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선 칼럼] 국산차에서 수입차로 변신하는 한국지엠..GM의 전략은?
[데일리카 하영선 기자] 한국지엠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전환될 전망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그동안 국산 완성차로 불려온 한국지엠(쉐보레)이 이제부터는 수입차 브랜드로 변신한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국산차 브랜드는 한국지엠이 자연스럽게 빠지면서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르노코리아, KG그룹이 인수한 쌍용차 등 5개 브랜드가 남게 된다. 그러나 르노코리아의 경우 프랑스 르노그룹에서 경영하고 있다는 점, 또 한국시장에서 판매대수 결과 등 경영 환경에 따라 향후 수입차 브랜드로 변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만은 없다는 말도 나온다.
한국지엠은 지난 2002년 8월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면서 ‘GM대우’가 설립된 이후, 2011년 부터는 ‘한국지엠(GM)’으로 사명이 변경돼 지금에 이른다. 공식적으로는 미국 GM의 한국법인을 뜻한다. GM은 작년 10월 전후 부터는 ‘한국지엠’을 ‘GM의 한국사업장’으로 소개하고 있다. 포괄적 측면에서 보면 왠지 그 규모가 축소된 분위기도 감지된다.
참고로, 부평과 창원공장에서 쉐보레 차종을 생산해온 한국지엠은 지난 2021년엔 내수시장에서 총 6조973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당시 영업이익은 3760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는 CUV 등 신차가 투입돼 라인업이 확대되는 만큼 영업 환경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견된다.
GM 경영진은 한국시장에서 트레일블레이저를 제외한 쉐보레 전 차종의 판매부진, 미국을 상징하는 럭셔리 브랜드에 속하지만 존재감이 현격히 떨어진 캐딜락 브랜드 등에 대해서는 수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창원공장에 9000억원, 부평공장에 2000억원을 각각 투입하면서 시설을 보완하는 등 쇄신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GM은 메인 스트림 쉐보레를 비롯해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 그리고 올해 1분기 이내에 프리미엄 픽업·SUV 전문 브랜드 GMC를 투입하는 등 3개의 멀티 브랜드 전략으로 한국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인식돼온 ‘한국지엠=쉐보레=국산차’라는 공식을 깨고, 글로벌 멀티 브랜드로 변신해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의지다.
GM은 오는 2025년 까지는 이들 멀티 브랜드를 통해 총 10개 차종의 신차를 한국시장에 순차적으로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에서 생산하는 신차 CUV 뿐 아니라 GM 미국 공장에서 생산돼 경쟁력이 입증된 다수의 차종을 수입해 판매하겠다는 얘기다. 이들 신차는 가솔린차 뿐 아니라 시장 트렌드에 맞춰 무공해 전기차가 대거 포함된다. 디젤 신차는 환경적 측면 등의 이유로 배제된 것으로 알려진다.
GM의 한국사업장 ‘한국지엠’은 한 때 쉐보레 브랜드의 판매 부진과 노사 갈등이 심화되면서 ‘한국시장 철수설’이 나돌기도 했다. GM이 이번에 미국의 쉐보레, 캐딜락, GMC 등 멀티 브랜드를 통해 브랜드 위상을 재정립하면서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ysha@dailycar.co.kr
Copyright © DAILYCAR.CO.KR 본 기사를 인용하실 때는 출처를 밝히셔야 하며 기사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