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M] 지자체마다 출렁다리 경쟁…안전 관리는 '나 몰라라'
【 앵커멘트 】 전국의 산과 강, 해변 등 관광지에 출렁다리가 우후죽순 생기고 있습니다. 지자체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길이 경쟁을 하며 앞 다퉈 만든 건데, 정작 안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김영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폭 1.5미터, 길이 207미터인 충남 청양의 천장호 출렁다리입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이렇게 출렁다리를 건너다보면 호수를 바라보면서 스릴까지 만끽할 수 있어 개통 이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윤경 / 세종 도담동 - "처음에는 무서운 거 같았는데 건너다보니까 재밌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 또 뛰기도 하고 좋은 거 같아요."
그런데 개통된 지 13년이 지나면서 곳곳에 녹이 슬었습니다.
다리 난간에는 너트가 사라졌고 나무 바닥에는 볼트가 빠져 있습니다.
지난해 국가안전대진단에서 보수보강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지금까지도 손을 보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충남 청양군 관계자 - "(올해 예산이) 부족할 거 같아서 내년도 예산하고 합해 가지고 같이 할 거예요."
길이 150미터인 경기 파주의 감악산 출렁다리는 산악다리로 꽤 긴 편입니다.
다리 흔들림이 큰 출렁다리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지역 관광 명소가 됐습니다.
▶ 인터뷰 : 박태연 / 서울 상봉동 - "약간 흔들리는데 이렇게 좋을 정도로 흔들려요."
그런데 완공 전에 바람에 잘 견디는지를 측정하는 '풍등 실험'을 하지 않아 감사원에 적발됐습니다.
전국의 출렁다리는 208개, 2년 전 188개였던 출렁다리가 한 해 동안만 20개가 늘어났습니다.
지자체마다 관광객을 유치하려고 수백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더 길고 더 높은 출렁다리를 경쟁적으로 만들고 있지만, 정작 안전관리는 뒷전입니다.
출렁다리와 관련한 명확한 설계기준과 안전관리 규정 자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부랴부랴 정부는 출렁다리를 3종 시설물로 지정하도록 지자체에 권고했습니다.
정기적으로 안전 점검을 받을 수 있게 한 건데, 강제성이 없다 보니 3종 시설물로 지정된 출렁다리는 60%에 불과합니다.
출렁다리에 많은 인파가 모여도 이를 통제할 인원조차 없는 곳이 허다합니다.
▶ 인터뷰(☎) : 박원석 / 국립목포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 "입장 통제를 적절히 한다든지 기후가 안 좋을 때 미끄러울 수 있으니까 낙상사고를 방지한다든지 인원관리를 적절히 하는 게 중요하고요."
출렁다리는 갈수록 늘어나는데 관리는 소홀해 관광객들의 안전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이동학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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