 치솟았다. 주가는 올해 들어 50% 이상 상승하면서 주당 약 3만원, 추정 시가총액 6조2440억원을 인정받았다. 이에 무신사 지분 52.04%를 보유한 조 대표는 약 3조2470억원을 거머쥔 셈이다.
원·달러 환율 1470원대 기준 달러로 환산하면 약 22억달러로 지난해 포브스 한국 부자 순위에서 16위를 기록한 방시혁 하이브 의장(19억달러)을 웃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의 52주 최저가는 1만2500원에서 이달 3만700원까지 오르며 2.5배가량 상승했다. 장외 시총도 6조원대로 올라서며 시장에서는 상장 시 기업가치가 최소 6조원 이상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기업가치가 8조원까지 인정된다면 조 대표의 지분가치는 약 4조1600억원(28억3000만달러)으로 늘어 포브스 기준 11위권인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29억달러)과 비슷한 수준에 접근한다. 재벌가 출신이 아니라 순수 창업으로 이룬 성과인 만큼 상징성은 더욱 크다.
무신사는 이미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해 10월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해 씨티글로벌마켓증권(대표주관), JP모건(공동주관),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국내주관)으로 주관사단을 꾸렸다. 남은 과제는 거래소 예비심사 청구 시기, 공모구조(신주와 구주 비중), 밸류에이션 합의 등이다.
공모구조로는 구주매출을 섞는 ‘혼합형(신주+구주)’이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무신사는 장외에서 6조원대의 평가가치를 형성했고 조 대표의 지분율이 절반 이상으로 높아 상장 이후 유통물량을 어떤 방식으로 설계할지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구주매출로 본인과 일부 초기 투자자에게 엑시트(투자금 회수) 통로를 열어주고 유통주식 수를 늘려 상장 직후 변동성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주매출과 상장 디스카운트 등을 거치면서 조 대표의 지분율은 52%에서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신사는 상장 시점과 관련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패션·리테일 업종 IPO가 한동안 공백을 겪었고 비교기업(피어그룹) 설정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실적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말 누적 9729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706억원을 달성했다. 현금성자산도 2457억원을 확보했다. 중국 상하이에 오프라인 진출하는 등 해외 시장을 공략하면서 상장 시 기업가치를 높일 기회도 있다. 단기 몸값 경쟁보다는 완주 가능성에 무게를 둔 만큼 IPO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전망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상장 시기는 단정하기 어렵다"며 "장외시장에서 주가가 오르거나 주관사단을 선정했다고 해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는 분위기는 아닌 걸로 감지된다"고 말했다.
신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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